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10원… 귀하신 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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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2일 (수) 02:57 조선일보
귀찮은 10원… 귀하신 10원
[조선일보 신지은, 인턴, 인턴 기자]
한국은행과 대형 유통업체(할인점·수퍼체인 등) 간에 ‘동전 전쟁’이 벌어졌다. 10원짜리가 바로 갈등의 원인. 상품가격을 10원 깎아서 끝 단위를 90원 단위로 판매하는 이른바 “90원 마케팅’을 전개하는 유통업체들은 “동전을 달라”고 아우성이고, 한국은행은 “동전을 많이 찍어봐야 제조원가에도 못 미친다”며 맞서고 있다.
◆“동전 좀 주세요!”
21일 오후 3시 롯데마트 서울역 지점. 소시지 1개 990원, 소주 1병 490원, 초콜릿 1 봉지 1790원. ‘가격 파괴’라는 문구와 함께 90원 마케팅이 한창이다. 계산대에서 현금으로 계산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지폐를 내고 잔돈을 수북이 거슬러 받았다. 10원짜리가 절반 이상이다
30대의 한 여성 계산원은 “10원짜리가 너무 모자라서 중간에 몇 줄을 더 타올 때가 있다”며 “100원, 500원짜리 동전은 손님이 주기도 하지만, 10원짜리는 마냥 나가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선 매일 동전이 약 1만5600개 필요하다. 10원, 100원짜리 동전 각각 6000개, 50원, 500원짜리 동전 각각 1800개씩을 거래 은행에서 받아온다.
C은행 자금결제담당 직원은 “대형 거래처에 주기 위한 10원짜리 동전을 구하는 것이 큰일 중의 하나”라며 “2주에 한 번씩 한국은행에서 10원짜리를 공급받지만 원하는 만큼 다 받아오진 못한다”고 말했다.
◆“동전 찍을수록 세금 낭비”
990원 마케팅은 한국은행에 골칫거리다. 10개 중 4개꼴로 증발해 버리는 동전 때문에, 매년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만 약 400억원. 특히 10원짜리 동전은 지난해 구릿값이 올라 제조비용만 38원이 든다. 찍어낼수록 세금만 낭비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은 10원짜리 공급량을 늘리지 않는 대신, 유통업체에 동전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정액 이상 물건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10원 단위 금액은 할인해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S업체 관계자는 “990원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심리적 효과가 대단해서 포기할 수 없다”며 “중앙은행이 민간 기업 마케팅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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