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비접촉사고도 교통사고다. (교통사고 전문 스스로닷컴을 사랑하는 사람들) |작성자 김과장

'교통사고'가 뭐냐고 물으면 차와 차가 부딪치거나 차가 사람을 친 사고라고 얘기할 것이다. 보통은 "차 : 차 사고" " 차 : 인 사고"라고도 한다. 이 두 사고의 공통점은 서로 부딪친 사고이다. 차가 다른 차를 들이받고, 차가 사람을 충격한 사고이다. 부딪친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접촉"이다. 가벼운 사고를 접촉사고라고도 하지만, 접촉이 가벼우면 작은 사고이고 접촉이 강하면 큰 사고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교통사고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부딪치지 않았으면 교통사고가 아닌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내 차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맞은 편에서 오던 차가 갑자기 불법유턴하는 바람에 내가 그 차를 피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급히 핸들을 틀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아 내가 크게 다치고 차도 많이 망가졌을 때 이 사고는 교통사고일까 아닐까? 어떤 분들은 상대편 차와 부딪친 것이 아니기에 단독사고에 해당되고 보상이나 처벌도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 사고도 상대편의 잘못으로 인한 교통사고이다. 만일 내가 무리하게 피하지 않았었다면 중앙선을 침범하여 불법유턴하던 차와 정면 충돌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상대편은 중앙선침범사고로 형사처벌 받아야 하고 내가 입은 모든 손해를 그 차의 보험사가 다 보상해 줘야만 한다. 내가 그 차를 피하지 못했을 땐 상대편이 형사와 민사책임을 다 져야 하는데 내가 그 차를 피하느라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이 없다면 말이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다치고 내 차가 망가진 것은 상대편의 중앙선침범이라는 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즉 내가 다친 것은 상대편의 중앙선침범이 원인이 된 것이다. 따라서 상대편은 내 사고에 대한 원인제공 차량이기에 상대편은 형사처벌도 받고 내 손해에 대해 모두 다 보상해 줘야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원인제공 차량이 될 때를 "비접촉 사고"라 한다. 이와 같은 사고는 중앙선침범 뿐 아니라 상대편의 신호위반을 피하는 과정에서도 생길 수도 있고, 상대편의 급차선변경을 피하는 과정에서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편과 직접 부딪쳤다면 두 차가 현장에 남게 되거나 또는 상대편이 도망가더라도 차량 파손 흔적을 토대로 잡을 수 있는데 직접 부딪치지 않은 사건에서는 목격자가 없으면 그냥 가버린 차를 찾기 어렵고 찾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 답답해진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 CCTV가 있거나 내 차에 불랙박스가 장착되어 사고 상항이 녹화되어 있다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다.

따라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내 차에 블랙박스 설치를 권하고 싶다. 20~30만원이면 상당히 좋은 블랙박스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목격자가 없는 늦은 밤에 누가 신호위반한 것인지 누가 급차선변경한 것인지 등을 가릴 수 있고, 비접촉사고에 대해서도 상대편의 원인제공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편, 자동차가 불법유턴할 때 맞은 편에서 정상적으로 달려 오던 오토바이가 자동차와 부딪치지 않으려고 급브레이크 잡다가 넘어져 다쳤을 때 "다행이다, 안 부딪쳤으니"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가면 뺑소니가 된다. 나랑 직접 부딪치지 않았어도 나의 불법유턴이라는 잘못이 원인이 되어 상대편이 다쳤기에 당연히 차에서 내려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냥 가버리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의 뺑소니로 무겁게 처벌된다. 피해자가 많이 다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 뿐 아니라 4년간 면허취소에 처해진다. "직접 부딪치지 않았으면 괜찮은 걸로 알았다. 법을 몰라서 그냥 간 것이고 뺑소니칠 마음은 없었다"라고 사정하더라도 구제받지 못한다. 이는 "남의 물건을 그냥 가져가면 절도죄로 처벌된다는 걸 몰랐다"라고 하더라도 처벌을 피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문철변호사의 교통사고전문 스스로닷컴 www.susu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