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탤런트 탑승보트 '시운항하다 북한으로 갈뻔'(종합)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9.12 12:08




보트 짙은 해무로 방향잃고 북으로, 북으로..
(인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서해상에서 여자 탤런트와 남자 일행 3명 등 4명을 태운 레저보트가 시운항을 위해 나갔다가 조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으로 갈 뻔한 아찔한 일이 발생했다.

12일 인천 해경과 해군에 따르면 탤런트 정모(28.여) 씨는 자동차 딜러인 신모(41) 씨 등 3명과 함께 지난 9일 오전 11시께 레저보트(3t급.280마력) 구입 전 시운항을 위해 인천 왕산해수욕장을 출발, 덕적도 방향으로 나갔다.

출발지에서 5마일 이내 해역 안에서 레저활동을 하면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관련법에 따라 이들은 해경 파.출장소에 출항신고도 없이 낚시 등 레저를 위해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정오께 출발지로부터 5마일을 훌쩍 넘어 15마일 떨어진 선미도 인근에 도착, 해상에서 점심을 먹는 여유를 즐겼지만 이때부터 갑자기 해상에 짙은 해무가 생기기 시작했다.

뿌연 안개 속에 레저보트는 방향을 잃기 시작했고 정 씨 등은 나침반에 의존해 운항을 계속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보트는 북으로 북으로만 흘러갔다.

해경 관계자는 "보트에는 항법 장치가 없이 나침반과 구명조끼만 있었다"며 "나침반이 오작동하는 경우도 많고 항해술이 미숙해 표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시간 가까이 표류하던 이들은 북측 NLL 인근에서 조업 중인 북측 어선을 한국 어선으로 착각,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건넸다가 북한 말씨에 놀라 방향을 틀어 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남하 직후인 오후 2시께 해양사고 신고전화인 122로 구조요청을 했으며 신고 접수 2시간 30분만에 연평도 동남쪽 해상에서 해군 함정이 이들을 구조했다.

경찰과 관련기관 등으로 꾸려진 합심조는 이들을 대상으로 월북 시도 등에 대해 조사했지만 특별한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판단, 귀가 조치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들은 출항신고를 하지 않고 출발지에서 5마일 이상의 해역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선박 소유주 등 책임자에게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경은 신속한 구조활동을 위해 레저용 보트 탑승객에게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선박 프리패스 송신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송신기를 가지고 해상에 나가면 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