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10 한국서 안파는 이유...'기아차 모닝 구하기?'

[스포츠서울닷컴｜서종열 기자] 현대자동차의 i10이 최근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단숨에 인도에서 판매량 2위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서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대자동차의 ‘숨겨진 경차’로 불려지는 i1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i10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에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가상승과 정책적인 혜택이 늘면서 경차의 수요가 높아져가고 있는데도 현대자동차가 i10를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있어서다.

현대차가 i10을 국내에 들여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노조 때문" 분석에 "역수입 땐 가격 높다" 반론

자동차업계에서 “현대차 노동조합의 반대가 i10 국내 판매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 차량을 역수입해 올 경우 국내 인력들의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 노조측이 단체협약을 근거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2004년 당시 단체협약에서 i10의 국내 판매나 생산라인 증설에 대한 부분은 노조측과 상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i10에 대해서는 회사측으로부터 어떠한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억울해했다.

현대차 역시 i10의 국내 역수입 계획과 관련해 “노조와는 관련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i10는 인도와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략차종”이라며 “국내로 역수출할 경우 막대한 물류비와 세금 문제로 인해 오히려 국내 경차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경차로서의 매력이 줄어들게 돼 국내 판매는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적자허덕 기아차 '뉴모닝'구하기란 주장도

그러나 자동차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 때문에 i10이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기아자동차 ‘뉴모닝’이 i10의 국내 입성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기아차는 지난 2년동안 1,800억원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뉴모닝이 경차로 편입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뉴모닝은 지난 15일 기준으로만 2만8천여대가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5만대의 판매 목표를 예상했지만, 2월에만 목표치의 절반이상을 주문받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i10이 국내에 역수입될 경우 기아차의 뉴모닝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아들이 경영하는 회사(기아차)를 위해 아버지(현대차)가 ‘자상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