시승후기 전문가 시승기 -펌-(메가오토)
- 티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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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31. 11:44
바야흐로 SUV의 시대다. 퓨전카와 크로스오버라는 말이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된 상황에서 기아자동차가 소형 SUV 뉴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같은 등급의 뉴 스포티지는 '모노코크 보디'(기아자동차 설명자료-역자주)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승용형 SUV 모델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높은 인지도를 배경으로 스포티지라는 차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측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뉴 스포티지 2.0 디젤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기아자동차의 라인업에 스포티지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3년이었다. 당시 스포티지는 국내 메이커가 만든 SUV 중 처음으로 프레임이 있는 '모노코크 보디'를 채용해 승용형 SUV라는 개념을 강조했었다. 또한 국내 SUV로서는 역시 처음으로 북미시장에 수출된 모델이기도 했다. 작년에 단종되기 전까지 스포티지의 시장에서의 반응과 이미지는 아주 좋았다. 그것은 미국의 언론 매체들이 보여준 스포티지 후속 모델에 대한 관심이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기아자동차는 차명을 그대로 스포티지로 했다. 스포티지라는 차명은 Sports+Mass(대중화)+Prestige의 합성어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계층을 위한 차라고 기아측은 설명하고 있다.
스포티지 등급의 소형 SUV의 원조는 토요타 RAV-4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혼다 CR-V 와 BMW X3 등과 더불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승용차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컴팩트 SUV로 도심 지향의 SUV라는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모델을 현대자동차는 퓨전카라고 표현했었고 한편에서는 크로스오버라고 하기도 한다. 승용차로서의 주행성과 RV로서의 실용성 및 다목적성을 겸비한 모델이라는 의미이다.
SUV라는 장르의 출발점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픽업 트럭이 있다. 픽업트럭은 여전히 미국시장에서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가 지프 디비전에 체로키라는 모델을 내놓으면서 SUV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포드도 익스플로러라는 모델을 내놓았었지만 정작 미국시장에 SUV 열풍을 지핀 것은 일본 메이커들이다. 토요타가 앞장섰고 혼다가 가세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이 SUV를 출시하지 않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필수품이 되어 있다.
SUV원조인 미국 메이커들과 불을 당긴 일본 메이커들은 대부분 소형에서부터 풀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뒤늦게 SUV 전쟁에 뛰어든 유럽 메이커들은 대부분 컴팩트급 모델 하나씩만 내놓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앞선 BMW만이 올 초 X3를 출시해 풀라인업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투싼과 싼타페, 테라칸까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쏘렌토와 스포티지를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도 세계 시장에서의 제품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포티지와 투싼은 물론 미국시장에 가장 비중을 둔 모델이지만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 여하에 따라 국내자동차 시장의 모습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아직은 세단 중심의 자동차 소비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단형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7인승 옵션이 없는 5인승인 SUV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도 주목거리이다. 디젤엔진 탑재로 인한 연비에서의 이점과 시트의 다양한 변화를 통한 실용성, 그리고 4WD 시스템으로 인한 험로 주파성까지 겸비하고 있는 SUV의 매력이 정통 세단과의 경쟁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지켜 볼 일이다.
Exterior
기아측은 스포티지의 디자인에는 BMW X3를 비롯해 볼보 XC90, 폭스바겐 투아레그 등 유럽산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내놓은 SUV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에서는 토요타의 RAV-4에 가깝고 세부적인 면에서는 혼다 CR-V와 랜드로버 프리랜더의 터치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스포티지는 쏘렌토와 마찬가지로 스와핑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아가 스포티지에 표현하고자 한 것은 좀 더 젊은 층을 지향한 감각 추구인 것 같다. 현대자동차의 투싼이 간결한 선을 이용해 정리된 이미지로 좀 더 장년층을 지향한 디자인이라면 기아 스포티지는 기본적으로 직선을 위주로 하고 있는 것은 같지만 세부적인 터치에서 발랄하고 역동적인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프론트에서는 윈드실드의 슬랜트 각이 상당히 완만하게 되어 있다. 이는 승용차 감각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보닛 위 캐릭터 라인 처리가 간결한 것도 눈에 띤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닛과 일체형으로 하고 있는 투싼과는 달리 스포티지는 범퍼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범퍼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 보이고 그로 인해 좀 더 강해 보이는 인상을 만들고 있다. 더블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용하고 있지만 쏘렌토와 패밀리 룩을 만들지는 않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기아가 최근 새로 선 보인 회사로고가 두 개의 크롬도금 바 가운데에 부착되어 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다르지만 방향지시등과 일체형으로 하고 있는 것은 투싼과 같다.
사이드 뷰에서도 투 톤이 확실히 드러난 투싼과는 달리 휠 하우스를 보디 일체 컬러로 하는 등으로 인해 볼륨감을 살리고 있다. 특히 도어 아래 부분의 두툼하게 솟은 가니시가 앞뒤 휠 하우스와 함께 일체형으로 되어 고급감을 강조하고 있다. 기아측은 이 휠 하우스의 디자인은 정면을 응시하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연상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드 실루엣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두텁게 처리한 C필러와 D필러를 확실히 강조하고 있는 라인이다. 투싼보다 약간 더 경사지게 처리한 두 개의 라인을 서로 평행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 시각적으로 스포티지만의 개성을 만들고 있다. 루프랙을 D필러의 가니시에서부터 이어져 올라오는 것처럼 처리하고 있는 것도 여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 D필러의 가니시 처리는 분위기를 좀 더 역동적으로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선대 스포티지의 라인이 언뜻 보인다.
리어로 돌아가면 쏘렌토와는 다른 선 처리가 보인다. 루프랙에서 D필러, 테일 램프, 범퍼까지 연결되는 선이 일체감을 주고 있다. 이것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는 차체를 더 넓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D필러 안쪽으로 별도로 열리도록 되어 있는 플립 업 타입 글래스가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리어 와이퍼 작동장치가 해치 게이트 패널부분이 아닌 글래스 부분에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투싼과 같다. 리어 가니시 안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 중 오른쪽 것을 누르면 잠금 장치가 해제되고 그 상태에서 리어 와이퍼 부분을 잡고 열면 되는 구조로 약간 번거롭게 느껴진다. 물론 투싼에서도 지적했지만 글래스에 설치한 리어 와이퍼는 비용면에서는 불리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투싼과 마찬가지로 듀얼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는데 다만 원형이 아닌 사각형으로 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350×1,820×1,695mm로 투싼의 4,325×1,800×1,680mm보다 약간씩 크다. 루프랙과 가니시가 적용된 시승차는 전폭이 1,840mm, 전고가 1730mm다. 휠 베이스는 2,630mm로 투싼과 같고 싼타페의 2,620mm보다 10mm가 더 길다. 최저 지상고는 195mm.
Interior
스포티지의 인테리어는 우선 네 가지나 되는 컬러 베리에이션이 가장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베이지 투 톤 컬러와 블랙 원 톤 컬러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갈색 컬러와 차체의 하와이언 블루와 조화를 이루는 블루 컬러 등이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옵션으로 설정된 컬러는 개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판 SUV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인테리어 컬러 구성이다.
실내 전장은 투싼의 1,795mm보다 10mm가 짧지만 헤드룸은 1,033으로 10mm가 더 높다. 레그룸은 1,070mm로 같다. 그 중 시승차는 블랙 원 톤 컬러 사양인데 전체적인 주제는 젊은 취향이다. 센터페시아와 도어 핸들 부분, 그리고 실렉트 레버 주위의 메탈그레인으로 처리한 엑센트가 심플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다만 실렉트 레버 노브는 우드 트림으로 해 약간은 언밸런스한 처리를 하고 있다.
인테리어 컬러를 베이지로 하고 우드트림으로 바꾸면 분위기는 좀 더 점잖은 쪽으로 간다. 기본적으로 메탈 그레인을 더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승차의 컬러가 더 맘에 들지만 장년층 소비자들을 위한 베이지 컬러를 더 선호하는 것이 국내 시장의 경향이다. 안락하고 포근한 느낌을 선호한다면 이쪽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옵션은 아니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패드에 캐릭터 라인을 넣은 디자인도 맘에 든다. 다만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크로노그래피(스톱워치) 타입 스피도미터는 바깥쪽 포인터의 눈금이 약간은 조잡해 보이는 것이 흠이다. 스피도미터 좌우에 경고등을 위에서 아래로 배열하고 있는 것도 투싼과 다르다. 왼쪽에 타코미터 오른쪽에 수온계와 연료계를 간결하게 배치하고 있다. 스피도미터 아래쪽에 트립 컴퓨터 디스플레이가 있다. 수온계 위에 워셔액 경고등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실렉트 레버는 센터페시아와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플로어 마운팅 구조다. 시승차는 블랙 컬러 인테리어 사양으로 메탈 그레인으로 처리되어 있다. 옵션으로 설정된 내비게이션용 모니터는 6.5인치로 터치 패드 방식이다.
대시보드 부분을 중심으로 인테리어에서는 투싼과 부품을 공유한 흔적이 군데 군데 나타나있다. 두 개의 컵 홀더가 실렉트 레버 앞쪽에 큼지막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은 이 차가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차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그 뒤의 팝 업 기능의 센터 콘솔박스는 투싼 것과 같다. 나침반이 있는 룸 미러와 썬루프 등도 투싼과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SUV 모델답게 여기저기 다양한 수납공간을 만들고 있지만 처리방식은 비교적 간결하다. 다만 센터 페시아 아래쪽에 설계된 재떨이는 투박한 인상으로 질감을 떨어트리고 있다.
시트는 5인승이다. 이점이 판매에 영향이 얼마나 미칠지 시간을 두고 지켜 볼일이다. 투싼에서 이미 경험을 했지만 과거 세금 때문에 만들었던 시트가 이제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크게 불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시트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더 장점으로 작용할 듯 싶다. 바캉스 등 여행을 떠날 때 특히 시트의 변화는 큰 장점이다. 그것이 SUV를 구매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프론트 시트는 히프 포인트가 714mm로 탑승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앉은 상태에서 투싼보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 높게 느껴진다. 시트 조절은 최상위 버전까지 모두 수동식으로 6웨이 방식이다. 운전석 시트에 럼버 서포트 대신 풀 마플랫스 타입의 그물망 타입 허리 지지대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좌우 독립식 열선 시트 기능이 TLX 사양 이상에 기본으로 채용된다. 조수석 시트백이 폴딩이 되는 것도 재미있는 내용이다.
리어 시트는 6:4 분할 폴딩식으로 투싼과 같다. 투싼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리어 시트는 세일즈 포인트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설계가 신선하다. 우선은 시트백 윗 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겨 시트백의 각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더불어 같은 레버로 가볍게 시트백을 앞쪽으로 젖힐 수 있는 폴드&다이브 타입의 시트를 적용하고 있다.
시트백을 앞쪽으로 젖히면 동시에 시트 쿠션이 아래쪽으로 낮아지면서 화물공간과 자연스럽게 편평하게 된다. 헤드레스트를 분리하거나 할 필요가 없어 조작도 쉽고 또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해 준다. 더불어 리어 시트백의 뒤쪽에는 플라스틱으로 보호대를 설치하고 있는 것과 거기에 세 개의 훅을 설계한 점도 여전히 좋아 보이는 내용이다.
화물공간은 리어 시트에서 테일 게이트까지의 길이가 812mm, 좌우 폭은 1,012mm. 시트를 세운 상태에서는 싼타페의 963mm보다 짧지만 시트를 접은 상태에서는 1,635mm로 싼타페의 1,558mm보다 더 길다.
Powertrain & Impression
스포티지의 파워 트레인은 2.0리터 디젤과 가솔린, 그리고 2.7리터 가솔린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국내에 시판되는 것은 2.0리터 CRDi 디젤과 가솔린 사양 베타 엔진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투싼에 탑재된 것과 같다. 시승차는 이중 2.0리터 커먼레일 디젤. WGT방식으로 배기량 1,991cc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115ps/4,000rpm, 최대토크 26.5kgm/2,000rpm. 투싼보다 최대토크가 0.5kgm 더 높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엔진과 마찬가지로 투싼에 탑재된 것과 같은 H매틱이다. 토크컨버터는 파워택에서 공급받는다.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D 레인지 상태로 100km/h에서 엔진회전은 2,100rpm 전후.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해보았다. 레드존은 4,500rpm 부터인데 4,000rpm을 막 넘으면서 변속이 된다. 45km/h에서 2단, 84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135km/h에서 변속이 됐던 투싼과 약간 차이가 난다. 이때부터는 긴 호흡으로 가속이 된다. 계속 가속을 하면 뜸을 들이면서 거의 반동에 의해 3,500rpm에서 165km/h 정도까지 올라간다.
시내 주행시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고속도로로 나오면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H 매틱 트랜스미션의 프로그램은 고속 주행 중 수동모드로 전환했을 때 3,000rpm 이상에서는 4단에서 3단으로 시프트 다운이 안된다. 3단에서 2단으로의 시프트 다운도 2,000rpm 아래로 떨어져야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데 지장이 있다.
진동과 소음은 가솔린에 비해서는 물론 크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다. 투싼 때도 그랬지만 다양한 차음 및 커버를 적용해 엔진음의 실내 침입을 막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가속도 안되고 시끄럽기만 하던 시절의 디젤과는 성능과 배기가스, 연비 등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가 듀얼 링크 타입으로 물론 투싼과 같다. 시승차는 4WD 방식이어서 리어 서스펜션에 크로스 멤버가 추가되어 있고 지오메트리 설정이 2WD와 다르다.
쇽 업소버의 댐핑 스트로크는 비교적 길게 설정되어 있다. 흔히 말하는 한국형 승용차 수준으로 소프트 지향이다. 롤 센터가 높은 차체인 만큼 약간 하드한 쪽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차체가 큰 쏘렌토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롤 각이 억제되어 차체의 쏠림이 적은 느낌이 든다.
코너링 시에 소프트한 롤 특성은 그대다. 그래도 헤어핀을 공략하면 별 무리 없이 돌아준다. 하지만 곡률반경이 긴 코너를 공략할 때는 차체가 약간 밖으로 밀리는 듯한 언더스티어 현상이 느껴진다. 일반인들이 편안하게 운전할 때는 전혀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헤어핀 공략 직후 스티어링 복원력이 약간 떨어진 느낌을 받았던 투싼에 비해 스포티지는 좀 더 세련되게 자리를 잡아준다. 물론 세단형 승용차와 같은 주행성을 발휘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민첩성이나 핸들링보다는 쾌적성과 다루기 쉬운 운전 특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점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전자제어 다판 클러치 타입의 풀 타임 4WD는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싼타페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ATT 풀 타임 타입으로 보그워너제로 토크의 상황에 따라 한쪽으로 90%의 파워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투싼 4WD버전에도 있는 4WD Lock 버튼이 있다 이 기능은 가파른 언덕길 등 험로 주행 시 스위치를 누르면 구동력이 앞뒤 바퀴에 균일하게 50 : 50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다. 30-40km/h 이하의 속도로 주행 시 사용해야 한다. 그 속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앞뒤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있는 브레이크의 제동특성은 특별히 거슬리는 대목이 없다. 물론 소프트한 서스펜션 특성으로 인한 약간의 노즈 다이브는 감수해야 한다. 안전장비로는 TCS를 비롯해, BAS, LSD, EBD ABS, 듀얼 에어백,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도난방지 시스템인 이모빌라이저도 채용하고 있다. 이는 불법으로 복재된 키를 사용하면 연료공급이 차단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 것을 말한다.
스포티지는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하고 있는 모델이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주행성능에서는 투싼과 크게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포티지를 선택할 수 있는 포인트는 기아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스타일링, 디자인, 인테리어의 분위기, 그리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구성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포티지의 디자인은 스와핑 모델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승용차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싼타페와 투싼의 관계와는 달리 보디 온 프레임의 쏘렌토와 뚜렷이 차별화된다는 점도 스포티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만큼 BMW X3라든가, 토요타 RAV-4, 혼다 CR-V 등 군웅이 할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대 스포티지의 이미지를 어떻게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큰 관심거리이다.
주요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4,350×1,820×1,695mm 휠 베이스 2,630mm 차량중량 1,540kg
트레드 앞/뒤 1,540/1,540mm 최저지상고 195mm
엔진 : 1,991cc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
최고출력 115ps/4,000rpm 최대토크 26.5kgm/2,000rpm
트랜스미션 : 4 AT H매틱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 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드럼(4WD 디스크)
타이어 : 215/65R16(235/60R16)
접근각 28.2° 이탈각 31.9°
연료탱크 용량 : 58리터
최소회전반경 : 5.4m
연비 : 2WD 14.6km/ℓ(5단 MT) 13.0km/ℓ(4단 AT)
4WD 14.1km/h(5단 MT) 12.0km/h(4단 AT)
판매가격 : 2WD LX 고급형 1,472만원 ~ LIMITED 최고급형 2,067만원, 가솔린 1,585만원 4WD LX 고급형 1,630만원 ~ LIMITED 최고급형 2,220만원
프리미엄 모델 A/T포함 1,892만원 ~ 2,365만원.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기아자동차의 라인업에 스포티지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3년이었다. 당시 스포티지는 국내 메이커가 만든 SUV 중 처음으로 프레임이 있는 '모노코크 보디'를 채용해 승용형 SUV라는 개념을 강조했었다. 또한 국내 SUV로서는 역시 처음으로 북미시장에 수출된 모델이기도 했다. 작년에 단종되기 전까지 스포티지의 시장에서의 반응과 이미지는 아주 좋았다. 그것은 미국의 언론 매체들이 보여준 스포티지 후속 모델에 대한 관심이 입증하고 있다.
그래서 기아자동차는 차명을 그대로 스포티지로 했다. 스포티지라는 차명은 Sports+Mass(대중화)+Prestige의 합성어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계층을 위한 차라고 기아측은 설명하고 있다.
스포티지 등급의 소형 SUV의 원조는 토요타 RAV-4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혼다 CR-V 와 BMW X3 등과 더불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승용차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컴팩트 SUV로 도심 지향의 SUV라는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모델을 현대자동차는 퓨전카라고 표현했었고 한편에서는 크로스오버라고 하기도 한다. 승용차로서의 주행성과 RV로서의 실용성 및 다목적성을 겸비한 모델이라는 의미이다.
SUV라는 장르의 출발점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픽업 트럭이 있다. 픽업트럭은 여전히 미국시장에서 베스트 셀러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가 지프 디비전에 체로키라는 모델을 내놓으면서 SUV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포드도 익스플로러라는 모델을 내놓았었지만 정작 미국시장에 SUV 열풍을 지핀 것은 일본 메이커들이다. 토요타가 앞장섰고 혼다가 가세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이 SUV를 출시하지 않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필수품이 되어 있다.
SUV원조인 미국 메이커들과 불을 당긴 일본 메이커들은 대부분 소형에서부터 풀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뒤늦게 SUV 전쟁에 뛰어든 유럽 메이커들은 대부분 컴팩트급 모델 하나씩만 내놓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앞선 BMW만이 올 초 X3를 출시해 풀라인업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투싼과 싼타페, 테라칸까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쏘렌토와 스포티지를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도 세계 시장에서의 제품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포티지와 투싼은 물론 미국시장에 가장 비중을 둔 모델이지만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 여하에 따라 국내자동차 시장의 모습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말해 아직은 세단 중심의 자동차 소비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단형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7인승 옵션이 없는 5인승인 SUV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도 주목거리이다. 디젤엔진 탑재로 인한 연비에서의 이점과 시트의 다양한 변화를 통한 실용성, 그리고 4WD 시스템으로 인한 험로 주파성까지 겸비하고 있는 SUV의 매력이 정통 세단과의 경쟁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지켜 볼 일이다.
Exterior
기아측은 스포티지의 디자인에는 BMW X3를 비롯해 볼보 XC90, 폭스바겐 투아레그 등 유럽산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내놓은 SUV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에서는 토요타의 RAV-4에 가깝고 세부적인 면에서는 혼다 CR-V와 랜드로버 프리랜더의 터치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스포티지는 쏘렌토와 마찬가지로 스와핑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아가 스포티지에 표현하고자 한 것은 좀 더 젊은 층을 지향한 감각 추구인 것 같다. 현대자동차의 투싼이 간결한 선을 이용해 정리된 이미지로 좀 더 장년층을 지향한 디자인이라면 기아 스포티지는 기본적으로 직선을 위주로 하고 있는 것은 같지만 세부적인 터치에서 발랄하고 역동적인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
프론트에서는 윈드실드의 슬랜트 각이 상당히 완만하게 되어 있다. 이는 승용차 감각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보닛 위 캐릭터 라인 처리가 간결한 것도 눈에 띤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닛과 일체형으로 하고 있는 투싼과는 달리 스포티지는 범퍼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범퍼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 보이고 그로 인해 좀 더 강해 보이는 인상을 만들고 있다. 더블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용하고 있지만 쏘렌토와 패밀리 룩을 만들지는 않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기아가 최근 새로 선 보인 회사로고가 두 개의 크롬도금 바 가운데에 부착되어 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다르지만 방향지시등과 일체형으로 하고 있는 것은 투싼과 같다.
사이드 뷰에서도 투 톤이 확실히 드러난 투싼과는 달리 휠 하우스를 보디 일체 컬러로 하는 등으로 인해 볼륨감을 살리고 있다. 특히 도어 아래 부분의 두툼하게 솟은 가니시가 앞뒤 휠 하우스와 함께 일체형으로 되어 고급감을 강조하고 있다. 기아측은 이 휠 하우스의 디자인은 정면을 응시하는 듯한 강렬한 시선을 연상하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드 실루엣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두텁게 처리한 C필러와 D필러를 확실히 강조하고 있는 라인이다. 투싼보다 약간 더 경사지게 처리한 두 개의 라인을 서로 평행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 시각적으로 스포티지만의 개성을 만들고 있다. 루프랙을 D필러의 가니시에서부터 이어져 올라오는 것처럼 처리하고 있는 것도 여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 D필러의 가니시 처리는 분위기를 좀 더 역동적으로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선대 스포티지의 라인이 언뜻 보인다.
리어로 돌아가면 쏘렌토와는 다른 선 처리가 보인다. 루프랙에서 D필러, 테일 램프, 범퍼까지 연결되는 선이 일체감을 주고 있다. 이것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는 차체를 더 넓게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D필러 안쪽으로 별도로 열리도록 되어 있는 플립 업 타입 글래스가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리어 와이퍼 작동장치가 해치 게이트 패널부분이 아닌 글래스 부분에 설계되어 있다는 점은 투싼과 같다. 리어 가니시 안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 중 오른쪽 것을 누르면 잠금 장치가 해제되고 그 상태에서 리어 와이퍼 부분을 잡고 열면 되는 구조로 약간 번거롭게 느껴진다. 물론 투싼에서도 지적했지만 글래스에 설치한 리어 와이퍼는 비용면에서는 불리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투싼과 마찬가지로 듀얼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는데 다만 원형이 아닌 사각형으로 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350×1,820×1,695mm로 투싼의 4,325×1,800×1,680mm보다 약간씩 크다. 루프랙과 가니시가 적용된 시승차는 전폭이 1,840mm, 전고가 1730mm다. 휠 베이스는 2,630mm로 투싼과 같고 싼타페의 2,620mm보다 10mm가 더 길다. 최저 지상고는 195mm.
Interior
스포티지의 인테리어는 우선 네 가지나 되는 컬러 베리에이션이 가장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베이지 투 톤 컬러와 블랙 원 톤 컬러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여기에 갈색 컬러와 차체의 하와이언 블루와 조화를 이루는 블루 컬러 등이 옵션으로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옵션으로 설정된 컬러는 개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판 SUV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인테리어 컬러 구성이다.
실내 전장은 투싼의 1,795mm보다 10mm가 짧지만 헤드룸은 1,033으로 10mm가 더 높다. 레그룸은 1,070mm로 같다. 그 중 시승차는 블랙 원 톤 컬러 사양인데 전체적인 주제는 젊은 취향이다. 센터페시아와 도어 핸들 부분, 그리고 실렉트 레버 주위의 메탈그레인으로 처리한 엑센트가 심플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다만 실렉트 레버 노브는 우드 트림으로 해 약간은 언밸런스한 처리를 하고 있다.
인테리어 컬러를 베이지로 하고 우드트림으로 바꾸면 분위기는 좀 더 점잖은 쪽으로 간다. 기본적으로 메탈 그레인을 더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승차의 컬러가 더 맘에 들지만 장년층 소비자들을 위한 베이지 컬러를 더 선호하는 것이 국내 시장의 경향이다. 안락하고 포근한 느낌을 선호한다면 이쪽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옵션은 아니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패드에 캐릭터 라인을 넣은 디자인도 맘에 든다. 다만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의 크로노그래피(스톱워치) 타입 스피도미터는 바깥쪽 포인터의 눈금이 약간은 조잡해 보이는 것이 흠이다. 스피도미터 좌우에 경고등을 위에서 아래로 배열하고 있는 것도 투싼과 다르다. 왼쪽에 타코미터 오른쪽에 수온계와 연료계를 간결하게 배치하고 있다. 스피도미터 아래쪽에 트립 컴퓨터 디스플레이가 있다. 수온계 위에 워셔액 경고등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실렉트 레버는 센터페시아와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플로어 마운팅 구조다. 시승차는 블랙 컬러 인테리어 사양으로 메탈 그레인으로 처리되어 있다. 옵션으로 설정된 내비게이션용 모니터는 6.5인치로 터치 패드 방식이다.
대시보드 부분을 중심으로 인테리어에서는 투싼과 부품을 공유한 흔적이 군데 군데 나타나있다. 두 개의 컵 홀더가 실렉트 레버 앞쪽에 큼지막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은 이 차가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차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그 뒤의 팝 업 기능의 센터 콘솔박스는 투싼 것과 같다. 나침반이 있는 룸 미러와 썬루프 등도 투싼과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SUV 모델답게 여기저기 다양한 수납공간을 만들고 있지만 처리방식은 비교적 간결하다. 다만 센터 페시아 아래쪽에 설계된 재떨이는 투박한 인상으로 질감을 떨어트리고 있다.
시트는 5인승이다. 이점이 판매에 영향이 얼마나 미칠지 시간을 두고 지켜 볼일이다. 투싼에서 이미 경험을 했지만 과거 세금 때문에 만들었던 시트가 이제는 거의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크게 불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시트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더 장점으로 작용할 듯 싶다. 바캉스 등 여행을 떠날 때 특히 시트의 변화는 큰 장점이다. 그것이 SUV를 구매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프론트 시트는 히프 포인트가 714mm로 탑승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앉은 상태에서 투싼보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 높게 느껴진다. 시트 조절은 최상위 버전까지 모두 수동식으로 6웨이 방식이다. 운전석 시트에 럼버 서포트 대신 풀 마플랫스 타입의 그물망 타입 허리 지지대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좌우 독립식 열선 시트 기능이 TLX 사양 이상에 기본으로 채용된다. 조수석 시트백이 폴딩이 되는 것도 재미있는 내용이다.
리어 시트는 6:4 분할 폴딩식으로 투싼과 같다. 투싼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리어 시트는 세일즈 포인트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설계가 신선하다. 우선은 시트백 윗 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겨 시트백의 각도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더불어 같은 레버로 가볍게 시트백을 앞쪽으로 젖힐 수 있는 폴드&다이브 타입의 시트를 적용하고 있다.
시트백을 앞쪽으로 젖히면 동시에 시트 쿠션이 아래쪽으로 낮아지면서 화물공간과 자연스럽게 편평하게 된다. 헤드레스트를 분리하거나 할 필요가 없어 조작도 쉽고 또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해 준다. 더불어 리어 시트백의 뒤쪽에는 플라스틱으로 보호대를 설치하고 있는 것과 거기에 세 개의 훅을 설계한 점도 여전히 좋아 보이는 내용이다.
화물공간은 리어 시트에서 테일 게이트까지의 길이가 812mm, 좌우 폭은 1,012mm. 시트를 세운 상태에서는 싼타페의 963mm보다 짧지만 시트를 접은 상태에서는 1,635mm로 싼타페의 1,558mm보다 더 길다.
Powertrain & Impression
스포티지의 파워 트레인은 2.0리터 디젤과 가솔린, 그리고 2.7리터 가솔린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국내에 시판되는 것은 2.0리터 CRDi 디젤과 가솔린 사양 베타 엔진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투싼에 탑재된 것과 같다. 시승차는 이중 2.0리터 커먼레일 디젤. WGT방식으로 배기량 1,991cc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115ps/4,000rpm, 최대토크 26.5kgm/2,000rpm. 투싼보다 최대토크가 0.5kgm 더 높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엔진과 마찬가지로 투싼에 탑재된 것과 같은 H매틱이다. 토크컨버터는 파워택에서 공급받는다.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D 레인지 상태로 100km/h에서 엔진회전은 2,100rpm 전후.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해보았다. 레드존은 4,500rpm 부터인데 4,000rpm을 막 넘으면서 변속이 된다. 45km/h에서 2단, 84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135km/h에서 변속이 됐던 투싼과 약간 차이가 난다. 이때부터는 긴 호흡으로 가속이 된다. 계속 가속을 하면 뜸을 들이면서 거의 반동에 의해 3,500rpm에서 165km/h 정도까지 올라간다.
시내 주행시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고속도로로 나오면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H 매틱 트랜스미션의 프로그램은 고속 주행 중 수동모드로 전환했을 때 3,000rpm 이상에서는 4단에서 3단으로 시프트 다운이 안된다. 3단에서 2단으로의 시프트 다운도 2,000rpm 아래로 떨어져야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데 지장이 있다.
진동과 소음은 가솔린에 비해서는 물론 크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다. 투싼 때도 그랬지만 다양한 차음 및 커버를 적용해 엔진음의 실내 침입을 막고 있다.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가속도 안되고 시끄럽기만 하던 시절의 디젤과는 성능과 배기가스, 연비 등에서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러트, 리어가 듀얼 링크 타입으로 물론 투싼과 같다. 시승차는 4WD 방식이어서 리어 서스펜션에 크로스 멤버가 추가되어 있고 지오메트리 설정이 2WD와 다르다.
쇽 업소버의 댐핑 스트로크는 비교적 길게 설정되어 있다. 흔히 말하는 한국형 승용차 수준으로 소프트 지향이다. 롤 센터가 높은 차체인 만큼 약간 하드한 쪽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차체가 큰 쏘렌토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롤 각이 억제되어 차체의 쏠림이 적은 느낌이 든다.
코너링 시에 소프트한 롤 특성은 그대다. 그래도 헤어핀을 공략하면 별 무리 없이 돌아준다. 하지만 곡률반경이 긴 코너를 공략할 때는 차체가 약간 밖으로 밀리는 듯한 언더스티어 현상이 느껴진다. 일반인들이 편안하게 운전할 때는 전혀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헤어핀 공략 직후 스티어링 복원력이 약간 떨어진 느낌을 받았던 투싼에 비해 스포티지는 좀 더 세련되게 자리를 잡아준다. 물론 세단형 승용차와 같은 주행성을 발휘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민첩성이나 핸들링보다는 쾌적성과 다루기 쉬운 운전 특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점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전자제어 다판 클러치 타입의 풀 타임 4WD는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싼타페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ATT 풀 타임 타입으로 보그워너제로 토크의 상황에 따라 한쪽으로 90%의 파워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투싼 4WD버전에도 있는 4WD Lock 버튼이 있다 이 기능은 가파른 언덕길 등 험로 주행 시 스위치를 누르면 구동력이 앞뒤 바퀴에 균일하게 50 : 50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다. 30-40km/h 이하의 속도로 주행 시 사용해야 한다. 그 속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앞뒤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하고 있는 브레이크의 제동특성은 특별히 거슬리는 대목이 없다. 물론 소프트한 서스펜션 특성으로 인한 약간의 노즈 다이브는 감수해야 한다. 안전장비로는 TCS를 비롯해, BAS, LSD, EBD ABS, 듀얼 에어백,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다. 도난방지 시스템인 이모빌라이저도 채용하고 있다. 이는 불법으로 복재된 키를 사용하면 연료공급이 차단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 것을 말한다.
스포티지는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플랫폼과 부품을 공유하고 있는 모델이다. 다시 말해 전체적인 주행성능에서는 투싼과 크게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스포티지를 선택할 수 있는 포인트는 기아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스타일링, 디자인, 인테리어의 분위기, 그리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구성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포티지의 디자인은 스와핑 모델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승용차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싼타페와 투싼의 관계와는 달리 보디 온 프레임의 쏘렌토와 뚜렷이 차별화된다는 점도 스포티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만큼 BMW X3라든가, 토요타 RAV-4, 혼다 CR-V 등 군웅이 할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대 스포티지의 이미지를 어떻게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큰 관심거리이다.
주요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4,350×1,820×1,695mm 휠 베이스 2,630mm 차량중량 1,540kg
트레드 앞/뒤 1,540/1,540mm 최저지상고 195mm
엔진 : 1,991cc 직렬 4기통 커먼레일 디젤
최고출력 115ps/4,000rpm 최대토크 26.5kgm/2,000rpm
트랜스미션 : 4 AT H매틱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듀얼 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드럼(4WD 디스크)
타이어 : 215/65R16(235/60R16)
접근각 28.2° 이탈각 31.9°
연료탱크 용량 : 58리터
최소회전반경 : 5.4m
연비 : 2WD 14.6km/ℓ(5단 MT) 13.0km/ℓ(4단 AT)
4WD 14.1km/h(5단 MT) 12.0km/h(4단 AT)
판매가격 : 2WD LX 고급형 1,472만원 ~ LIMITED 최고급형 2,067만원, 가솔린 1,585만원 4WD LX 고급형 1,630만원 ~ LIMITED 최고급형 2,220만원
프리미엄 모델 A/T포함 1,892만원 ~ 2,36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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