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이 되어버렸군요....갑작스러운 친구의 전화에 얼떨결에 서울까지 갔다왔습니다....
그 친구 녀석은 채소를 도매하는 녀석인데 물건 받으러 가락동까지 혼자 가야한다고 해서 할 일없는 백수인 제가 봉사좀 해야겠단 말에 갔다 왔는데....
다녀온 뒤 지금은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제껏 제가 나름대로는 잘 살아오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저만의 착각이었네요.... 늦은 밤, 이른 새벽에 경매를 하시고 손수레에 물건을 실어 옮기시고 커피를 파시고 운전을 하시는 진정한 노력파(?)들을 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귀가 얼듯한 추위 속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그 분들 그리고 그 속에 속해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저보다 훨씬 어른스러워 보이는 친구의 모습에 지금 심히 부끄러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으로 끝나면 안된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녁 다섯시반에 대구를 출발해 아홉시 이십분에 서울가락동시장에에 도착하고 약 세시간 반정도 동안 경매에 따라댕기고 시장을 돌며 물건값을 흥정하고 조그마한 일톤트럭에 짐을 산떠미같이 싣고 바로 한시에 출발해 네시 십분에 대구에 도착해 버리는 친구를 따라다니며 느낀 값진 교훈인거 같습니다.....
사실 스물 다섯살 그의 차 체어맨을 보며 "허파에 바람 든 녀석", "허영에 찬 녀석"이라 생각하고는 했는데... 그것은 그의 노력에 대한 댓가란 생각도 들기도 하구요..저도 최소한 친구에게 부끄러운 이는 되지 않아야겠단 생각을 하며 잠에 들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