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男
아마 욕심나서 그럴거야 니가 이러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밖에 없는 거 같아
이때까지 그냥 멀쩡하게 잘 지내왔는데 이제와서 갑자기 니가 나 좋아한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 내가 갑자기 변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마 욕심나서 그럴거야 다들 너 좋아하는데 나만 아니라고 하니까 내가 자꾸 도망다니니까..
사람들 그런 심리 있더라? 아홉명이 날 좋아하는데 남은 한명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한명한테만 욕심 나는거
그러니까 당분간은 너 하자는 대로 할게 니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그렇게 며칠 지내다가 니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 그러고 나면 너 나 별로일 거야
갑자기 시시해지고, 나 갖고 싶지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하면 너 이 말때문에 또 오기 부릴까?
어쨌든.. 어쨌든! 니가 하자는대로 며칠 지내보자 음.. 지금 뭐하고 싶어? 밥 먹을래? 아님 영화 볼까?
女
넌 그렇게 해서라도 내가 널 싫어하면 좋겠다는 거네?
싫어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라면 그럼 내가 널 좋아해도 되니?
니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비참해 하면서 '다 그만두자.' 너 그렇게 예상했겠지만 난 안 그래 난 니 말대로 할 거야 난 손해 볼 거 없거든
자존심 상하고 비참한 거 그건 이미 오래 전에 괜찮아졌어 그래. 니 말대로 내가 욕심 많고 오기 부리는 그런 사람이라고 치자 니 말대로 너는 내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그렇게 한번 지내보자
그러다 보면 너도 알게 되겠지. 내가 그런 사람 아니라는 거 너는 날 여자로 보지 않았을 뿐더러 친구로도 관심이 없었던 거야
그래.. 누구는 사과가 열개 있으면 열개에 다 욕심을 내지 하지만 난 안 그래 나는 사과가 백개, 천개가 있어도 그 중에 제일 예쁜 거 하나만 골라.. 난 그런 사람이야
나 영화 보고 싶어. 보러 가자! 아니, 오늘 그런 거 말고 징징 우는 슬픈 영화 볼거야 너 싫어하는 거 아는데
오늘부터는 내 마음대로니까 그런 거 보러 가자.
두 번째 이야기
男
야..그렇게까지 해야되냐? 그거 너무 오바 아니냐?
그지~ 오바 아니지? 그래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아이~ 그냥 있을래..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싫은 티를 냈는데..
아니지 야~ 내가 킹카를 몰라 봤던게 아니라 그땐 진~짜 영 아니었다니까~? 그때는 진짜~ 완전히~
아~ 진짜 하여튼 정말 아니었다니까 야~ 저렇게 예뻐질 줄 알았으면 내가 그때 커피값을 더치페이하자고 했겠냐? 오죽하면 내가 그랬을까..
아~ 근데.. 으아~ 어쩌다 저렇게 예뻐졌지? 야, 그리고 성격도 진짜 많이 달라진 거 같애.. 그땐 좀 이상했는데 애가..
아휴~ 하여튼 그냥 그만 둘래.. 이제 와서 내가 또 그럼 너무 비굴하잖아.. 호랑이는 배가 고파도 풀은..
그래.. 그래, 그러면 한번 비굴하게 나가보자!! 한번만 만나주세요~ 한번만요~
아이 이거 괜찮을까? 너무 오바 아닐까? 그지, 되겠지? 괜찮겠지?
女
음~ 안그래도 전화 왔었어 일년 전엔 그렇게 싫은 티 내더니 그래도 전화번호는 안 지웠나보더라?
뭐 한번 만나자 그러더라구.. 뭐라 그러긴 싫다 그랬지 아유~ 됐다 그래.. 아유~ 아니야, 진짜 싫어
아니 살 빠졌다고 유세하는 게 아니라 이번에 보니까 영 아니더라고
내가 기억하기론 그 사람이 냉정하고, 지적이고, 샤프하고.. 그 사람이 쓰고 있는 안경알은 얼음으로 되어있는 거 같은 그런 차가운 느낌 있잖아 그런 게 되게 매력적이었거든.. 가슴 설레고..
근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거야 그 매력들은 다 어디 가고 그냥 좀 바보같았어 뜨뜨미지근하고, 물렁물렁하고..
내가 저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을까? 저 사람한테 차이고 왜 그렇게 울었을까? 막 신기할 지경이었다니까?
그래.. 일년동안 칼 갈아온 거 생각하면 좀 허무하긴 한데.. 그래도 뭐, 생각하면 고맙지.. 덕분에 다이어트도 잘 했고..
근데 그 사람 원래 그렇게 배가 나왔었니? 엉덩이도 되게 크더라? 정말? 원래 그랬어?
진짜 이상하네.. 일년 전엔 그런 거 하나도 안 보였는데..
착각하나,
남자는 자기 애인이 자기 없인 못 살 거라고 생각한다, 착각 둘,
자기를 떠나 다른사람과 결혼했어도 마음속으로는 자기를 더 사랑할 거라고 생각한다, 명심하라! 여자는 현실적이다.
남자는 옛 애인과 지금 부인이 같이 물에 빠졌을때 망설이지만, 여자는 곧바로 지금 남편을 건질것이다, 여자들은 돌아서기가 어렵지 일단 돌아서면 남이다, 박진영 / 미안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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