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났을 때 과실 판정이 보험사 직원 마음대로라고 하네요....
사고는 내지도 말아야 겠지만 당하지도 말아야 할듯 합니다..

[뉴스데스크]

앵커： 자동차 접촉사고 당해 보신 분들 가운데서는 계실 줄 압니다.

내 잘못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현장에 온 보험사 직원들이 쌍방과실이라고 판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과연 그게 맞는 판정인지， 현영준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 내유동의 한 국도.

용달차를 몰고 １차로를 달리던 곽춘호 씨는 갑자기 옆차로에서 방향을 꺾어들어오는 코란도승용차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여기서 깜빡이 안 켜고 그냥 돌아버린 거예요.

그냥 한 번에...

기자： 사고 후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의 보험사 직원들이 현장에 나왔습니다.

양쪽 보험사 직원들은 차선 변경에 따른 접촉사고로 보고 보험사의 과실기준표에 따라 가해자에게 ８０， 피해자 곽 씨에게 ２０％의 과실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나란히 달리던 코란도 운전자가 사각에 있는 곽 씨의 용달차를 보지 못한 채 불법유턴을 시도한 것으로 일반적인 차선 변경 사고와는 달랐습니다.

인터뷰： 거의 끝차선에서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는 경우든요.

그런데 제보자가 얘기하신 것은 불법유턴형식이니까 거의 불가항력에 가깝지 않나...

기자： 곽 씨는 무과실을 주장했지만 곽 씨쪽 보험사 직원마저 상대방 보험사와 같은 입장이었습니다.

인터뷰： 맨 처음에는 ８：２ 정도로 나온다고 합의 보자고 왔었죠.

저는 수긍을 못 하니까 한 달 가까이 버텨서 ９：１로 합의를 본 거죠.

기자： 경미한 피해를 입은 곽 씨와는 달리 가해차량이 오히려 크게 파손돼 운전자 부부가 입원했고 사고 비용은 １５００만원이 넘었습니다.

１０％의 과실을 인정한곽 씨는 １５０만원이 넘는 사고 비용을 부담했고 보험료는 １１０％로 할증돼 올해까지 매년 ７０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야 했습니다.

두 보험사 직원들은 왜 끝까지 피해자인 곽 씨의 무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을까.

인터뷰： 같은 구역에서 부상과 직원들끼리 서로 접하는 기회가 많다 보니까 그런 개연성은 상당히 있죠.

그래서 이번에는 저희가 구상금 청구관계에 있어서 특히 과실을 내가 양보를 해서 구상금 회수금을 이만큼만 회수를 할 테니까 다음에는 너네가 좀 양보해라 이런...

기자： 이렇게 해서 가해자쪽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줄일 수 있게 되고 피해자 보험사 입장에서도 나중에 입장이 바뀌었을 때 같은 요구를 할 수 있 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두 운전자 모두에게 과실을 지우면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보험료를 할증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두 보험사 모두가 큰 손실을 보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보험사 직원들이 책정하는 과실 비율은 자체 업무지침에 따른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업무지침에 근거한 과실비율 판정은 재판까지 가게 되면 뒤뒤집히는 게 다반사입니다.

보험회사에서는 신호가 없는 교차에 동시 진입한 차량끼리 사고가 나면 우측도로에서 진입한 차가 유리하도록 과실비율을 정해 놨습니다.

교통법상 우축도로의 차에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인데 주행방향이 우리와 반대인 일본법을 베낀 것이라 실제 재판에서는 무시됩니다.

반대로 비보호 좌회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무조건 비보호 좌회전 차에 １００％ 과실이라고 정해 놨지만 비보호 좌회전이 잦은 지역에서는 직진차량도 좌회전 차량을 주의해야 할 책임이 인정돼 ２０％의 과실을 져야 한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인터뷰： 소송으로 가기 전에 얘기되는 과실비율은 모두 다 보험사의 업무지침에 의하고 또는 경찰관이나 변호사사무실 직원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합니다.

기자： 매년 교통사고 관련소송은 １만 ５０００여건， 이 가운데 １만 ４０００건 이상이 과실 비율을 다투는 소송이고 보험사 직원들이 책정한 과실비율은 절반 이상 재판을 통해 바뀌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일부러 사고를 내거나 피해 정도를 부풀려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계자들의 문제가 주로 지적돼 왔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들 또한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의 과실을 부풀리고 있지는 않은지 소비자의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ＭＢＣ뉴스 현영준입니다.

(현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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