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스포넷 공식 설문☆    차종 변경 하거나 추가 하신 회원..?     ::설문 참여하기::

스포넷 메인 게시판입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펌] 어느집 며느리의 고백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가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가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가 10살때 집나가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서 매일 맞고..울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어머님에게 모든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가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 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가,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 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 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가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내가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가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고 설겆이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가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제가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가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면서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가, 딸같은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가 내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가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가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가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가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가셨고, 첫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가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가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가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가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가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가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가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가신지 150일 째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가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살으시길 기도 해주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10

스포넷은 자동 등업 시스템입니다. 가입후 가입인사 게시판과 출고신고 게시판에 인사 남겨주세요. 함께 환영 댓글 다시면 어느새 등급이 올라갈겁니다. ^0^
[충]대한민국철밥통 2010.08.31. 21:26
가슴을 짠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일전에 한번 보았던 글인데도.... 코끝이 시큰하네요...
윤이와민이 2010.08.31. 21:27
역시 아직은.................... 세상은 살만하군요.......... 매일매일 이런글만 접했으면/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버그를 찾아라~] 스포넷 이용 불편사항 접수. 81 image nattylove 17.10.18.02:08 395만
공지 [공식 설문] 차량 변경 또는 추가 하신 분...?? - 선물 있어요 - 248 image nattylove 17.10.13.09:59 517만
공지 스포넷에 대한 안내 (2006/04/10) 371 image nattylove 04.07.21.16:21 176만
공지 스포티지 출고를 받으신 분은 반드시 출생신고 해주세요! 89 image nattylove 04.08.19.14:27 159만
79973
image
[경]꼬꼬[097] 10.09.01.10:23 1113
79972
image
duke1121 10.09.01.09:35 2364
79971
image
씨페이코레 10.09.01.09:21 2282
79970
image
[경]임자929 10.09.01.08:53 1314
79969
image
흰둥이사랑ⓛⓞⓥⓔ 10.09.01.07:19 1090
79968
image
[서경]유티지 10.09.01.03:42 2634
79967
image
[서경]팬케이크™ 10.08.31.23:33 1348
79966
image
초보라고 10.08.31.22:48 2352
79965
image
[전]이스ミ 10.08.31.22:46 1382
79964
image
[서경]봉구 10.08.31.22:43 2250
79963
image
10.08.31.22:05 3771
79962
image
[서경]봉구 10.08.31.22:03 1607
79961
image
박선용 10.08.31.22:01 1455
79960
image
[경]바람난붕붕이 10.08.31.21:58 1.3만
79959
image
럭서리스포 10.08.31.21:56 2498
79958
image
[충]호호만두情 10.08.31.21:32 1899
79957
image
[서경]녹금티지 10.08.31.21:32 1568
image
[충]AimHIGH 10.08.31.21:18 1538
79955
image
[서경]모스 10.08.31.20:54 1330
79954
image
[서경]카이 10.08.31.20:46 1286
79953
image
[전]마메시바 10.08.31.20:27 1751
79952
image
[서경]스포타임 10.08.31.20:14 1497
79951
image
초보라고 10.08.31.19:37 1788
79950
image
초보라고 10.08.31.19:24 1814
79949
image
아침가리 10.08.31.18:52 1225
79948
image
[경]고소공포증[김천™] 10.08.31.18:45 1899
79947
image
[충]헤즐럿™ 10.08.31.18:38 1392
79946
image
땅콩이 10.08.31.18:37 1599
79945
image
초보라고 10.08.31.18:20 1145
79944
image
[충]스카시 10.08.31.18:10 1389
79943
image
[서경]화라황군 10.08.31.17:54 1186
79942
image
[충]세비 10.08.31.17:05 1707
79941
image
[경]장미빛인생 10.08.31.16:18 1308
79940
image
초보라고 10.08.31.15:20 2233
79939
image
[서경]Mr.또라에몽 10.08.31.15:15 6296
79938
image
[충]내수읍 10.08.31.14:48 4221
79937
image
[서경]연웅 10.08.31.14:48 3969
79936
image
[서경]박현민 10.08.31.14:47 2104
79935
image
[서경]용환아빠 10.08.31.14:20 2561
79934
image
[서경]꾸시기 10.08.31.14:15 1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