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아기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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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쓰고 마는 아기침대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 지낼 수 있는 가구를 만들었습니다 ^^
아래는 제 블로그 글이고 항상 안전운행 하세요 ^^
변신하는 아기침대
히노끼로 침대 만들기 7번째...
이번에는 아기침대다.
자동차 동호회 회원이 얼마 전에 늦장가 들어 아들을 얻었는데
전부터 아기침대 만들어 달라는 부탁은 받았지만 시간이 없어 미루다 보니 침대가 있든 없든 아기는 이미 세상에 태어났다. 아니 벌써?
전에도 '돼지껍데기 평생리필'을 조건?으로 동호회원 아이들 싱글침대 2개를 만들어 준 적이 있는데
껍따그는 침대 가져가는 날 한 번 얻어먹고 여지껏 리필 중지다.(서로 만날 시간이 맞지 않아 평생 껍따그는 도루묵이 되고 말 것 같다)
아무튼 침대 제작을 위해 아기침대에 대해 이리저리 알아보니
침대 사용기간이 짧은 게 가장 큰 불만?인 것 같아 침대로만 사용할 게 아니라 나중에 다른 가구로 전용해서 그야말로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침대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아무리 눈팅을 해봐도 마땅한 모델?이 없어 직접 디자인하기로 한다.
내가 만드는 침대의 조건은 무조건 매트리스 사용하지 않는 히노끼 평상형이다.
다른 나무로 만들어 달라면 그냥 시중에서 사라고 한다.
직접 만들면 시중에서 다른 나무로 만든 침대 가격 정도면 히노끼로 만들 수 있고 기왕이면 좋은 나무로 만들자는 게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히노끼로 정하고 난간은 레드시다36mm 각재로 틀을 만들었는데 히노끼 집성각재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집성목도 외면하고 오로지 '통원목'으로만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기에게 '자연 그대로의 나무' 를 선물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아기침대에 사용하는 얇고 가벼운 판재 대신
코치현 히노끼 19T를 사용하기로 하고 나무 포장을 푼다.
속살이 뽀얀 게 향도 살아있고... 일단 ㄱ자 다리를 만든다. 침대를 몇 개 만들다 보니 폭절단하고 남은 자투리가 있어 다행이다. (원래 타이거에서는 히노끼는 폭절단이 안 되는데 나는 멋도 모르고 폭절단을 여러 번 부탁했다) 그래서 남은 녀석으로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첫 상판 올리기. 그런데 침대를 여러 개 만들다 보니 같은 사진을 자꾸 올리기도 뭣해서 자세한 사진은 예전 글을 링크하기로 한다. 침대 만들기는 -----> http://blog.daum.net/gypsy58/12881233
상판을 모두 파텍스 목공본드로 접착하는데 제대로 접착이 되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상대를 레드시다 각재로 만든 것은 지금은 아기 침대지만 나중에 탁자나 식탁 등으로의 변신 가능성을 생각하니 침대처럼 큰 하중이 부하되는 것도 아닌데다 본딩작업 시 본드 접착면을 좀 더 넓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울타리를 만드는 작업. 아기침대는 이 울타리 때문에 시간도 더 걸리고 비용도 그 만큼 더 든다. 침대 사이즈를 미리 확고부동?하게 정해 변경이 안 될 경우가 아니라면 목봉 굵기와 간격을 합쳐 저런 나무토막을 이용해 목봉을 끼울 위치를 잡는 게 편하다. 그래봐야 원 사이즈에 비해 1-2cm 차이 뿐이다. 미리 사이즈 정한대로만 만들기 위해 간격을 정하다 보면 소.수.점이 등장하고... 그러면 머리 아포....+_+
그래서 배짱 편한 방법으로 만들다 보니 당초 생각한 사이즈 보다 약간 길어졌다. 목봉은 당초 25mm를 주문했는데 18mm가 배송되어 교환하려다가 시간도 없고 해서 막상 작업해 보니 오히려 적당한 굵기같아 잘된 것 같다. 이렇게 울타리 4개를 모두 만들었는데...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비극의 장면이 연출된다.
이 침대에서는 울타리 각재 두 장만큼 길이를 줄여서 측면을 만들어야 하는데 무슨 생각인지 그냥 한 장 크기만 줄여 만들었으니....
나 어떡해.....
하루 종일 톱밥만 먹고 살 수 없어 삼겹살을 사러 정육점에 가다 어느 카페 앞에 데크를 깔고 난간을 설치한 모습을 보다가
난간.....하는 생각에 미치자 그 잘못이 떠올랐다.
아 차 차 차 찻...... 실수 없는 다이는 내게는 불가능한가 보다.
그래서 결국은 문짝으로 쓰이는 부분의 양쪽 각재를 잘라내고 이런 모양이 되었다.
어느 쪽이든 각재 두께만큼 잘라내야 하는데 고민 끝에 문은 어차피 여,닫는 기능이고 힘을 지탱해 주는 게 아니라서 문짝 양 옆을 잘라내고 대신 목봉 자리에 기다란 스크류를 몇 개 심어줬더니 짱짱하다.
목봉 갈라질까봐 조심 조심....
마무리 샌딩 작업. 굳이 샌딩작업이 필요없을 정도로 표면이 깔끔한 고치현 히노끼지만 목공에서 샌딩은 기본이고 어쩌면 내게는 습관이다. 상판 위에 올리는 울타리를 어떻게 부착할 것인가 본딩 + 스크류인가 인서트 연결볼트인가로 딱 하루밤 고민했다. 그래서 침대 완성이 하루 늦어지고... 지금은 침대지만 나중의 변신을 생각하면 본드를 사용할 경우 울타리 제거가 불가능해서 그만큼 전용할 수 있는 용도가 제한된다. 그래서 상판에 흠이 나지않는 방법으로(인서트 연결볼트 연결을 위한 8mm 구멍은 나중에 목심으로 메꾸면 된다) 만들고 울타리도 모두 분리해 다른 용도로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상판바닥 쪽 모습. 인서트 연결 볼트를 사용하니 의외로 짱짱해서 문짝을 제외한 뒷판과 양 측판에 2개씩만 상판과 연결 시키고 뒷판과 측판 울타리끼리의 연결은 한개씩만 작업해 줬다. 잠금장치도 나무로 만들고자 이런 모양을 만들어 양쪽에서 꼽는 방법으로 하려고 예비분까지 모두 4개를 만들었는데... 문짝과 측면 울타리 사이에 약간의 빈틈이 있어 그냥 구멍내고 저런 모양으로 잠그는데는 한계가 있는 듯했다. 그래서 부랴 부랴 뒤져보니 매미클립인가 하는 철물이 있어 문짝을 잠그는 용도로 사용했는데 나무로 만드는 잠금장치는 아직도 숙제여서 언젠가는 저 철물 제거하고 나무로 만들어 줄 생각이다. 침대 하나로 너무 오랜 시간을(특히 구상하는 시간) 끄는 것 같아 얼른 가져가라고 연락했더니 애 아빠가 득달같이 달려 오기는 했다. 상단 모습. 일단 이 침대는 신생아 때부터 어느 정도 자랄 때 까지는 침대로 그 이후에는 하단은 뒤집어 바퀴만 빼면 즉시 탁자로 사용 가능하고
상단은 다리를 길게 달아 책상이나 식탁으로 전용이 가능하고
울타리는 분리해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예컨대 빨래 건조대) 그야말로 태어난 해부터 나무와 아기가 '함께' 세월을 보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침대로 사용하는 동안은 처음에는 높은 상태로 사용하다가 아기가 난간을 잡고 장난칠 정도가 되면 아무래도 높은 위치는 불안해 보일테니
상단을 빼서 바닥에 놓으면 낮은 침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다목적? 침대를 나쁜 머리로 구상하느라 타이거우드의 장바구니는 수시로 채웠다 비워지곤 했다.
타이거? 이런....이 침대를 부탁한 회원의 닉네임이 타이거인데... 이것도 우연인가?
낮은침대 오픈. 침대 울타리의 간격을 정한 어느나라 안전기준이 7-8cm 라는데 아기 팔이 끼지 않을 만큼 넓고 머리가 빠지지 않을 만큼 좁은 간격이 그렇다기에 중간 정도인 75mm정도의 간격을 주었다. 한쪽 구석에 모빌걸이를 만들었는데... 히노끼 자투리 2장을 붙이고 적당한 깊이까지 18mm구멍을 파고 목봉을 꼽는다. 18mm목봉에 12mm목봉을 끼우고... 그 12mm목봉에는 6mm목심을 끼웠다. 모빌 걸기 쉽도록... 하단 등장. 1,200 X 760mm의 사이즈. 당초 애기 엄마는 1,100mm X 700mm를 원했는데 자투리 발생을 줄이려고 1,200mm로 하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폭은 시중 침대를 찾아보니 대개 800mm 이상 되는 경우가 많아 좀 늘려 760mm가 되었다. 지금 상태로 충분히 탁자로 사용 할 수 있지만... 당분간 아기와 놀아야? 하므로 바퀴를 달고... 나무로 만든 이 바퀴는 4개 30,000원인데 참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연습용으로 만든 나무바퀴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 나중에 저 바퀴만 제거하면 탁자가 되고 바퀴를 다느라 생긴 피스 구멍은 깔끔하게 메꿀 수 있으므로 별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탁자로 변신할 녀석이라 미리 다리에 스크래치 방지용 테이프 부착. 드디어 합체. 전체 사이즈는 1,200mm x 760 높이는 960 정도로 조금 낮은데 아기 엄마가 원하는 하단 높이와 비슷하게 맞추고 어차피 용달이 아닌 suv차량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차에 실을 수 있는 크기까지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고 아기 아빠는 이 침대를 분리해서 싣고 갔다.....빠이... 나중에 술 한 잔 사준다는데....이번에는 돼지껍따그 말고 다른걸 얻어 먹어야겠다. 포인트랄까... 너무 나무색만 보이는 것같아 히노끼 10T 짜리 판재에 구멍을 내고 민트그린(GORI) 스테인 작업 후 세 식구 이름을 새겨줬다. 구멍을 내고 남은 원형 모양을 에이프런과 상대를 연결한 피스 구멍을 메꾸면서 아기침대 같은 느낌을 주도록 해봤다. (일타쌍피) 하단 공간을 가리고 문짝을 달까 했는데 이 침대는 나중에 탁자로 변신하게 되고 그 때는 가린 나무들을 제거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데다가 나는 침대 하단이 뻥 뚫리는 구조가 시원스러워 선호하고 침대의 통풍을 고려해 그냥 오픈식으로 만들었다. 아기용품은 가벼운 수납용 종이박스 같은 것을 이용하면 될 것같다. 문짝을 이렇게 열고 엄마 침대에 붙여 사용하면 된다. 만들자 마자 떠나 보내는데... 참.... 아쉽다. 목공다이 좀 했답시고 만든 물건들 중에서 그래도 마음에 드는 녀석인데... 잘 가서 아기랑 동갑내기로 아기 나이와 함께 세월을 보내거라... 나중에 아기가 자라 자신이 엄마랑 앉아 공부하는 탁자며 식탁이나 책상으로 변신될 가구가 자신이 신생아 때 자던 침대라는 걸 알게 되면 반갑지 않을까? 그래서 상판에 피스 자국 같은걸 오히려 어린 시절의 흔적으로 알게 되면 그 또한 애착이 갈지 모르겠다. .......... 이 작업을 위해 '아기침대'로 검색해 보니 가격이 10만원대 부터 100만원대 까지 다양한데 히노끼로 만든 침대는 없는 것 같아 다시 '히노끼 아기침대'로 검색하니 오픈마켓에서 260 만원이 넘게 올라있다. 물론 초보인 내가 봐도 나무에서 일단 차이가 나고 고가의 침대에 바퀴는 몇 백원 짜리 프라스틱을, 경첩도 1,000냥 정도의 허접?한 것들을 사용해 가격에 맞지 않는 물건이어서 맘에 들지 않는데다가 이런 용도변경은 당연히 불가능한 구조다.
〔서경〕원폴
댓글 7
올만에 인사드립니다. 원폴형... 잘지내시는군요 ^^*
엄두가 나질 않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