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이슈] 수상한 차 보이자 번호판 '클로즈업'
- [경]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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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은행원 김모(35)씨. 김씨가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그의 일상은 CCTV에 기록된다.
아파트 현관과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골목길에 설치된 방범카메라를 지나 버스를 타면 차량 내부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그를 노려보고 있다. 일하는 동안에는 은행 보안을 위해 설치한 감시카메라가 그를 지켜본다.
개인의 사생활 엿보기를 비판적 시각에서 다룬 미국 영화 '트루먼 쇼'(1998년 작, 짐 캐리 주연)와 같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 시간대별 감시체제=지난 10일 오전 9시 서울 신사동 A초등학교 앞. 지방의 번호판을 단 검은색 그랜저 차량 한대가 주차된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관제센터에 설치된 CCTV는 360도 회전, 100m 줌(zoom) 기능을 갖춘 최신 장비다. 반경 100m 범위에서 자동차 번호판까지 판독할 수 있다.
"신사동 14번 카메라 확대하세요."
차량번호가 화면에 잡히자 모니터하던 경찰관이 센터 내에 설치된 차량조회기를 이용해 수배차량인지를 확인했다.
조회 결과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도난신고된 차량인 것으로 밝혀지자 지구대에 출동요청을 내렸다.
그러나 차량 운전자가 현장에 없어 절도 용의자를 붙잡지는 못했다.
관제센터의 집중 감시지역은 시간대별로 달라진다. 이른 오전에는 주로 학교 주변에 신경을 쓴다.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이나 학교 쪽으로 다가서는 차량들이 주요 감시 대상이다.
심야시간에 관제센터에는 팽팽한 긴장이 돈다. 술집이 몰려있는 상가 주변뿐만 아니라 밤늦게 귀가하는 유흥업소 종업원들까지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정 센터장은 "중.고등학생들이 놀이터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발견되면 청소년 선도를 위해 경찰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 22명이 24시간 감시=관제센터에는 센터장을 포함해 모두 22명이 근무하고 있다.
여성모니터링 요원 15명과 지구대에 상황을 보고하는 경찰 3명, 이들을 보조하는 의경 3명과 시스템을 관리하는 보안업체 직원 3명으로 구성됐다.
3교대로 근무하면서 CCTV가 설치된 지역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 요원들은 272개 지역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이곳의 대형 TV로 전달되는 현장 상황을 감시한다.
모니터링 요원은 모두 여성이다. 남성이 개개인을 쳐다본다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여성만 채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여성 모니터링 요원은 20대에서 40대까지 나이와 학력을 불문하고 뽑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식을 둔 '아줌마'에서부터 경찰이 되기 전 실무를 쌓겠다고 지원한 대졸자까지 다양하다.
시력이 좋은 사람을 뽑다 보니 안경 쓴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2주간 자동차 모델 식별 훈련 등 '특수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관제센터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CCTV 아래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양치기 소년'들.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설치 초기에는 어린이들의 장난으로 비상벨이 울리는 경우가 하루에 50건이 넘었었다.
◆ 해외에도 CCTV=영국은 400만대에 달하는 CCTV가 설치될 정도로 방범카메라의 왕국이다. 영국 정부는 1999년 6000만파운드(약 1230억원)를 투자해 주요 우범지역과 교통위반 지역에 CCTV를 설치, 질서를 유지할 계획을 세웠다. 2002년 현재 영국 정부에서 설치한 CCTV는 500여 도시에 걸쳐 4만대가 넘는다.
프랑스 파리 북쪽 자치구인 르발르와도 95년부터 범죄 취약지와 도로변 등에 338대의 CCTV를 설치했다. 자치구 경찰서 종합상황실에서 모니터 10대로 상황을 점검하며 비상시에는 무전으로 순찰차에 지령을 내린다.
그러나 CCTV는 주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규정하고, 개인의 동의 없이 24시간 감시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남경찰서 송갑수 생활안전과장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등에서 나타났듯이 최근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고도로 지능화하고 있다"며 "CCTV를 통해 이 같은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범죄 발생시 수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백일현 기자 hysohn@joongang.co.kr ▶손해용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ysohn/
중앙일보 2004-11-13 06:54:05
아파트 현관과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골목길에 설치된 방범카메라를 지나 버스를 타면 차량 내부에 설치된 CCTV 카메라가 그를 노려보고 있다. 일하는 동안에는 은행 보안을 위해 설치한 감시카메라가 그를 지켜본다.
개인의 사생활 엿보기를 비판적 시각에서 다룬 미국 영화 '트루먼 쇼'(1998년 작, 짐 캐리 주연)와 같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 시간대별 감시체제=지난 10일 오전 9시 서울 신사동 A초등학교 앞. 지방의 번호판을 단 검은색 그랜저 차량 한대가 주차된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관제센터에 설치된 CCTV는 360도 회전, 100m 줌(zoom) 기능을 갖춘 최신 장비다. 반경 100m 범위에서 자동차 번호판까지 판독할 수 있다.
"신사동 14번 카메라 확대하세요."
차량번호가 화면에 잡히자 모니터하던 경찰관이 센터 내에 설치된 차량조회기를 이용해 수배차량인지를 확인했다.
조회 결과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도난신고된 차량인 것으로 밝혀지자 지구대에 출동요청을 내렸다.
그러나 차량 운전자가 현장에 없어 절도 용의자를 붙잡지는 못했다.
관제센터의 집중 감시지역은 시간대별로 달라진다. 이른 오전에는 주로 학교 주변에 신경을 쓴다.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이나 학교 쪽으로 다가서는 차량들이 주요 감시 대상이다.
심야시간에 관제센터에는 팽팽한 긴장이 돈다. 술집이 몰려있는 상가 주변뿐만 아니라 밤늦게 귀가하는 유흥업소 종업원들까지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정 센터장은 "중.고등학생들이 놀이터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발견되면 청소년 선도를 위해 경찰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 22명이 24시간 감시=관제센터에는 센터장을 포함해 모두 22명이 근무하고 있다.
여성모니터링 요원 15명과 지구대에 상황을 보고하는 경찰 3명, 이들을 보조하는 의경 3명과 시스템을 관리하는 보안업체 직원 3명으로 구성됐다.
3교대로 근무하면서 CCTV가 설치된 지역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 요원들은 272개 지역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이곳의 대형 TV로 전달되는 현장 상황을 감시한다.
모니터링 요원은 모두 여성이다. 남성이 개개인을 쳐다본다는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여성만 채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여성 모니터링 요원은 20대에서 40대까지 나이와 학력을 불문하고 뽑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식을 둔 '아줌마'에서부터 경찰이 되기 전 실무를 쌓겠다고 지원한 대졸자까지 다양하다.
시력이 좋은 사람을 뽑다 보니 안경 쓴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2주간 자동차 모델 식별 훈련 등 '특수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관제센터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CCTV 아래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양치기 소년'들.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설치 초기에는 어린이들의 장난으로 비상벨이 울리는 경우가 하루에 50건이 넘었었다.
◆ 해외에도 CCTV=영국은 400만대에 달하는 CCTV가 설치될 정도로 방범카메라의 왕국이다. 영국 정부는 1999년 6000만파운드(약 1230억원)를 투자해 주요 우범지역과 교통위반 지역에 CCTV를 설치, 질서를 유지할 계획을 세웠다. 2002년 현재 영국 정부에서 설치한 CCTV는 500여 도시에 걸쳐 4만대가 넘는다.
프랑스 파리 북쪽 자치구인 르발르와도 95년부터 범죄 취약지와 도로변 등에 338대의 CCTV를 설치했다. 자치구 경찰서 종합상황실에서 모니터 10대로 상황을 점검하며 비상시에는 무전으로 순찰차에 지령을 내린다.
그러나 CCTV는 주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규정하고, 개인의 동의 없이 24시간 감시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강남경찰서 송갑수 생활안전과장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등에서 나타났듯이 최근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고도로 지능화하고 있다"며 "CCTV를 통해 이 같은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범죄 발생시 수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백일현 기자 hysohn@joongang.co.kr ▶손해용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ysohn/
중앙일보 2004-11-13 06:54:05
슬리버란 영화도 생각나고...좋은게 좋은건지...사실 판단이 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