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백수와 백조 12편
- [경]복실이아빠
- 조회 수 298
- 2004.11.27. 18:18
백조와 백수.....12편
백조와 백수 <12>
-----백수-----------
에휴....이 한여름 ,
더구나 휴가철에 어디가서 차를 빌린담.
예상에도 없는 인원이 두 명씩이나 불어나서
도저히 친구 놈의 소형 자동차로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되버렸다.
나와 그녀, 친구 부부 거기에 그녀들의 친구 둘 까지 여섯 명이 가려면
봉고가 아닌 다음엔 차가 두 대가 필요했다.
그나마 추가 인원이 여자니까 참는다....^^;
아~ 이 자식은 걍 렌트 하자니까 꼭 어디서 구해보라고 난리람.
하긴 젤 싼 차가 하루 최하 55,000원은 되는데 그 돈이 아깝긴 하겠지.
사람들이 차랑 마누라는 빌려 주는게 아니라는데
도대체 이걸 어디가서 빌린담.
회사 다닐 때가 좋았는데...
기름값 걱정도 안하고..
팔지 말았을 걸 하는 후회가 진하게 밀려든다.
문득 일가족이 모여 사는 친구 녀석이 떠 올랐다.
그 놈거랑 형거랑 매형거랑 어쩌구 저쩌구 해서
집에 차가 3~4 대는 됐다.
형이랑도 친하고 하니까 말만 잘하면 될 것도 같다.
하긴 나 회사 다닐 때 그 자식이 나한테 바가지 씌운 것도
많으니까 완전 쌩은 못 까겠지.^^
------백조--------------
이년들은 할 일 없으면 집에 자빠져 있지
뭘 남들 쌍쌍으로 가는데 끼고 난리람.
은미 이 년이 더 밉다.
지는 결혼 했다 이거지?
왜 지가 발 벗고 나서서 같이 가자고 설레발이야~~~!!!
기집애들...애인들 없으면 지네끼리 가서 현지조달을 하던지.
암튼 내색도 못하고 출발 날짜는 다가왔다.
근데 이 인간은 차 구해온다 더니 왜 이렇게 연락이 없담.
전화를 했다.
여기 지금 다 모여 있거든, 차 구했어?
어? 어....지금 가는 길이야.
차종이 뭐야?
어....넌, 잘 모를거야. 라보라고. 다마스 사촌 쯤 되는거..
라보? 우리나라에 그런 차도 있어?
응....있어. 그런게. 암튼 다 왔으니까 끊어.
들어본 것도 같은데 뭐더라? 외제찬가?^^
다마스는 알겠는데...
그럼 그것도 승합찬가? 아님 뭐지?
은미 신랑 한테 물어봤더니 라보요?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잠시 후 표정이 일그러진다.
뭔데요~~ 하고 다시 물어 보는데 빠앙! 하고 경적이 울렸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0.5톤 미니 트럭이었다!!!!
-------백수-----------
역시나 였다....-.-
친구넘... 차 멀쩡한 거 같은데 뭐 쇼바가 나갔네
어쩌네 하며 핑계람.
그러면서 지가 납품 때문에 며칠전에 중고로 산
트럭이 있는데 그거라도 빌려가겠냔다.
낡고 귀엽지도 않은 라보(LABO) 트럭이었다....-.-
무슨 물건 팔러 가는 것도 아닌데 난감했다.
물론 나야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은데.....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녀는 승용차에 타고
나만 이차에 타면 될 것 같았다.
뒤에는 짐도 싣고....
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거라도 빌려 주는게 어디람.
역시나 사람들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ㅠ.ㅠ 그문 어카라구....!!
--------백조-------------
차를 보니까 생각났다.
맞아, 저 차 이름이 라보였지...ㅜ.ㅜ
솔직히 조금 실망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저사람 주변머리에 차를 빌린것만 해도 대견하단 생각도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그치만 그때 속마음은 그 차에 타고 싶은 맘이 안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가 넌 편하게 저 차 타고 와. 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래도... 될 까. 라고 말해 버렸다.
아주 잠시... 쓸쓸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러엄~~ 하고 이내 밝게 웃으며 나를 승용차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타는 순간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할 때부터 그가 우리 차 앞뒤를
오가며 손을 흔들어 댔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어서 흔들며 빵빵 경적도 울려댔다.
그런 모습이 우스꽝스러운지 친구들은 연신 깔깔댄다.
짐칸에 아이스박스와 온갖 짐을 실은 채 밝은 얼굴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고단한 일상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외로운 가장 같았다.
어쨌건 지금 앉아 있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친구 신랑이 길 안 막힐 때 쉬지 말고 가자는 걸 화장실이
급하다며 쉬어가자고 졸라서 휴게소에서 내렸다.
화장실 앞에서 그가 너 급했구나? 하며 놀린다.
트럭에 타겠다니까 불편하다며 눈치없이 자꾸
밀어낼라 그런걸 밀치고 올라탔다.
다시 서해안으로 향하는 길...
의자는 다소 불편했지만 마음은 세상 어느 곳 보다도 편했다.
--------백수----------------
고속도로에서 왔다갔다 하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데 영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왜 그런지 물론 알것 같다.
그래서 그런 기분 안들게 장난을 친건데 반응이 없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를 보니 눈이 빨개졌다.
미안하다.
좀 좋은 차를 빌려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에어컨이 가스가 떨어졌는지 잘 안 나와서
창문을 열지 않으면 무척 더웠다.
이 자식이 부채랑 수건을 갖다 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가 창문을 거의 올리더니 대신 부채질을 해 줬다.
시원했다....
어느덧 <무창포 해수욕장>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니이야아아~~~ 바다다~~~~~냐흥~~~~!!!!!!
백조와 백수 <12>
-----백수-----------
에휴....이 한여름 ,
더구나 휴가철에 어디가서 차를 빌린담.
예상에도 없는 인원이 두 명씩이나 불어나서
도저히 친구 놈의 소형 자동차로는 움직일 수가 없게 되버렸다.
나와 그녀, 친구 부부 거기에 그녀들의 친구 둘 까지 여섯 명이 가려면
봉고가 아닌 다음엔 차가 두 대가 필요했다.
그나마 추가 인원이 여자니까 참는다....^^;
아~ 이 자식은 걍 렌트 하자니까 꼭 어디서 구해보라고 난리람.
하긴 젤 싼 차가 하루 최하 55,000원은 되는데 그 돈이 아깝긴 하겠지.
사람들이 차랑 마누라는 빌려 주는게 아니라는데
도대체 이걸 어디가서 빌린담.
회사 다닐 때가 좋았는데...
기름값 걱정도 안하고..
팔지 말았을 걸 하는 후회가 진하게 밀려든다.
문득 일가족이 모여 사는 친구 녀석이 떠 올랐다.
그 놈거랑 형거랑 매형거랑 어쩌구 저쩌구 해서
집에 차가 3~4 대는 됐다.
형이랑도 친하고 하니까 말만 잘하면 될 것도 같다.
하긴 나 회사 다닐 때 그 자식이 나한테 바가지 씌운 것도
많으니까 완전 쌩은 못 까겠지.^^
------백조--------------
이년들은 할 일 없으면 집에 자빠져 있지
뭘 남들 쌍쌍으로 가는데 끼고 난리람.
은미 이 년이 더 밉다.
지는 결혼 했다 이거지?
왜 지가 발 벗고 나서서 같이 가자고 설레발이야~~~!!!
기집애들...애인들 없으면 지네끼리 가서 현지조달을 하던지.
암튼 내색도 못하고 출발 날짜는 다가왔다.
근데 이 인간은 차 구해온다 더니 왜 이렇게 연락이 없담.
전화를 했다.
여기 지금 다 모여 있거든, 차 구했어?
어? 어....지금 가는 길이야.
차종이 뭐야?
어....넌, 잘 모를거야. 라보라고. 다마스 사촌 쯤 되는거..
라보? 우리나라에 그런 차도 있어?
응....있어. 그런게. 암튼 다 왔으니까 끊어.
들어본 것도 같은데 뭐더라? 외제찬가?^^
다마스는 알겠는데...
그럼 그것도 승합찬가? 아님 뭐지?
은미 신랑 한테 물어봤더니 라보요?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잠시 후 표정이 일그러진다.
뭔데요~~ 하고 다시 물어 보는데 빠앙! 하고 경적이 울렸다.
기절하는 줄 알았다....
0.5톤 미니 트럭이었다!!!!
-------백수-----------
역시나 였다....-.-
친구넘... 차 멀쩡한 거 같은데 뭐 쇼바가 나갔네
어쩌네 하며 핑계람.
그러면서 지가 납품 때문에 며칠전에 중고로 산
트럭이 있는데 그거라도 빌려가겠냔다.
낡고 귀엽지도 않은 라보(LABO) 트럭이었다....-.-
무슨 물건 팔러 가는 것도 아닌데 난감했다.
물론 나야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여자들이 많은데.....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녀는 승용차에 타고
나만 이차에 타면 될 것 같았다.
뒤에는 짐도 싣고....
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거라도 빌려 주는게 어디람.
역시나 사람들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ㅠ.ㅠ 그문 어카라구....!!
--------백조-------------
차를 보니까 생각났다.
맞아, 저 차 이름이 라보였지...ㅜ.ㅜ
솔직히 조금 실망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저사람 주변머리에 차를 빌린것만 해도 대견하단 생각도 들었다.
뭐 어쩔 수 없지.
그치만 그때 속마음은 그 차에 타고 싶은 맘이 안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가 넌 편하게 저 차 타고 와. 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그래도... 될 까. 라고 말해 버렸다.
아주 잠시... 쓸쓸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러엄~~ 하고 이내 밝게 웃으며 나를 승용차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타는 순간부터 후회하기 시작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할 때부터 그가 우리 차 앞뒤를
오가며 손을 흔들어 댔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어서 흔들며 빵빵 경적도 울려댔다.
그런 모습이 우스꽝스러운지 친구들은 연신 깔깔댄다.
짐칸에 아이스박스와 온갖 짐을 실은 채 밝은 얼굴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고단한 일상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외로운 가장 같았다.
어쨌건 지금 앉아 있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다.
친구 신랑이 길 안 막힐 때 쉬지 말고 가자는 걸 화장실이
급하다며 쉬어가자고 졸라서 휴게소에서 내렸다.
화장실 앞에서 그가 너 급했구나? 하며 놀린다.
트럭에 타겠다니까 불편하다며 눈치없이 자꾸
밀어낼라 그런걸 밀치고 올라탔다.
다시 서해안으로 향하는 길...
의자는 다소 불편했지만 마음은 세상 어느 곳 보다도 편했다.
--------백수----------------
고속도로에서 왔다갔다 하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드는데 영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왜 그런지 물론 알것 같다.
그래서 그런 기분 안들게 장난을 친건데 반응이 없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를 보니 눈이 빨개졌다.
미안하다.
좀 좋은 차를 빌려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에어컨이 가스가 떨어졌는지 잘 안 나와서
창문을 열지 않으면 무척 더웠다.
이 자식이 부채랑 수건을 갖다 논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가 창문을 거의 올리더니 대신 부채질을 해 줬다.
시원했다....
어느덧 <무창포 해수욕장>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니이야아아~~~ 바다다~~~~~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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