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최근 15경기 1실점, 1승1패 6세이브, 타자당 투구수 3.4개, 이닝당 소요시간 5분 이내.

프로야구 롯데의 새 마무리 투수 최향남(38)의 기록들이다. 방어율과 세이브 숫자도 나무랄데 없지만, 공격적이고 시원스런 투구가 더욱 팬들을 매료시킨다.

최근 롯데 최고의 스타는 단연 최향남이다. 마무리 부재를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며 뒷문을 든든히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인기 요인은 충분하다. 시즌 초반 ‘초보’ 마무리 임경완이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잦은 출루 허용과 블론세이브로 팬들의 애간장을 태운데 반해 5월 말부터 마무리를 맡은 최향남이 100%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하면서 ‘구세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향남은 5월 이후 15경기에 등판해 총 1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단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6번의 세이브 상황에서 모두 세이브에 성공했고 지난 13일 히어로즈전에서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역전승과 함께 시즌 첫 승도 거뒀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 최향남의 진짜 미덕은 ‘속전속결’이다. 포수의 사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투구에 들어간다. 투구 내용도 상당히 공격적이다. 초구부터 ‘칠테면 쳐 보라’는 식으로 타자와 정면승부를 벌인다. 때문에 최향남이 마운드에 오르면 1이닝에 공 10개를 잘 넘기지 않고 그 시간도 5분이면 충분하다. 15일 히어로즈전 9회를 마무리짓는 데는 공 5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최향남의 시원스런 투구스타일에 매료된 팬들은 그에게 ‘칼퇴근 본능’, ‘향운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열광하고 있다. 삼국지의 내용 중 ‘관운장’ 관우가 화웅과의 대결에 나서며 조조가 내민 뜨거운 차를 물리치고 순식간에 화웅의 목을 베고 돌아와 아직 식지 않은 차를 마셨다는 일화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과 미국무대를 전전하며 ‘풍운아’로 불렸던 최향남이 ‘향운장’으로 우뚝 섬에 따라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공격야구’가 뿌리를 내리는 동시에 가을에 야구하고 싶은 롯데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