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고 서울 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에 육박하면서 `기름값이 무섭다`는 운전자들이 부쩍 늘었다. 실용화된 차량 가운데 가장 연료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국내에 현대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 BMW 7시리즈, 토요타 캠리 등이 있지만 전용차량은 토요타 프리우스(사진)와 혼다 인사이트가 유이(唯二)하다. 특히 프리우스는 1997년 출시 이후 2008년까지 전세계적으로 120만대 이상 판매되며 하이브리드차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시승을 위해 만난 2010년형 3세대 프리우스의 외관은 독특하면서도 이전 모델에 비해 상당히 날렵하고 다이내믹해졌다. 토요타측은 바람의 흐름이 부드럽게 차를 스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기역학적 측면을 중시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내부 공간은 우려와 달리 성인 4명이 타도 충분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낮은 전자음과 함께 주행 준비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가 들어왔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차체가 천천히 미끄러졌다. 저속에서는 전기로 움직이는 만큼 치고 나가는 반응이 다소 느리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정 속도에 오른 뒤에는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3세대 프리우스는 1.8ℓ애킨스-사이클 엔진이 탑재됐으며 엔진과 모터 출력을 합한 시스템 출력은 136마력에 이른다.

프리우스에 마련된 세 가지 주행모드 중 파워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 차의 반응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연료와 배터리 공급량을 늘려 출력과 토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저속 주행하는 EV모드와 효율 향상을 위해 엔진의 응답성을 낮춘 에코모드는 성격 급한 운전자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뭐니 뭐니 해도 프리우스의 최대 미덕으로는 연비를 꼽을 수 있다. 국내 공인연비가 ℓ당 29.2㎞로 국내 시판되는 차량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복잡한 출퇴근길이나 시내 주행에서 거의 엔진을 돌리지 않고 움직이는 만큼 기름값 걱정을 접어둘 수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지능형 주차보조시스템으로 운전자의 편의를 높였고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모두 7개의 에어백과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을 갖췄다. 저공해 친환경차량인 덕에 구입시 최대 310만원의 세제 감면과 혼잡통행료 면제, 주차장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문화일보=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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