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억울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해서 말씀좀 나눌려고요...

길에서 정상적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옆에 가만히 서있던 사람이 갑자기 팔을 휘둘러 지나가던 제가 맞아 제 얼굴에 상처가 나고, 그사람 손이 다쳤다면 지나가던 제가 뭘 잘못했을까요? 팔을 휘두른 사람의 손이 다친데에도, 그리고 제 얼굴에 상처가 난데에도 제 책임이 일부있나요? 있답니다... 그건 그 사람이 휘두를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피하지 못한 책임... 그리고 거기에 있어서 제 얼굴뼈가 튼튼해 때린 그 사람 손이 다쳤다는 책임이랍니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이게 자동차사고시엔 적용이 되네요.
한 3일전 3차로로 정속미만으로(한 50~60km) 주행하고 있던 중, 갑자기 조수석(4차로)쪽에서 쿵하고 받히는 느낌이 들고 제차가 약간 밀려 2차로 일부로 접어들어 차를 세웠습니다. 내려서 보니 4차로에 정차해 있던 택시(소나타)가 갑자기 뛰어나오다 제 차 옆구리를 받아버린 겁니다. 참고로 제차는 뽑은지 한달 반된, 이제 2200 뛴 새차입니다. 조수석 앞문 중간부터 자국이나서 뒷문 앞부분이 움푹들어가고, 쭉 긁혀 뒷범퍼와 휠까지 긁혀버렸더군요.

운전기사가 내려 사과를 하는데, 사람이 안다친게 다행이다 싶어 일단 차만 정상으로 고쳐달라고 좋게 말하고 바로 큐서비스로 갔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스포티지 아랫쪽에 몰딩이 있어서 그것이 많이 상했고, 차의 철판은 앞문만 약간 들어갔더군요. 운전기사는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해서 저도 보험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황당한 것은 그 다음 부터였는데... 수리비가 약 70만원정도 나왔는데... 이런 차선 변경 사고의 경우 100%책임이란 없고, 7:3이나 8:2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택시공제조합쪽에선 제가 렌트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8:2까지 해주겠다고 오히려 선심쓰듯이 이야기 하더군요. 문제는 알아보니 이런 경우는 100%상대방의 과실이 되지 않으면 제 자동차 수리비에서 자기부담금은 무조건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참고로 전 10만원을 책정했었습니다.) 게다가 저 역시 사고의 책임이 있는지라 사고 기록으로 올라가 향후 3년간은 무사고 할인혜택이 없어진다나요?

제 입장에선 정상적으로 가다가 옆구리채였는데, 오히려 제돈 들어가고, 할인혜택도 못받고, 새차 망가지고...

더욱 기분이 언짢은 것은... 제가 사고가 난 다음날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가보려고 하다가 사고낸 기사분에게 병원에 가려는데, 그렇게 하면 인사사고라 할증이 많이 될수도 있을 텐데 괜찮겠냐고 상의를 하니까... 저보고 그렇게 하면 자기도 병원에 가서 누워 버리겠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저에게도 책임이 일부 있는한 그사람 치료비는 제 보험에서 내주어야 하는 모양이고요, 그럴 경우 저에게도 동일하게 인사사고를 낸 것으로 처리가 되어 할증이 똑같이 된다는 것이죠... 나쁜 사람... 암튼, 할증률, 대물에 비해 장난 아니죠...

현재 제도상으로는 사고를 당하고도 100% 피해자로 되지 않는한, 오히려 가해자로 보험사에는 들어가는 상황인거죠...

암튼 마음을 뺏기지 않으려고 10만원 내고, 차 찾아와서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만...
이런 경험으로 깊이 느낀것은,
1. 사고는 안나는게 최고구요,
2. 100% 상대방 책임인 사고가 그리 많지 않으니 보험료 좀 아끼시려고 자기부담금을 혹시 많이 높이신 분들이 있다면 잘 생각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3. 우리나라 자동차 사고 보상에서 체계에도 좀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해서 적용하는 정도의 합리성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오는 날입니다.
안전운전 하시고 좋은 남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