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세단 쏘나타를 밀어내고 국내 중형차시장의 황제 자리를 차지한 기아차 K5.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K5를 만날 수가 없다.
수출은 되지만, K5가 아닌 '옵티마'란 이름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그랜저를 위협하며 준대형세단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K7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K시리즈의 맏형으로 K7이란 이름이 사용되지만,
미국시장에서 '카덴자(Cadenza)'란 이름으로 판매된다.
국내시장에서 사용되는 차명과 해외시장에서 사용되는 차명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해외수출명을 통해 멋진 가명(현지명)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 나라·지역마다 다른 이름, '車名이 헷갈려'
앞서 밝힌 것처럼 기아차의 K시리즈는 모두 해외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K7은 카덴자로 K5는 옵티마로 수출된다.
준중형 포르테 역시 구형모델이었던 '쎄라토'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쎄라토를 수출할 당시에는 이전모델이었던 스펙트라라는 수출명을 사용했다.
지난 1997년 IMF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기아차의 구원투수로 나섰던 '카3형제(카렌스-카니발-카스타)' 중 카니발은 부정적 의미의 '카니발리즘'과 발음이 비슷해, 애리조나의 휴양도시인 '세도나(Sedona)'로 변경돼 판매되고 있다.
반명 현대차는 최근 내수명과 수출명을 통일시키며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수출명과 내수명을 다르게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수출을 시작한 에쿠스는 물론, 제네시스, 소나타까지 해외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차량의 내수명과 수출명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
현대차 대표 준대형세단인 그랜저는 해외에서 아제라(Azera)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준중형 아반떼는 앨란트라, 소형차인 베르나는 액센트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GM대우의 중형차 토스카는 해외에서 '시보레 에피카'란 이름으로 불린다.
시보레 에피카는 이전 GM대우의 중형차 매그너스의 수출명이기도 하다.
라세티프리미어의 이전모델인 라세티는 미국에서 '스즈키 포렌자'로 불렸으며,
현재 라세티프리미어는 유럽에 '시보레 크루즈'란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SM5를 '래티튜드'란 이름으로, SM3는 플루언스란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반면 쌍용차는 현대차와 유사하게 수출명과 내수명을 거의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 판매 위한 현지화에서 최근 브랜드 가치로 선회
이처럼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차명과 해외에서 사용하는 차명을 다르게 적용시키는 경우가 많다. 같은 차지만, 국내와 해외의 이름이 다른 셈이다.
대체 왜 이렇게 복잡하게 여러 이름을 사용하는 것일까?
업계관계자들은 "국내의 경우 신차 출시와 함께 새로운 차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출시초기에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전모델의 이름이나, 새롭게 현지이름을 붙이는데, 이는 모델의 판매전략과 연계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전모델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에는 이전모델과의 통일성을 고려해 사용하며,
현지명을 다시 짓는 경우는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현지에 어울리는 차명을 새로 붙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차를 시작으로 국내 차명과 해외 차명을 통일시키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차량마다 갖고 있는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해외에서도 국내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