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충돌해도 안 터지는 에어백, 분통터져"






교통사고를 당한 자동차 운전자가 에어백이 제때 터지지 않은 바람에 큰 화를 입을 뻔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는 "에어백이 터질 만한 사고가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K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8시45분께 서울 강동구에서 현대자동차의 RV차량인 투싼을 운전하다 관광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신호를 무시한 관광버스가 좌회전 중이던 투싼의 보조석 부분을 들이받았고, 이 충격으로 튕겨져 나간 투싼이 가로수를 재충돌한 사고였다.

이와 관련해 K씨는 사고 당시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장치인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는 "투싼을 살 때 안전이 제일이라는 생각에서 에어백을 여섯 개나 달았는데 한 개도 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충돌 때는 아무런 정신이 없었지만 2차로 가로수와 충돌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에어백이 터지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어떻게 여섯 개나 되는 에어백이 한 개도 안 터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자신이 받은 충격과 차량의 상태로 봐서 당연히 에어백이 터졌어야 했다고 생각한 K씨는 가입한 보험회사를 통해 현대자동차에 에어백에 대해 문의를 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속력이 모자라서 에어백이 안 터졌다", "(충돌 부분에) 에어백 센서가 없다", "에어백이 터졌으면 더 다쳤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현대자동차 측의 얘기는 변명으로밖에 안 들렸고 그 변명조차 설득력이 전혀 없었다. 차를 고친다 한들 터지지도 않는 에어백을 어떻게 믿고 탈 수가 있겠는가"라면서 지난달 30일 투싼 동호회인 '아이 러브 투싼'의 회원들에게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현대자동차 홍보실 관계자는 한국아이닷컴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고는 관광버스와 충돌한 후 경계석을 들이받고 다시 가로수와 충돌한 사고였다. 펀치를 한 대 맞으면 에어백이 터지지만 잽을 세 번 맞는다고 해서 에어백이 터지진 않는다. 에어백은 사망을 중상으로, 중상을 경상으로 줄여주는 장치다"라면서 "에어백이 터질 정도로 큰 사고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고 후 병원 치료를 받은 K씨는 "심한 충격 때문인지 오른쪽 무릎과 팔꿈치가 심하게 아팠고 두통으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면서 "사정상 합의를 하고 퇴원했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