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는 일정량의 연료로 달릴 수 있는 거리다. 똑같은 차에 같은 양의 기름을 넣었는데, 누구는 100km를 가고도 기름이 남는 반면 어떤 이는 다시 주유소를 찾는다. 이는 오너의 운전습관과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낭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쓸데없이 기름을 버리는 행위 중 하나가 공회전이다. 즉 시동을 걸고 오랫동안 공회전을 하면 기름이 낭비된다. 날씨가 추워 공회전으로 엔진을 데운다고 해도 2∼3분이면 충분하다. 디젤 엔진 역시 3분을 넘길 필요가 없다. 공회전을 짧게 한 뒤 몇 분간 느린 속도로 운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수온계의 바늘이 움직일 때까지 공회전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이는 기름낭비, 시간낭비일 뿐이다. 배기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회전 때 들어가는 기름은 분당 20∼40cc다. 한 번 시동을 걸 때 200cc 정도 필요하므로 5분 이상 주·정차를 한다면 시동을 끈다.
운전습관 또한 연비와 직결되는 항목.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과속 등 차를 험하게 몬다 싶을 때 게이지를 확인해 보자. 연료 게이지가 내려가는 것이 보일 것이다. 같은 차인데도 연비가 천차만별인 이유다. 특히 과속은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료를 아끼려면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5분 일찍 도착한다는 자세로 생활하면 상대차에 위협을 주면서까지 난폭하게 운전할 필요가 없고, 손가락질을 받을 이유도 없다. 30km 거리를 시속 90km로 가면 20분, 시속 120km로 달리면 15분이 걸린다. 5분 먼저 나가면 과속하지 않아도 되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으며 사고위험도 줄어드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급가속도 삼가야 할 운전습관이다. 신호대기를 하다가 파란불이 켜지는 순간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차들이 적지 않은데, 급가속을 자주 하면 연료 게이지 바늘이 뚝 떨어지고, 엔진에도 무리가 간다. 불필요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것도 요령이다. 다시 가속하려면 액셀 페달을 그만큼 더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엔진 브레이크를 써서 천천히 멈추고 부드럽게 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속도로 탄력을 이용해 달리는 것이 연비를 높이는 방법이다.
기본적인 점검·정비 또한 기름을 아끼고 돈을 아끼는 비결이다. 엔진이 제성능을 발휘하는 것만으로도 연비가 좋아진다. 이를 위해 엔진오일, 에어필터, 점화 플러그, 타이어 등을 반드시 점검한다. 요즘은 엔진오일 성분이 좋아져 8천∼1만km가 교환주기라고 하지만 오프로드에 가거나 늘상 정체구역을 지나는 차는 더 일찍 바꿔야 한다. 고속주행이나 고회전을 쓰는 오프로드 주행은 엔진의 온도를 높이고, 연식이 오래된 차는 피스톤 링, 밸브 등에서 나오는 뜨거운 가스로 인해 엔진오일이 평상시보다 빨리 오염된다. 열이 가해진 엔진오일은 점도가 떨어져 윤활을 제대로 못한다.
또 타이어 공기압도 연비에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에 바람이 빠지면 타이어가 찌그러져 노면에 닿는 면적이 늘어난다. 당연히 저항이 커지고, 연비가 좋을 수 없다. 항상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고 있는지 체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