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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생각 안먹어요 엄마잖아요 제가...


제목을 무어라 할지 망설여졌습니다.
잠시동안 마음을 추스리고 적은 제목...
"나쁜 생각 안먹어요 엄마잖아요 제가..."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를 결국 제목으로 적었습니다.

모임이 있어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온뒤 보게 된 타큐멘터리.
프로의 제목은 "풀빵엄마" 였습니다.
일전에 예고를 스치듯 본 기억이 있어 집에 혼자 가만히 앉아 보았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어서 그럴까...궁금했습니다.

2007년 7월 위암 2기 판정.
8살 딸 은서, 6살 아들 홍현이를 풀빵을 팔아 키우는
그녀는 저보다 4살이 많은 38세. 그녀의 이름은 최정미, 아니 엄.마.입니다.

엄마이면서 또 아빠의 역할을 해오며 두 아이들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는 최정미씨.
월요일 아침이면 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금요일에야 다시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을 이제껏 3년째 해오고 있는데 월요일마다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암 선고를 받고 바로 수술을 했으나 4개월 만에 재발을 해서 이제는
양쪽 난소는 물론 임파선과 복막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병 자체는 상당히 말기 쪽에 속한 상황입니다.
2주마다 항암치료를 받는데 1차 치료 12번을 포함해 벌써 18번째라고 하는군요.
손목에 주사 바늘을 꽂을 곳이 없어 가슴 언저리에서 핏줄을 찾는 모습을
봤을 땐 얼마나 힘이 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살 은서는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이 잠이 들었을 때 혼자 기도를 합니다.
자꾸 애를 슬프게 만드는 카메라맨이 야속합니다.
"내가 엄마한테 잘해준 거 있으면 좋겠는데, 근데 잘해주는게 없어요. 엄마한테,
엄마 퇴원하고 싶다. 하나님 퇴원하게 해주세요. 아프게 안 하고 싶어요.
맨날 집에가고 싶어요, 이런 말도 했는데..."
은서도 울고 저도 울컥합니다.

복수(배에 물참)때문에 3리터를 빼어내고 최정미씨는 의사에게 묻습니다. 웃으면서...
"저 같은 위암 환자들은 생존률이 어떤가요? 하하하..."
웃음이 나올까...나 같으면 어땠을까...우리 엄마면 어땠을까...만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08년 초부터 항암치료하셨죠? 지금은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일반적으로 그 당시로 봤을 때
사실은 1년 반, 2년 그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좋지 않을 경우도 대비하셔야 되요.
어쩔 수 없어요..."
"항암제를 계속 맞는대두요...................?"
"......"

병원 내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냅니다.
바보같이, 물어보지 말지...그런거 생각안하고 살 수 있단 생각만 하지...
안타까웠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한 걸음 옮기는 것 조차 힘든 이 상황에서
그녀를 지탱해 주는 것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녀가 아니 엄.마.가 말합니다.
힘드는 거...참을 수 있어요. 차라리 제가 없어지는 거보다
없어져서 우리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거 생각해봐요.
그거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이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린이집 발표회, 모처럼 머리도 자르고 이쁘게 화장하고 아이들을 보러갑니다.
홍현이는 긴장해서 울고, 맏딸 은서는 장기자랑이 끝난 뒤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합니다.
"누구누구 왔어요?"
"엄.마.가요..."
"엄마한테 혹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네......엄.마. 엄마...우리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수를 치는 엄마의 눈에 눈물이 흐릅니다.

살고 싶습니다. 내가 살고자 하는 것은 내겐 소원이나 희망, 바램이 아닙니다.
엄마로서 내가 해야하는 최소한의 의무이자 책임. 나는 그것을 절대로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나레이션을 맡은 허수경씨의 목소리도 떨려옵니다.

어찌어찌 쓰다보니 내용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게 더 저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엄.마.라는 두 글자가 가진 의미를
가슴 시릴만큼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네...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도웁시다. 적어도 물질이 없어 무언가 해보지 못하고 끝.나게 되는 상황을,
그것만큼은 막아줍시다. 그녀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어떤 치료도 받아내어 살아내겠다고 합니다.
같은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이 된다는...
그 일부가 될 수 있는 고귀한 행위를 저는 존경합니다. 동참해 주십시오.

풀빵엄마 최정미씨의 딸 최은서양의 개인계좌입니다.
기업은행 084-068377-02-011  예금주 최은서
현재 풀빵엄마 최정미씨는 고척동 평화모자원(모자가족 보호시설)에서
은서, 홍현이와 살고 있습니다.

다운받아둔 영상이 있습니다.
보고 싶으신 분은 네이트온 ojh811@nate.com 친구 등록하셔서
다운 받아가세요. 다른 영화나 음악파일 들도 있으니 다 퍼가셔도 됩니다.
오늘 오전부터 계속 열어놓겠습니다. 비번은 오늘 날짜 네자리입니다.


가제트(오종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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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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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넉울-_-v 2009.05.09. 08:27
아..이거..직접 보지는 못하고, 이야기만 들었는데..
듣기만 해도..안타깝다는 생각이 가슴이 찡해지더군요..-_ㅜ;;

네티님..이거 좀 공지로 하심이 어떠실지..
eastbound 2009.05.09. 12:30
너무나 약소합니다만 입금합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나네요..저희 엄마도 위암이셨거든요..
힘드시더라도 끝까지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가족 모두에게 평화와 사랑이 있기를...
BearsPower 2009.05.09. 13:30
저도 어제 혼자 보면서 눈물을 흘렸네요.......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고~~~
[서경]Black 티쥐 2009.05.09. 21:26
아..또 여기서 이렇게 글로보니 ㅡㅜ
정말이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TV보면서 눈물 이라는걸 흘려 보았습니다.
못보신분들...다시보기를 해서라도 한번쯤 보실수 있다면 삶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지금의 내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실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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