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대사전-예전 전라방 중복임다. 좀 깁니다^^;;
- [전]쌍둥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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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배 함 해 볼랍니다^^
이 일은 중학교 삼학년 졸업할 때 쯤 생긴 일임다. 그러니까 91년 1월이었지요. 그 당시 전 집인 전남 완도를 떠나 외가댁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죠. 제 방은 굉장히 비좁아서 저랑 설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삼촌이랑 둘이 자려면 의자를 책상위로 올려야 할 정도였슴다. 집이 상도동이고, 노량진 수산시장 건너편에 있는 청탑학원 영어 새벽반을 다니고 있었슴다. 그 날도 학원을 가려고 눈을 비비고 일어나 주섬주섬 책가방을 챙겨 일어나 가려고 하는데 삼촌 왈
‘이불 개고 가라~’
나 : 갔다 와서 갤께요..
삼촌 : 개고 가래니까...
나 : 아이.. 참... 갔다 와서 갤께요.. 어차피 학원 갔다오자마자 또 잘텐데, 그냥 놔 두세요..
삼촌 : 개고 가래니까!!(벌떡 일어나서..)
나 : 삼촌~~~오늘 따라 왜 그래요~
삼촌 : 이노므 씨끼가!!!
하면서 갑자기 뺨을 쫙~ 때리더니.. 흑..... 초등학교 졸업 이후로 다 컸다며 부모님한테 뺨 한 번 안 맞어 본 넘임다. 근데 삼촌이 제 뺨을 때렸슴다. 무쟈게 아펐슴다. 순간 별이 왔다 갔다 했슴다. 참고로 삼촌이랑 저랑은 15살 차이임다.
삼촌 : 이불 빨랑 안 개고 가?
나 : 알았어 개믄 될거 아냐!!
하면서 대충 접어서 한쪽 구석에 밀어 놨슴다. 그랬더니 똑바로 몬 개냐면서 더 때립니다...ㅠㅠ 오분 정도 얻어 터지고 나서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큰 소리로 외쳤슴다.
나 : 학원 안 가~~!!
엉엉 울며 개었던 이불 다시 펴고 누워 자는 척 했슴다. 삼촌이 누운 반대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분을 삭였슴다.
삼촌이 출근했슴다.. 넘 분합니다. 이대로 지고는 몬 삽니다.. 뭔가 분풀이 할 걸 찾았슴다. 제 책장에서 갑자기 눈이 번쩍~ 띄입니다. 삼촌이 중학교 졸업선물로 사 준 국어대사전이 눈에 뜨입니다.. 흐흐흐흐... 부엌에 혼자 앉아 사전 가운데를 떡.. 펴 놓고서는 한장 한장 찢었슴다. 한장 한장 찢을 때마다 삼촌의 얼굴이 종이 한 가운데 나타납니다. 흐흐흐흐.. 거의 다 찢어갈 때쯤엔 손아귀가 다 저려 오더군요^^; 찢은 종이를 모두 모아서 투명한 황색 쓰레기 비닐 봉투에 담았슴다. 그리고는 삼촌이 잘 보도록 대문 앞에 놓았슴다. 일부러 투명한 황색 봉투에 담았지요^^;
삼촌이 퇴근해서 들어왔슴다. 아직 그 봉투를 몬 본 모양임다. 말 한 마디 건네지도 않았슴다. 삼촌이 뭐라 물으면 대답도 안 하고 제 방으로 혼자 들어갔슴다. 그런 냉전의 밤을 지냈슴다. 그 날 역시 학원은 안 갔슴다. 드뎌 삼촌이 출근을 했슴다. 이분도 안 되서 씩씩거리며 그 예의(?) 봉투를 들고 다시 들어오더군요. 발견 했나 봅니다. 그리고는 저를 째려보며
삼촌 : 이노므 씨끼~!! 아무리 내가 미워도 그렇지 책을 찢어?
하면서 또 졸라 팹니다...ㅠㅠ 무쟈게 많이 맞았슴다..ㅠㅠ.. 한... 30분을 맞다가 갑자기 삼촌이 어딘가로 전화를 함다.
삼촌 : 아.. 저 이박연인데요. 오늘 몬 나갈것 같습니다.. 아.. 예.. 아... 제가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겨서요..
전화를 끊더니 또 팹니다.. ㅠㅠ.. 눈 앞에 별이 왔다갔다 함다. 맞으면서 어찌나 울었는지 아니면 맞아서 그런지 눈이 퉁퉁 부어서 눈을 제대로 몬 뜰 지경임다.ㅠㅠ
갑자기 때리는 걸 멈추더니 한마디 함다.
삼촌 : 이거 도로 다 붙여놔!
헉.... 사람도 아님다... 이리 찢어진 걸 어케 붙이라고 하다뉘... 세상에....
나 : 이걸 어케 붙여~!(거의 울부짖음이였음^^;)
삼촌 : 이 놈의 씨끼가~~!!!! 아직 들 맞었구만?
하면서 또 퍽! 퍽! 하면서 또 팹니다..ㅠㅠ.. 아주 복날의 개 잡듯이 팹니다..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싸대기를... 흑흑...그 맞는 와중에
나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걸 어케 붙이냐니까!!!
하며 항변을 했슴다.
삼촌 : 가서 풀하고 유리 테이프 사 와!
하더니만 행여 제가 도망칠까봐 같이 문방구까지 따라와서 사 왔슴다. 그리고는 둘이 부엌 에 앉아서 그걸 정리하는 겁니다.. 우선 구겨진걸 모두 다리미로 다리고, 다린 걸 페이지 수대로 100씩 나눠서 모으고, 남았던 갈가리 찢긴 종이는 모두 모아서 다린 후 짝을 맞추고, 맞춘 종이는 유리 테이프로 일일이 붙이고..... 그러기를 두 시간여... 점심 먹을 시간임다.. 배가 서서히 고파져 옴다.. 삼촌도 고플터임다.. 점심 먹고 어떻게 얼버무릴까.. 하고 생각중인데, 시간 없다며 중국집에 짱께를 시킵니다.. 지독함다.. 짱께를 오분만에 샤샥~ 먹어치우더니만 또 시작하자고 함다.. 사람도 아님다... 다시 했슴다.. 하다가 중간에 삼촌이 스무장쯤이 한꺼번에 뜯긴 한 뭉치를 들더니 한마디 함다.
삼촌 : 찢다가 힘들었나 보지...?
암 말도 안 하고, 묵묵히 정리만 했슴다. 백장씩 모은 종이를 또 열장씩 나눠서 페이지 정리를 했슴다. 그리고 그걸 오십장씩 묶어서 호치케스로 박아서 백장을 모아 유리 테이프로 붙였슴다.
드뎌~~~일이 다 끝났슴다^^; 오후 네시임다... 어깨가 뻐근함다..^^; 다 모아서 보니 1224페이지였슴다. 아직도 안 잊어 버림다..^^;
그 국어대사전 아직도 집에 있슴다. 가끔 모르는 단어 나오면 그 사전으로 찾을 정도로 깨끗함다. 추석이면 집안 식구들이 다 모여 그 얘기를 매번 하며 웃곤 함다. 그 삼촌이 올해 초부터 완도에서 이곳 군산으로 전근을 와서 지금 저랑 같이 살고 있슴다.. 헐헐..
이 일은 중학교 삼학년 졸업할 때 쯤 생긴 일임다. 그러니까 91년 1월이었지요. 그 당시 전 집인 전남 완도를 떠나 외가댁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죠. 제 방은 굉장히 비좁아서 저랑 설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삼촌이랑 둘이 자려면 의자를 책상위로 올려야 할 정도였슴다. 집이 상도동이고, 노량진 수산시장 건너편에 있는 청탑학원 영어 새벽반을 다니고 있었슴다. 그 날도 학원을 가려고 눈을 비비고 일어나 주섬주섬 책가방을 챙겨 일어나 가려고 하는데 삼촌 왈
‘이불 개고 가라~’
나 : 갔다 와서 갤께요..
삼촌 : 개고 가래니까...
나 : 아이.. 참... 갔다 와서 갤께요.. 어차피 학원 갔다오자마자 또 잘텐데, 그냥 놔 두세요..
삼촌 : 개고 가래니까!!(벌떡 일어나서..)
나 : 삼촌~~~오늘 따라 왜 그래요~
삼촌 : 이노므 씨끼가!!!
하면서 갑자기 뺨을 쫙~ 때리더니.. 흑..... 초등학교 졸업 이후로 다 컸다며 부모님한테 뺨 한 번 안 맞어 본 넘임다. 근데 삼촌이 제 뺨을 때렸슴다. 무쟈게 아펐슴다. 순간 별이 왔다 갔다 했슴다. 참고로 삼촌이랑 저랑은 15살 차이임다.
삼촌 : 이불 빨랑 안 개고 가?
나 : 알았어 개믄 될거 아냐!!
하면서 대충 접어서 한쪽 구석에 밀어 놨슴다. 그랬더니 똑바로 몬 개냐면서 더 때립니다...ㅠㅠ 오분 정도 얻어 터지고 나서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큰 소리로 외쳤슴다.
나 : 학원 안 가~~!!
엉엉 울며 개었던 이불 다시 펴고 누워 자는 척 했슴다. 삼촌이 누운 반대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분을 삭였슴다.
삼촌이 출근했슴다.. 넘 분합니다. 이대로 지고는 몬 삽니다.. 뭔가 분풀이 할 걸 찾았슴다. 제 책장에서 갑자기 눈이 번쩍~ 띄입니다. 삼촌이 중학교 졸업선물로 사 준 국어대사전이 눈에 뜨입니다.. 흐흐흐흐... 부엌에 혼자 앉아 사전 가운데를 떡.. 펴 놓고서는 한장 한장 찢었슴다. 한장 한장 찢을 때마다 삼촌의 얼굴이 종이 한 가운데 나타납니다. 흐흐흐흐.. 거의 다 찢어갈 때쯤엔 손아귀가 다 저려 오더군요^^; 찢은 종이를 모두 모아서 투명한 황색 쓰레기 비닐 봉투에 담았슴다. 그리고는 삼촌이 잘 보도록 대문 앞에 놓았슴다. 일부러 투명한 황색 봉투에 담았지요^^;
삼촌이 퇴근해서 들어왔슴다. 아직 그 봉투를 몬 본 모양임다. 말 한 마디 건네지도 않았슴다. 삼촌이 뭐라 물으면 대답도 안 하고 제 방으로 혼자 들어갔슴다. 그런 냉전의 밤을 지냈슴다. 그 날 역시 학원은 안 갔슴다. 드뎌 삼촌이 출근을 했슴다. 이분도 안 되서 씩씩거리며 그 예의(?) 봉투를 들고 다시 들어오더군요. 발견 했나 봅니다. 그리고는 저를 째려보며
삼촌 : 이노므 씨끼~!! 아무리 내가 미워도 그렇지 책을 찢어?
하면서 또 졸라 팹니다...ㅠㅠ 무쟈게 많이 맞았슴다..ㅠㅠ.. 한... 30분을 맞다가 갑자기 삼촌이 어딘가로 전화를 함다.
삼촌 : 아.. 저 이박연인데요. 오늘 몬 나갈것 같습니다.. 아.. 예.. 아... 제가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겨서요..
전화를 끊더니 또 팹니다.. ㅠㅠ.. 눈 앞에 별이 왔다갔다 함다. 맞으면서 어찌나 울었는지 아니면 맞아서 그런지 눈이 퉁퉁 부어서 눈을 제대로 몬 뜰 지경임다.ㅠㅠ
갑자기 때리는 걸 멈추더니 한마디 함다.
삼촌 : 이거 도로 다 붙여놔!
헉.... 사람도 아님다... 이리 찢어진 걸 어케 붙이라고 하다뉘... 세상에....
나 : 이걸 어케 붙여~!(거의 울부짖음이였음^^;)
삼촌 : 이 놈의 씨끼가~~!!!! 아직 들 맞었구만?
하면서 또 퍽! 퍽! 하면서 또 팹니다..ㅠㅠ.. 아주 복날의 개 잡듯이 팹니다..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싸대기를... 흑흑...그 맞는 와중에
나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걸 어케 붙이냐니까!!!
하며 항변을 했슴다.
삼촌 : 가서 풀하고 유리 테이프 사 와!
하더니만 행여 제가 도망칠까봐 같이 문방구까지 따라와서 사 왔슴다. 그리고는 둘이 부엌 에 앉아서 그걸 정리하는 겁니다.. 우선 구겨진걸 모두 다리미로 다리고, 다린 걸 페이지 수대로 100씩 나눠서 모으고, 남았던 갈가리 찢긴 종이는 모두 모아서 다린 후 짝을 맞추고, 맞춘 종이는 유리 테이프로 일일이 붙이고..... 그러기를 두 시간여... 점심 먹을 시간임다.. 배가 서서히 고파져 옴다.. 삼촌도 고플터임다.. 점심 먹고 어떻게 얼버무릴까.. 하고 생각중인데, 시간 없다며 중국집에 짱께를 시킵니다.. 지독함다.. 짱께를 오분만에 샤샥~ 먹어치우더니만 또 시작하자고 함다.. 사람도 아님다... 다시 했슴다.. 하다가 중간에 삼촌이 스무장쯤이 한꺼번에 뜯긴 한 뭉치를 들더니 한마디 함다.
삼촌 : 찢다가 힘들었나 보지...?
암 말도 안 하고, 묵묵히 정리만 했슴다. 백장씩 모은 종이를 또 열장씩 나눠서 페이지 정리를 했슴다. 그리고 그걸 오십장씩 묶어서 호치케스로 박아서 백장을 모아 유리 테이프로 붙였슴다.
드뎌~~~일이 다 끝났슴다^^; 오후 네시임다... 어깨가 뻐근함다..^^; 다 모아서 보니 1224페이지였슴다. 아직도 안 잊어 버림다..^^;
그 국어대사전 아직도 집에 있슴다. 가끔 모르는 단어 나오면 그 사전으로 찾을 정도로 깨끗함다. 추석이면 집안 식구들이 다 모여 그 얘기를 매번 하며 웃곤 함다. 그 삼촌이 올해 초부터 완도에서 이곳 군산으로 전근을 와서 지금 저랑 같이 살고 있슴다.. 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