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주행만 측정→시내+고속도로 주행 측정
美계산식 활용해 에어컨 등 실제주행여건 반영
"현재 연비보다 평균 20% 떨어질 것"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차량 비중도 낮춘다
입력시간 :2011.08.18 10:59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자동차 연비표시 방식이 전면 개편된다.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하는 등 실제 차량 주행상황을 반영한 미국식 연비 측정 방식이 도입된다.
새로운 연비표시 방식이 도입되면 현재 발표된 연비보다 평균 20%가량 연비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지식경제부는 미국식 연비표시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자동차 연비표시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9월 중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늦어도 4분기에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 및 등급표시에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그간 우리나라의 자동차 연비는 시내주행 모드(CVS-75)에서 운행한 결과만 기준으로 삼았다. 시내주행 모드는 실제 주행거리가 160km 이내의 신차를 대상으로 평균 34.1km/h의 주행속도로 측정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측정은 고속주행이 불가피한 고속도로 상황이나 급가속, 에어컨 가동, 추운 겨울철 기온 등 실제 자동차 주행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말 에너지관리공단이 조사한 설문에서, 운전자의 69.4%가 표시연비와 체감연비 간의 괴리가 있다고 답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 연비측정 방식은 실제보다 평균 20%가량 연비가 높게 표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정부는 내년부터 시내주행만 측정하던 것에서 벗어나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모드를 모두 측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신차가 아닌 주행거리가 3000km 이상의 차량이 시험 대상이다. 고속도로 주행 모드는 평균 77km/h 속도로 측정한다.
각각 측정된 연비는 다섯 가지 실주행여건(5-사이클, ▲시내 ▲고속도로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저온조건 주행)을 반영할 수 있는 계산식에 넣어 최종 연비를 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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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5-사이클" 연비측정 시험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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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람 지경부 에너지절약협력과장은 "5가지 조건을 모두 실제로 측정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그만큼 필요하다"며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만 측정하고, 이를 미국에서 개발된 보정식으로 계산하면 5가지 조건을 실제 측정한 것과 거의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미국에서도 이미 보정식으로 활용해 산출한 연비를 표시하고 있다"며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5가지 주행조건을 모두 실제 측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비 표시 방식이 개편되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차량의 비중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연비 표시 방식 변경으로 연비가 평균 2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1등급 승용차(15km/ℓ)의 비중은 17%에 달한다.
정부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을 상향 조정해 1등급 비중을 10% 내외까지 낮출 계획이다. 또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3.5톤 미만 소형화물차도 앞으로는 등급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