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노가다이] 나무 그림 : 여명
- 〔서경〕원폴
- 조회 수 1089
- 2013.04.02. 10:44
제 블로그 글입니다.
항상 안운하세요 ^^
[나무 그림]
여명
기존 타일벽면에 설치된 수건걸이를 제거하지 않고 그 걸이를 이용해
새로운 수건 수납박스를 벽에 거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
욕실에 걸어두는 타올걸이를 이용해 피스니 실리콘이니하는 아무런 고정장치를 추가하지 않고
그래서 당연히 타일 벽면 손상도 없는 물건을 만들었다.
지난번 욕실거울 테두리를 만들 때는 같은 색의 레드시다만 받아서 별 부담없이 소나무색 스테인을 발라 색상을 통일시켰는데
이번에 받은 나무는 색상이 다양하다.
그래서 나무의 원래 색상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들기로 한다.
레드시다 18T에 폭 85mm짜리 판재를 사이즈대로 자르기만하면 되므로 별도의 도면 같은 것은 없다.
욕실물품이라 녹이 슬지도 몰라서 경첩은 생략하고 측면에서 피스를 심어 문짝을 여닫게 만든다.
이 작업에는 나무의 회전반경을 염두에 두고 위치를 잡아야한다.
구석 구석 사포 신공....
하단 받침대 부착.
하단이 가장 어두운 부분이고 점차 밝은 색으로 올라간다.
이 녀석을 만들면서 나무색의 조합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산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점차 물드는 새벽 여명같은 느낌이 들어
이름을 여명이라고 하고 나무가 그린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그림'에 경첩이 보인다는 것은 어색하므로 경첩은 생략한 것이다.
아래 물건은 아직 완성 전인 욕실 물품.
투명스테인으로 작업하기 전.
욕실 수건걸이의 이 공간을 이용해 본다.
검은선의 폭만큼 정확히 거치대?를 만들어 박스에 부착하고 박스를 이 공간에 끼우는(위에서 아랴로) 간단 작업.
그럼에도 나는 '나만의 실수'를 범했다.
남들은 '나만의 팁'도 있던데...
나는 항상 실수를 밥 먹듯 하니...
이런 실수는 그냥 '나만의 실수'로 그쳐야 할 것같다...끙;;
'나만의 실수'란 저 지지대? 거치대?를 부착하면서 문짝이 잘 열리도록 사선으로 자르는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미리 홈을 만든 위치와 타올걸이가 정확히 맞지 않아 뒷면에 공간이 생겼다.
이 작업의 핵심은 박스가 벽면과 빈틈없이 타이트하게 끼워져야 박스가 제대로 벽면에 고정되는데
그런 실수를....+_+
그래서 일단 홈은 나중에 위치 다시 잡아 교정하기로 하고 임시로 이것 저것 나무 토막을 끼워 보니
히노끼 우드타일이 타이트하게 딱 맞에 양쪽에 한장씩 끼워줬다.
저렇게 벽면에 타이트하게 밀착되야 박스가 앞으로 자빠링하지 않고 잘 살게된다.
만약 앞으로 기우는 힘이 있다면 하단이 벽쪽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타이트한 밀착으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박스는 끄떡없이 벽면에 붙어?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콘트리트벽이나 이런 타일에 못질하는걸 싫어하기 때문레 선반도 만들기만 하고 잘 걸지 않는데
이 수건걸이를 이용하니 벽면 손상도 없이 깔끔한 마무리가 되어 보기 좋다.
나무가 그린 '그림'이므로 앞에 손잡이도 달면 곤란해 저런 목공자석을 부착해 문을 밀면 열리게 만들었다.
이 공간은 절대 '수납'의 용도가 아니다.
차가운 느낌의 철물 수건걸이를 가려볼 생각에 시작한 작업이고
나무의 결이 보기좋고 색상의 조합이 맘에 들어
나무만이라도 벽에 걸어두고 바라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뜻하지 않은 수납공간이 생겼다.
실내조명 탓인지 제대로 '그림'의 색상을 표현하기 어렵지만...
예전에 노인봉 무인대피소에서 혼자 묵으면서
멧돼지들 꽥꽥대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밤 새우고 어두운 새벽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
그 일출 직전의 여명이 자꾸 생각난다.
내 발 아래는 어두운데...
저 멀리 주문진 바닷가에서 떠 오르는 해로 인해 먼 곳부터 밝아지던 그 여명.
이 작은 소품 하나로 철물도 가리고 바라볼 때마다 여명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대청이나 천왕봉처럼 사람들 북적이는 곳에서 보는 일출 보다
이렇게 새벽에 홀로 바라 보는 일출이 더 기억에 남는다.
거울에 비친 그림.
지난번에 치수 확인도 하지 않고 눈짐작으로 대충 만들어 낭패를 본 수건걸이를 올려 본다.
나무 표면에 살짝 스크래치가 생겨 스텐실로 위장.
히노끼로 만든 걸이가 아깝다.
누군가 주인을 만나는 날이 오겠지.
마감은 GORI 스테인 투명 2회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