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아! 황진이!
- [서경]팬케이크™
- 조회 수 423
- 2011.06.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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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동짓달 지루하도록 기나길고, 외로운 밤을 한 허리 잘라내어
임 오신 밤에 길게 풀어 놓고 싶다는 연모의 정을 노래한 시조.
황진이만의 맛깔스런 어휘로 노래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이 시조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나요...
★한가하고 할 일 없는 날 시간을 한 허리 베어내어
요즈음처럼 바쁜 날 굽이굽이 풀어내고 싶어서랍니다.
사실 요즈음 너무 바쁘다 보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거든요.
지금 잠시 머리 식히면서 글을 올리지만
일이 집중이 안 되면 조금은 답답합니다.
넘 바쁘고 정신 없다 보니, 갑자기 황진이 생각이...
나는 거에요...!
★원래 황진이 시조하면 청산리 벽계수를 꼽지만
저는 상사몽이란 황진이의 한시가 좋아요!
꿈속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임인데
그것도 엇갈리는 운명이라서 다음 날 밤 꿈에는
꼭 같이 만났으면 하는 절실한 소망으로 노래한 시랍니다.
★상사몽(相思夢)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내가 임 찾아 떠났을 때 임은 나를 찾아왔네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訪歡時歡訪? (농방환시환방농)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또 하나의 멋진 한시,이 한시는 연인 소세양과의
이별을 앞두고 읊은 시입니다. 소세양이 소싯적에 이르기를,
“여색에 미혹되면 남자가 아니다”라고 했다는 거에요.
그는 황진이의 재주와 얼굴이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는
“내가 황진이와 한 달을 지낸다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자신이 있네. 하루라도 더 묵는다면 사람이 아니네”
라고 호언장담을 하였다는 거지요.
그러나 막상 송도로 가서 황진이를 만나보고 의기투합하여
30일을 같이 살았답니다. 일종의 계약 연애인가요?
어쩔 수 없이 떠나려 하니, 황진이가 누에 올라 이 시를 읊었다는
거에요. 이 시를 듣고 소세양은 결국 탄식을 하면서
“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 머물렀다는 거랍니다.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떠나려는 연인을 시 한 수로 휘어잡는 황진이야 말로
정말 매혹적인 멋진 여성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 시조도 깔끔하고
아주 좋은데요... 가지 말라고 잡았으면 안 갔을 임을
일부러 보내놓고 그리워하는 정을 자신도 모르겠다는
후회의 마음을 표현한 격조 높은 시조랍니다.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어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저도 황진이처럼,한가한 12월의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뚝 떼어내어,임이 오신 날이 아닌
요즈음 같이 바쁠 때에 굽이굽이 펼칠 수만 있다면..
넘 행복할텐데...... 양반집 서녀로 태어나
한 남자의 아내가 되기보단 기생의 삶을 택했던
황진이,비록 천한 기생이었지만,높은 품격과
미모로 당대의 모든 남자들을 휘어 잡았을
황진이의 모습이 넘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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