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맛집 냉면의 참맛 시원한 평양 냉면 베스트
- [서경]팬케이크™
- 조회 수 390
- 2005.05.09. 09:16
◈◈시원한 평양 냉면 베스트
날씨가 나날이 더워지는 요즈음 시원한 냉면 생각이 날 때입니다.
사실 이열치열이라고 냉면은 여름 음식이 아닌 겨울 음식이라는 것을 잘 아시겠지요......
이북에서는 원래 겨울이 되면 뼈나 고기를 고아서 국물을 항아리에 담아두고 먹는 습관이 있었답니다.
추운 날씨여서 그런지 고기를 즐겨 먹었답니다......몽골에서 긴 겨울을 나기 위해 고기 김장을 한다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네요......고기야 말로 추운 겨울을 이겨 내게 해 주는 힘의 원천이랍니다.
.......이 추운 겨울 이 고기국물에 시원하게 살얼음이 낀 동치미 국물을 섞어서 밥도 말아먹고 면도 말아 먹었답니다......
살이 에이도록 추운 겨울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서 살얼음이 낀 동치미고기국물에 말아먹는 냉면의 맛......
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진정한 냉면맛이랍니다.
이북 출신이신 저희 시어머니가 무척 음식 솜씨가 좋으셨어요. 정말 냉면 빈대떡, 만두맛만은 유명맛집
뺨치는 솜씨였답니다.......냉면도 사오는 면발 빼고 국물만은 우래옥보다 낫다고 할 정도였어요,
저는 고향이 충청도라 결혼 전에는 집에서 냉면이나 빈대떡이나 만두를 만들어 먹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답니다......
결혼 후에 냉면도 집에서 만든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겨우 시집살이 10년이 지난 후부터 약간은
흉내 내는 정도인데 돌아가신 시어머님 맛을 전수하기에는아직 멀었지만요.......저희애들은 냉면을 집에서
많이 해 먹기 때문에 밖에서 아주 유명한 맛집이 아니면 절대로 냉면은 먹지를 않는답니다.
그만큼 울 식구들 모두 냉면 맛에 예민합니다.
시집식구들이 꼽는 베스트 냉면집은.......우래옥과 평양면옥과 을지면옥입니다......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문을 열어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우래옥은....중구 주교동(02-2265-0151)과
강남구 삼성동(02-561-6121)에 있습니다......특히 육수를 만들 때 한우 암소의 엉덩이살과 다리 안쪽살만
고아내 진한 맛을 낸답니다. 이 진한 육수와 시원하고 진한 메밀향이 감도는 감칠맛 나는 평양 냉면의 참맛은
역쉬 우래옥이 최고입니다.......하지만 우래옥은 냉면만은 팔지 않고 고기를 먹어야만.......냉면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특별한 날 아니면 가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우래옥은 불고기 맛이 특히 좋답니다. 맛깔스런 반찬하며
불고기를 먹고 난 후에 들이키는 시원하고 밍밍한 평양 냉면을 한 그릇 들이키면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지요....
메뉴에도 없는 김치말이면과 수육에 이르기까지 이북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곳입니다.....
물론 맛으로 본다면야 평양면옥이나 을지면옥처럼 돼지육수와 소육수를 섞어야
전통 이북식 맛이므로 진한 고기국물로 끓여낸 우래옥은 전통의 맛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돼지고기를 싫어하셨던 시어머니의 손맛과 흡사한 맛이라......
저는 우래옥이 좋답니다......그런데 넘 비싸요......냉면값이 8000 원이 뭔가요?
그것두 고기까정 시켜야 하궁.........
▶평양면옥 (02-2266-2611)은 장충동 경동교회 앞에 있답니다.......진짜배기 평양냉면의 맛. 즉 전통적인 평양
냉면맛을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3대째 가업을 물려받아 오랜 전통을 지켜온 곳입니다. 1대 창업주인 변정수 할머니는
한국전쟁으로 월남하기 전 평양의 대동문 앞에서 시아버지와 함께 ‘대동면옥’을 경영했던 평양냉면의 전수자랍니다.
냉면을 먹기 전 따뜻한 면수가 나오고, 냉면 꾸미로 삶은 계란 반쪽과 돼지고기, 쇠고기가 올려지며, 메밀 특유의
독특한 향과 거친 면발이 정말 구수합니다. 여기 육수도 소육수와 돼지 육수가 섞여진 맛입니다......
가끔 동대문에 갔다 오는 길에 장충동에 들러 한 그릇 먹고 오기 좋은 곳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가 본 곳이기도 하고 정말 좋아하는 맛입니다.......
참 장충동이 본점이지만.....장충동은 큰아드님에게 물려주고, 둘째 아드님은 논현동 안세 병원 뒤 먹자골목에
평양면옥을(02-549-5500), 따님이 분당에 서현동 먹자 골목에 평양면옥(031-701-7752)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사람들 말로는 할머니가 지금 논현동 둘째 아들네와 살고 있으므로.....장충동보다는 논현동 맛이 더 낫다고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강한 양념맛에 길들여 있는 젊은 사람들은.......냉냉하고 밋밋한 평양냉면 맛이 무슨 맛이냐고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밍밍한 맛에 맛들이면 진한 양념의 달콤매콤한 냉면은 절대로
못 먹는답니다.......평양 냉면은 얼핏 보기에는 느끼는 맛이 없답니다. 하지만 싱겁고 거의 맛을 느낄 수 없는
닝닝한 맛이어야만 시원한 육수의 참맛과 속을 확 풀어주는 메밀면의 향취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거랍니다......
커피도 설탕이나 프림을 치면 커피맛을 모르게 된답니다. 걍 내려먹는 원두커피나 커피만을 타서 마실 때에 비로소
커피향의 참맛을 느끼는 것처럼요.....
그리고 평양냉면의 100% 메밀은 질긴 게 아니라 면발이 거칠고 뚝뚝 쉽게 끊어지는 게 특징입니다.
물론 함흥냉면은 원래 감자 전분이 들어가 질긴 특성이 있지만 진짜 메밀이라면 질기지 않답니다.
▶▶▶옥류관 냉면 생각나네요.....전에 역삼동에 이북식 냉면 옥류관을 열어서 인산인해로 30분 이상을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었던 적도 있었답니다.....이북식 전통의 맛으로 제 입맛에는 딱이던데
대부분 사람들은 특별한 맛이 없다, 싱겁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냐고 하더군요......그게 바로 진짜 평양 냉면의
맛이랍니다......
▶을지면옥(02-2266-7052)은요. 기름냄새 풀풀 날리는 청계로와 을지로 사이에 번듯한 간판도 없이 낡은 집입니다.
우래옥이 약간 귀족적이라면 을지면옥은 서민적인 곳입니다.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어쩌면 평양냉면의 맛을 가장 가깝게 재현하고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어요..
우래옥이 불고기라면 을지면옥은 돼지 편육이 좋답니다. 4명이라면 돼지 편육 2인분을 시키고.....물냉면 한 그릇씩
먹으면 좋답니다. 을지면옥 물냉면엔 또 다른 특별함이 있는데요. 으레 다른 집 물냉면에 들어가는 얇게 썬
소고기와는 달리 특이하게도 비계가 붙어있는 돼지고기도 들어갑니다. 즉 한우 사태와 삽겹살을 같이 고아 육수를
만든답니다. 고춧가루가 뿌려진 돼지고기에 면발을 이리저리 휘감아 한입 우물대다 보면 정말 쥑여줍니다.
을지로라서 잘 못 가게 되는 것이 단점입니다.......ㅋㅋ
▶원래 이북에서는 냉면 육수로 쇠고기 뿐만 아니라 돼지 고기 닭고기 꿩고기 등 여러 고기들을
육수로 썼다고 하네요. 원래 이 을지면옥의 본가는 경기도 의정부의 병무청 앞에 있는
평양면옥(031-877-2282)이랍니다. 의정부라서 안 가봐서 맛은 모르겠지만......냉면 패밀리의 본가이므로
맛이 제일 낫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의 을지면옥(02-2266-7052)과 필동면옥(02-2266-2611)은 이 집 사장의
두 여동생이 운영하는 집이랍니다.
▶을밀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을밀대(02-717-1922)는 육수를 만들 때 양지와 사골을 함께 고아 색깔이 짙고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그리고 육수를 영하 30도에서 얼려 살얼음이 동동 뜨는 게 특징입니다. 을밀대 냉면의
특징은 다른 곳보다 면발이 굵지만 메밀면이라 그다지 질기지는 않습니다.
싸고 양이 많고 푸짐하지만 너무 차가워서 육수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답니다.......하지만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랍니다. 예전 친정이 마포일 때는 여러 번 가 본 곳이랍니다.......
그런데요. 여기는 냉면뿐만 아니라 곰탕맛도 좋답니다........
▶명동 중앙 극장 맞은편의 평래옥도 한냉면 하는 집입니다.......이 집은 꿩완자가 고명으로 얹어 나오고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랍니다. 하도 예전에 먹어서 맛도 가물가물하네요.......
◈◈ 제가 냉면을 좋아하면서도 여기저기 다양한 곳을 가 보지는 못한 편입니다.....왜냐면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기 때문에......정말 맛있는 집 아니면...... 안 가거든요......물론 숨어 있는 맛집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우래옥이 약간 변형이라고 말이 많아도, 우래옥,평양면옥,을지면옥 이 세 곳이 물냉면의
삼총사임에는 분명합니다....제가 제일 싫어하는 냉면은 칡냉면입니다......제 개인 의견으로는 이것은
완전 사이비맛이랍니다.
그리고 물냉면은 아주 잘 하는 집 아니면 아예 안 드시는 것이 좋아요......특히 분식집류의 냉면집에서는
비빔냉면을 드시는 것이 좋답니다......
- 우래옥냉면.jpg (File Size: 229.4KB/Download: 0)
댓글
1
(서울/독도)팬케이크
01:41
2005.05.12.
2005.05.12.
젊은 회원님들이 많은 동호회의 특성상.......비빔냉면을 좋아하시나봐요........하지만 담백한
물냉면에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그 깊고 오묘한 맛에서 절대로 헤어나지를 못한답니다......ㅋㅋ
저도 철저한 물냉면 매니아랍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