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흔히 '우주에서 보이는 건축물은 만리장성 뿐'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만리장성의 두께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의 오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인간의 흔적을 우주에서 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건물 그 자체를 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사각의 도시 구획 정도는 충분히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주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이 남긴 흔적 중에서는 우리들 자신의 추한 모습을 반영하는게 더 많은 것은 정말로 슬픈 일이지요.

이것은 그 중 하나인 버클리 핏(Berkeley Pit)입니다.
미국의 몬타나에 있는 폐광의 흔적인데, 오랫동안 구리를 캐낸 이곳은 이제 최대 깊이 500m에 2.4km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 호수'로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깊이 200m가 넘는 이 '인공 호수'가 '호수처럼 맑은 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진에서 보는 대로 검은 색인데 이 물은 산성이고, 카드뮴을 비롯한 각종 중금속과 독성 화학물질로 가득차 있다고 하지요.
자칫 여기에 빠지기라도 했다간 '클럽에서 뽑은 최고의 악?으로 변신할지도 모릅니다.
1982년에 폐쇄된 이래 지금까지 그 독성은 더해져만 갔고, 1995년에는 이 주변에서 흰기러기가 대량으로 몰살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시체가 발견된 것만 300마리가 넘는다고 하지요.)
이 호수에서 이따금 발생하는 안개는 주변 주민들과 동식물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미스트>인감?) 주변의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의 물을 정화하는데는 앞으로도 최소한 10년은 넘게 걸릴 것이라니...)
하지만, 이렇게 독한 물에서도 소수의 박테리아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보다 놀라운 것은 이 주변에서 '관광객'이라는 생명체가 이따금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는 수많은 광산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들 광산의 흉측한 흔적이 앞으로 오랜 기간 죽음의 지역으로 남을 것을 생각하니 왠지 소름이 끼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