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의 접점, 터키 매료시킨 한국
LG, 에어컨·TV 석권… 현대차도 내수 1위로
양국 신뢰 바탕 건설·방산 등 단독진출 확대
지난달 28일 터키의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구시가지에 있는 한 식당. 성소피아 성당, 블루 모스크 등 역사적 유적들에 인접해 있어 늘 전 세계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 곳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열풍은 확연히 느껴진다.
이스탄불 축구팀 베식타스의 경기를 중계하던 벽면의 대형 TV엔 LG로고가 선명했고, 한 켠에 자리한 에어컨은 LG전자의 현지 합작법인인 LG-BEKO 제품이었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식당 주인 데랴씨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내 차도 현대 엘란트라(아반떼의 현지판매명)"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의 제품은 이미지도 좋고, 품질도 뛰어나 대통령 딸부터 일반인들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있다"고 전했다.
동서양 문명의 교차점이자, 글로벌 기업들의 경연장이기도 한 터키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현대차가 지난해 내수시장 1위에 오르며 터키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고, LG전자는 현지 합작사를 통해 지난해 에어컨 시장의 55%를 점유, 사실상 시장을 평정했다. TV부문에서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현지 토종업체와 네덜란드의 필립스, 일본의 소니를 누르고 판매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에는 원전건설과 방위산업 부분까지 우리 기업이 진출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터키진출은 주로 합작 형태를 통해 이뤄졌다. '인적 네트워크(관계)'를 중시하는 터키의 정치, 경제적 특성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현지 대기업인 키바르사와 합작, 1997년에 이스탄불에서 120㎞떨어져 있는 이즈미트시(市)에 공장을 건설했다. 지난달 29일 찾은'현대아싼오토모티브'공장 직원들은 지난해 내수 1위(시장 점유율 16.4%)에 올랐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현지 자동차 업계도 현대차의 1위 달성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1년간 1위를 지켜왔던 프랑스의 르노(지난해 시장 점유율 16%)를 2위로 밀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장 곳곳에는 르노차와 이 곳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를 시트,문, 범퍼 등 부분별로 전시해 놓고 있었다. 안전도와 성능 면에서 현대차가 앞서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 안내를 맡은 나일선 현대차 터키공장 과장은 성공 비결로 꾸준히 소형차 품질을 향상시킨 결과를 꼽았다. 그는 "현대차에는 사이드 빔이 들어가 있지만 르노 제품에는 이런 안전장치가 없다"며 "이같은 품질 덕분에 지난해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콜류치씨는 "압둘라 귤 대통령의 딸도 현대차 겟츠(클릭의 현지 판매명)을 타고 다닐 정도로 우리의 브랜드 인지도는 최상급"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들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소형차에 이어 최근 쏘나타, 제네시스 등 고가 차량을 이스탄불 시내 중심가에 전시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중ㆍ대형차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합작사인 LG아르첼릭도 에어컨의 대명사로 불린다. 1999년 연산 160만대 규모로 설립한 이 합작사는 2004년 이후 터키 에어컨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놓친 적이 없다. 자신감을 얻은 LG전자는 최근 별도의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TV와 휴대전화를 공략, TV는 올들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 경쟁사는 삼성전자. 한국기업끼리 터키 TV시장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셈이다.
임진환 LG전자 부장은 "터키는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답게 필립스, 소니 등 전세계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이라며 "매일 경쟁사의 판매조건과 판촉활동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 기업의 진출은 최근 들어 합작사가 아닌 단독 진출 방식으로 이뤄지고, 사업영역도원전 및 방산, 건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1~4년 사이에 터키에 들어온 CJ제일제당, KCC, 대양금속, 현대로템, 효성 등은 모두 단독으로 진출했다. 이는 그동안 쌓인 양국 간 신뢰 덕분이다. 특히 방산제품 수출이 대표적이다. 현대로템은 한국형 전차 K-2를 4억달러 규모로 터키에 기술이전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터키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고속철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SK건설은 동서양을 가르는 보스포로스 해협을 잇는 1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물론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 야심차게 현지에 공장을 세워 진출했던 KT & G는 터키 정부의 금연정책 강화와 기존 업체들의 텃세로 쓴맛을 봤다. 이 회사는 최근 터키 공장에서 생산한 담배를 인근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지역으로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터키시장은 한_유럽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여하에 따라 다시 한번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터키가 아직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병제 코트라 이스탄불 KBC 센터장은 "최근 터키 정부가 다시 EU 가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며 "터키의 EU가입이 계속 거부될 경우 FTA로 인한 관세철폐 혜택을 못받아 우리 기업의 터키시장 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media.daum.net/economic/autos/view.html?cateid=1074&newsid=20100824210711275&p=hankooki
[전주]핸들 한번 꺽어보자
(level 10)
20%
국내에선 이런 모습 보기 어렵죠?
우린 현기차의 봉이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