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게로 가라하더이까
冬木/지소영


나무향기 가득한
숲속 마을
간간이 잎새 부딪는 소리는

당신의 정결한 호흡같아
나의 생명은 부풉니다

해같은 당신의 한마디
닫힌 심장을 열고
작은 볕
창 흔들며
내 눈을 가리면

붉은 작약은
긴 동면을 버리네요

당신의 영혼 한조각
바람결로
나의 하루를 걷게 하시고

당신의 웃음소리
내 팔에 새옷을 입히십니다

당신의 기지개 거침없어
내 꿈은 제 삼의 계절을 열고  
내 육신은 활짝 깹니다

하늘과 땅
누가 내게로 가라 하더이까

당신은 기어이
용암으로 나를 녹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