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구
추석 연휴가 끼어 있는 이번 주에 국내 대기업 총수 중 가장 바쁘면서도 의미있는 일정을 소화한 사람은 단연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주 카멘카에서 열린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는데, 그가 이끄는 현대ㆍ기아차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사실 이날 오후 3시까지만 해도 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예정보다 1시간30분이 지나도 푸틴 총리가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뒤늦게 푸틴 총리가 등장한 뒤부터 상황은 돌변했다.
정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푸틴 총리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현대차가 의무감을 갖고 공장을 완공한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을 응시하며 "앞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도 "현지 부품사를 육성, 러시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화답했다. 러시아 언론은 "수입차 시장 1위인 현대ㆍ기아차가 현지 공장을 짓고 든든한 후원자까지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시승행사. 내년 1월 본격 판매에 들어갈 현대차의 쏠라리스 운전대를 잡은 푸틴 총리가 정 회장과 동승한 가운데 1㎞가 남짓한 주행로에서 직접 차를 몰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푸틴 총리가 급가속하는 바람에 속도 감응형 도어 잠금 장치가 작동해 하차 시 문이 열리지 않은 것. 장내에 긴장감이 흘렀으나, 정 회장이 친절하게 잠금장치 해제 방법을 알려줬다. 푸틴 총리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하차했고 장내에 또 한번 박수가 쏟아졌다.
정 회장이 주목 받은 것은 러시아 공장 준공 자체 때문만이 아니다. 이날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하게 되면서 현대ㆍ기아차는 2년 안에 700만대 이상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러시아 공장 준공으로 국내외에서 658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 베이징 3공장(40만대)과 브라질 공장(15만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GM의 몰락과 도요타의 리콜 사태 이후 글로벌 700만대 판매 업체 3~4곳이 주도할 전망인데, 러시아 공장 준공은 현대ㆍ기아차가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현대ㆍ기아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군 정 회장이 눈앞에 다가온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어떤 전략을 내세울 것인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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