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비오는 주말엔 어디론가 떠나야만 한다
- [경]푸른광산:洪[026]
- 조회 수 100
- 2006.12.11. 19:15
오랜만에 비가 하루종일 내렸습니다.
그동안의 무더웠던 날씨를 결국에는 모두 쫓아내려나 봅니다.
밤에 잠이 들려 해도 항상 괴롭히던 열대야는
이미 저만치 물러가 버렸습니다.
오늘은 주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슨 일을 해야만 할 지
힘들게 하는 하루가 되려합니다..
또 어디론가 떠나야만..
속이 풀리려나 봅니다..
누구의 말처럼...
이건.. 병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미시령 휴게소였습니다.
인제에서 속초로 넘어오기 위해 넘어야 했던 미시령.
항상 사람들로 들끓었던 미시령 정상의 휴게소...
미시령 터널이 열리게 됨으로써....
아마도...
아무도 찾지 않을 그 곳..
갑자기 그곳이 가고 싶어졌습니다..
빗속을 뚫고 한참을 가서 도착한 휴게소는 역시나..
한적했습니다..
예전에 양쪽으로 틔여있던 출입구의 한 쪽은 아예 막혀버렸습니다.
이런저런 사진을 찍어보려해도..
빗줄기가 들이쳐서....
좋은 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한 껏... 폼을 잡아보려 했으나..
이놈의 빗줄기가...
그것마저 허락하질 않는군요..
어서 내려가자..
한참을 내려오다 다른 방향으로 나있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간성이라는 이정표가 있기에..
어찌가보면 되겠지...
지난 4월 양구에서 이삿짐을 바리바리 싸서
용달차 아저씨와 함께 이삿짐을 옮길 때,
지났던 길 같았습니다.
그때의 심정이 떠올랐습니다.
방을 못구해서..
어찌나 쩔쩔맸던지...
가던 길에 화암사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얼마전에 같은 부대내 군의관인 종규를 꼬드겨 갔던 건봉사와 함께
고성에 위치한 2개의 사찰 중의 하나입니다..
아..
속초 관광안내도에서 봤던 그곳이구나..
건봉사는 사실 별로였습니다.
별 특색도 없고, 그렇다고 아름답지도 않고...
그저 그런.. 기억에 남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화암사도 그럴 가능성이 많긴 하지만...
갈림길에서 한참을 서있다가,
또다시 핸들을 꺾었습니다.
일단 가보자..
오늘은 계속 가던 길에서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다리 아래에 흐르는 계곡은 참으로 맑고 정갈해보입니다..
건너에 건물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비오는 가운데에 조용히 서있는 모습이 왠지 멋있어 보였습니다.
사찰 건너편에 있는 바위마저도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며,
이 곳이 건봉사와는 격이 다른 곳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바위가 왕관모양인데, 워낙 뛰어난 자태를 뽐낸다고 해서
수암(秀巖)이라고 불린 답니다..
역시... 설악산에 접해 있는 곳이라
분위기가 틀리구나...
다른 건물들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대웅전입니다.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지만,
건물안의 부처님 앞에는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건물에 대한 감탄만 할 뿐...
뭐... 절을 한다거나 합장은 하지 못했습니다..
내려서는 길에 보이는 경치가 너무나도 멋지게만 보였습니다.
저 건물을 한 번 구경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발이 떨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전통 찻집 '란야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절간에 찻집이 있단 말인가...
그 놀라움은...
사실로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수암을 마주하고 섰던 그 건물이 란야원이라는 찻집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곳...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이럴 때 기쁨을 느낀다면..
제가 이상한 걸까요?
찻집의 테이블에는 예쁘게 생긴 다기(茶器)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바깥 경치도 일품입니다..
어흠...
무엇을 마셔야 할까..
한무리의 가족이 있긴 했지만,
남자 혼자서 엉거주춤 찻집에 들어가는 건
특히나 부자연스러워야 하는 걸까요..
그래도 꿋꿋이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그곳에서 '송화밀 수'를 추천해주었습니다.
이게 뭐... 꿀물에다가 송화가루를 탔다는 군요..
잠시 기다리는 동안 수암을 바라보았습니다.
경치..
정말 좋습니다..
안을 둘러보면,
지저분하지 않으면서도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가 포근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송화밀 수가 나왔습니다.
예쁜 색깔의 떡과 함께..
이 분위기에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밖을 내다보니 '좋다'라는 말 밖엔 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일탈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느끼는 즐거움..
그것이 여행의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종훈, Missing You
몇 개월 전의 글인데..
경상방 복귀 기념작으루....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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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2006.12.11.
2006.12.11.
미시령 꼭대기에 있는 그 휴게소 아닌가요?
서울에서 속초 오던날 저곳으로 왔었는데...
미시령 터널 개통 되기전이었죠...
길 진짜 험하죠^^;; 속초에서 2녀2개월 군생활해서리...
매우 그리운 곳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진은 정말 가고 싶은 곳이네요..&&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_^
서울에서 속초 오던날 저곳으로 왔었는데...
미시령 터널 개통 되기전이었죠...
길 진짜 험하죠^^;; 속초에서 2녀2개월 군생활해서리...
매우 그리운 곳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진은 정말 가고 싶은 곳이네요..&&
좋은 사진 잘 보았습니다~^_^
19:39
2006.12.11.
2006.12.11.
20:41
2006.12.11.
2006.12.11.
09:47
2006.12.12.
2006.12.12.
10:30
2006.12.12.
2006.12.12.
13:16
2006.12.12.
2006.12.12.
13:16
2006.12.13.
2006.12.13.
복귀를 환영합니다.^^
좋은글 사진 잘봤습니다.
아마 저 넘버는 예전 넘버링?
나도 비오는날 어디론가 가고싶지만...쉽지않네요..
겨울바다는 봐도봐도 안지겹던데..바다나 보러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