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드라이빙라이프] 현대차 리콜 속사정과 그나마도 부러운 우리 소비자
- 상대성이론
- 2622
- 0
예쁜 아나운서님과 질의응답으로 풀어보는 쉬운 자동차 이야기 드라이빙라이프 오늘은 현대차 리콜 속사정과 그나마도 부러운 우리 소비자 얘깁니다.
궁금녀> 미국에서 현대차가 리콜에 들어갔다구요.
답변남> 네,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자동차 차량 190만대가 리콜에 들어갑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 한해 동안 미국에서 판매한 차가 모두 123만대인데요. 이보다 1.5배가 많은 숫자가 리콜되는거구요. 현대기아차가 실시한 역대 리콜 중 사상 최대의 리콜이 됩니다.
궁금녀> 어마어마한 리콜이네요. 우리나라 전체 차가 1000만대 정도인데 200만대 가까이 리콜을 한다니 다 고쳐주려면 시간도 많이 들겠어요. 어째서 이렇게 많은 차가 리콜하게 되는거죠?
답변남> 현대차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 말씀 드렸듯이 현대차는 6개의 플랫폼만 가지고 전체 40여개 차종을 만들어내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한개의 플랫폼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10개 정도의 차를 리콜해야 합니다. 이번 리콜도 현대차에선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 투싼, 싼타페,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쿠페 등 7개 차종, 기아차에선 K5, 카렌스, 카니발,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6개 차종, 합쳐서 총 13개 차종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현대차 앨라바마 공장
궁금녀> 그러면 어떤 부분이 문제가 돼서 리콜이 된건가요?
답변남> 최근 차 문제는 아니고, 가장 최근 차종이 2011년까지 생산된 차들에 한한거구요. 자동차 뒤편을 보면 브레이크 등이 있잖아요. 그게 켜지게 하는 스위치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겁니다.
궁금녀> 브레이크 등이면 브레이크 밟았을때 켜져야 하는거니까 안들어오면 위험하잖아요. 당연히 리콜 해야겠네요.
답변남> 그게 좀 애매 합니다. 브레이크 등이 아예 안들어오는건 아니구요. 브레이크를 살짝 건드렸을때는 안들어오고 조금 깊게 밟아야 비로소 불이 들어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브레이크를 얼마나 밟았을 때 들어오게 할거냐 이 문제인데 자동차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거든요. 이걸 리콜해야 한다고 하니까 회사는 조금 억울한 면도 있긴 할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차가 더 안전해질 수만 있다면 리콜 해야 마땅하겠죠.
궁금녀> 에어백 문제도 있다고 하던데요.
답변남> 네, 미국에서 판매된 아반떼가 에어백에 결함이 있어서 리콜합니다. 이것도 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현대차 대변인처럼 돼 버렸는데요.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가 안됐기 때문에 꼭 말씀을 드려야겠어요. 작년 4월에 NHTSA, 그러니까 미국교통안전국에서 사건 조사를 한게 있습니다. 이 사건은 좀 끔찍한데요. 아침부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궁금녀> 원래는 안되지만....경각심 차원에서. 말씀하세요 ^^
답변남> 아반떼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엘란트라라고 팔리는 이 차가 사고가나서 사이드에어백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사이드에어백을 고정하는 장치의 나사가 느슨하게 조여져 있었던겁니다. 더구나 때마침 이 에어백이 희한하게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팽창해서 이 느슨했던 나사 부품이 튀어나왔고 이게 그만 운전자의 왼쪽 귀를 스치면서 살짝 잘라내버렸어요.
궁금녀> 정말 끔찍하네요.
답변남> 네, 이 사건을 조사한 NHTSA는 원인을 밝혀냈는데요. 미국으로 수출된 아반떼를 미국 현지에서 개조했다는 겁니다. 오토딤, 그러니까 자동으로 어두워지는 룸미러를 장착했던 건데요. 전원을 공급받기 위해서 에어백이 있는 부분, A필러라고 하는데요. 이 부품을 떼었다 다시 붙인게 문제라는겁니다. 차가 미국 항구에 도착하면 현지일꾼들이 작업을 하다보니까 한국 공장에서와 같은 품질이 나올 수는 없었겠지요. 그래서 이게 느슨하게 조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수입된 모든 아반떼를 리콜하라고 지시한거죠. 지금의 아반떼는 미국에서 생산되니까 이런 문제가 없다고 하구요.
궁금녀> 조금 억울한 면이 있긴 하겠네요.
답변남> 네, 뿐만 아니고 최근에는 쏘나타의 서스펜션에 결함이 있을것 같다면서 쏘나타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조금씩 판매가 늘어나니까 이런 태클 아닌 태클을 받게 되는 걸로 볼 수도 있는데요.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 문제로 리콜을 지시하는 정부나, 그런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자동차 회사의 자세가 아주 신선하게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기업이 친해서 그런지 리콜이라는걸 거의 하지 않으니까요.
궁금녀> 한국에서는 리콜이 아니고 오히려 운전자 단속을 한다면서요.
답변남> 하하 네, 좀 이상한 일인데요.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을 자동으로 원격 측정하는 장비를 만들어서 단속을 한다고 합니다. 차량 꽁무니에 자외선과 적외선 등의 빛을 쏘아서 돌아오는 빛의 양으로 매연 정도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단속에 걸리면 속도위반시처럼 차량 소유자 주소로 정비명령서가 발송됩니다.
검사원들이 매연 검사를 하게 되면 정지시키고 말다툼도 있고 한데, 이걸 이용하면 편리하고 기존보다 40배나 더 많은 차를 검사할 수 있어서 좋다는게 환경부측 주장입니다. 앞으로 속도위반처럼 일상적으로 단속을 한다네요.
궁금녀> 모든 차의 매연을 무작위로 검사한다라, 문제도 있을것 같아요.
답변남> 자동차에서 매연이 나오면 제조사를 닥달해야지 일반인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런 책임까지 물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승용차는 2년에 한번씩, 상용차는 매년 정기검사도 하잖아요. 그 검사에서 문제를 해결하게 해야지, 왜 굳이 불시 단속을 하겠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주로 트럭이나 화물차 같이 서민 생계형 운전자들을 잡는거지 고급차 운전자를 잡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여튼 우리 정부도 너무 기업편에 서지 않고 서민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펴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