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건 싫건, 대한민국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과시, 신분, 성공의 척도. 단순히 타고 다니는 물건에는 붙지 않는 이 같은 상징성이 따라다닙니다.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이상, 기아자동차의 K7이상, 르노삼성 자동차의 SM7 이상급이 그 경계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랜저도 다 같은 그랜저가 아닙니다. 그랜저 내에서도 급이 있고, 어느 급을 타느냐에 따라서도 그 안에서 다시 한번 급이 갈립니다.
2400cc 엔진이냐, 2700cc 엔진이냐에 따라 그 차주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죠.
“무슨 얘기냐, 그냥 자동차를 자동차로 보지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그렇게 차를 자세하게 뜯어본다는 말이냐?”
이렇게 얘기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랜저 2400cc 모델인 ‘Q240’을 구입하는 운전자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랜저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 Q240이라는 것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리에 돌아다니는 그랜저의 트렁크 오른쪽 아래 붙은 엠블럼에서 ‘Q240’이란 글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찾기 어려운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GM대우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사자마자 거의 30만원 돈을 들여서 회사와 모델명 엠블럼을 뜯어 고치듯, 그랜저 Q240 구매자들의 차량의 Q240엠블럼은 약 3000원정도 하는 Q270엠블럼으로 바뀌는 겁니다.
사실, 현대자동차가 르노삼성차가 독점하다 시피 하던 2300cc대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TG그랜저 Q240(2355cc)을 내놓을 때만 해도 Q240과 Q270의 외관상 차이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랜저를 교통수단 외에 ‘상징’과 ‘과시’용도로도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은 일종의 ‘혜택’이었습니다. 몇 천 원짜리 엠블럼 하나만 바꿔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랜저 보다 300만 원 이상 값이 싼 그랜저를 살 수 있었으니 말이죠.
현대자동차는 한동안 소비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두고만 봤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눈썰미가 조금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엠블럼을 바꿔 붙인 소비자들은 굴욕적으로 비춰지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은근슬쩍 Q240과 Q270의 외모를 바꾼 것입니다.
과거에는 Q240 Q270모델 모두 16인치 휠과 타이어가 장착됐었는데, 최근에는 아무리 고급형이라도 Q240에는 16인치 휠과 타이어, Q270 모델에는 아무리 기본형이어도 17인치 휠과 타이어가 장착되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Q270으로 가장하기 위해서는 이제 100만원정도 들여 휠과 타이어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제부터 도로나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그랜저 Q270 차량을 유심히 보시죠. 대부분 신형 Q270 그랜저의 휠과 타이어는 16인치일 겁니다.
Q240과 Q270사시의 장벽을 100만 원대로 올려놓은 현대차보다 기아차는 훨씬 높은 장벽을 쌓아뒀습니다. 적어도 그랜저는 앞 뒷모습만 봐서는 배기량을 알기 쉽지 않지만, K7은 타이어와 횔 사이즈에 더해 아예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다른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최소 100만원+그릴 개조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 비용 더하느니 차라리 2700cc를 사는 게 좋다는 판단을 내리기 십상입니다.
Q240 휠과 타이어
Q270 휠과 타이어
르노삼성의 SM7 역시 16인치 휠과 17인치 휠로 선을 그어 두고 ‘저렴한 등급 상승’을 막고 있습니다만 LE나 RE로 탈바꿈한 SE 모델이 종종 목격되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SM7의 고급 SE모델에는 LE용 17인치 휠과 타이어가 장착돼 나오는데다 외관상으로는 차이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모델이야 말로 엠블럼 튜닝으로 눈속임하기 딱입니다.
그런데 어떡하죠, 밤 되면 다 탄로 날 텐데. SM7 LE모델부터는 HID램프, SE까지는 일반 할로겐램프이거든요.
근데 확실히 차종이 늘어서 복잡한거보다
메이커에서 옵션질로 트림을 늘려서 복잡하네요 저사양,고사양 정도만 되도 직관성있을텐데
우선 차량 옆라인 은색 그 뭐죠??
그것도 같이 하셔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