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갤럭시 익스프레스, 환희가 떴다! 제천에서 펼쳐진 멜론 공연 후기!
- apollo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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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갈증이 유난히 심해지는 10월. 공기와 물이 맑기로 유명한 제천에서 또 다시 특별한 음악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음악 여행에 함께 탑승한 뮤지션은 갤럭시 익스프레스, 환희, 크라잉넛이었는데요. 각기 다른 매력의 세 뮤지션이 어우러져 더욱 뜨거웠던 10월 14일 제천 공연. 지금 그 열정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도 물러가다
10월 가을하늘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이었을까요? 어두컴컴한 제천시민회관의 온도는 제법 쌀쌀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추적추적 가을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답니다. 젊은 하나 믿고 걸친 얇은 셔츠가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하자 오들오들 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던 분들도 허둥지둥 비를 피해 공연장으로, 차 안으로 몸을 피했지요. 덕분에 공연 시간 30분전까지 티켓팅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 공연장 앞은 한산하기만 했답니다.
이러다 공연이 취소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있을 무렵, 관광버스 한대가 공연장 주차창으로 관광버스한대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출연하는 아티스트 환희의 일본 팬클럽이었는데요. 이를 필두로 하나 둘씩 티켓팅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크라잉넛의 피켓을 든 사람들도 보였지요. 어느덧 한산했던 공연장 앞이 시끌시끌 해지기 시작했답니다.
변덕스러운 가을날씨마저 수그러들게 만든 이번 제천 공연의 라인업은 각기 다른 매력의 세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솔직 담백하고 화끈한 펑크록의 갤럭시 익스프레스, 부드럽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감성을 울리는 환희, 그리고 이제는 인디밴드의 전설이 되어버린 로큰롤 밴드 크라잉넛이 출연했는데요.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환희, 크라잉 넛 모두 관객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로 유명한 아티스트 들이죠. 사실 지방 공연은 특성상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장면이 잘 나오지 않는데요. 이번 공연을 통해 지방에서도 관객과 아티스트가 하나가 되는 공연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급 익스프레스를 타다
신나는 음악여행 준비 운동이 끝난 후 어두운 공연장에 서서히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공연은 음악 특급열차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이었는데요. 과감하고 폭발적인 일렉 기타의 고성이 찢어지듯 울리자 고요하던 공연장이 사람들의 함성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음악 여행을 떠나는 열차에 시동이 걸렸죠.
과연 특급열차다운 오프닝이었습니다. 화려한 일렉 사운드와 소프트한 멜로디 라인, 그 위를 지나는 솔직 담백한 가사와 보컬의 힘있는 목소리가 어우러진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악은 처음 듣는 이에게도 강한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곡들이었죠. ‘진짜 너를 원해’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 ‘오예 (oh yeah)’ 등 무려 7곡이나 되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곡들이 이어졌는데요. 쉴틈없이 연속으로 진행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보컬 박종현씨가 무대 앞으로 뛰어내려 관객 좌석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이주현씨와 박종현씨가 무등을 탄채로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는 등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답니다. 당연히 관객들의 반응은 끝내줬지요.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 이 날 공연의 일등 공신은 드러머 김희권씨였답니다. 연속해서 이어지는 공연임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리듬으로 곡을 잘 이끌었고, 박종현씨의 목소리를 잘 뒷받침 해주면서 곡에 안정감을 주었지요.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 앞에 한번도 서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모든 드러머들이 그렇듯 어쩔 수 없는 드러머의 숙명이겠지요.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우리 김희권씨에게도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제천을 ‘환희’ 로 채우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열정적인 공연이 끝나고, 무대가 어두워지자 객석의 모든 여성분들이 술렁거렸지요. 10월 27일날 있을 환희의 군입대 때문이었을까요? 여성 관객들의 술렁거림에는 왠지 아쉬움이 묻어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스크린이 밝아지며 환희의 모습 등장하자 술렁거림은 곧 환호로 바뀌었고, 이어서 환희씨가 무대위로 등장하자 환호는 비명으로 변했죠. 역시 ‘환희’ 였습니다.
발라드의 왕자라고 불리는 환희씨였지만, 이날 공연의 첫 곡은 댄스 곡이었습니다. 환희씨 특유의 굵직한 보이스와 화려한 댄스 실력이 잘 어우러지면서 카리스마를 뿜어냈죠. 하지만 여성관객들의 눈에는 환희씨의 댄스 실력보다, 매력 있는 보이스 보다 환희씨의 근육이 눈에 더 들어왔나봅니다. 어깨를 훤히드러낸 환희씨의 팔뚝이 움직일때마다 여성 관객들은 연신 탄성을 질렀지요.
이날 여성 관객 중에는 유독 40~50대의 여성들이 많았는데요. 모두들 하나같이 환희가 쓰여진 피켓과 수건을 들고 환희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바로 어머니 팬들이셨죠. 또 때때로 낯선 언어의 비명(?) 소리까지 들려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 관광버스를 타고 온 일본의 어머니 팬클럽이더군요. 어머니 팬들의 선물공세와 열성적인 응원 덕분이었을까요? 게스트로 초대된 환희씨였지만 단독 콘서트 못지 않게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답니다. 거친 댄스는 물론 후한 팬 서비스까지 말이죠.
환희씨가 받은 선물은 직접 쓴 쪽지를 이어 만든 예쁜 편지와 빨간 수건, 가방, 꽃다발이었는데요. 특히 빨간 수건은 환희씨가 노래를 부르면서 퍼포먼스 도구로 활용하기도 했답니다.
환희씨의 마지막 곡이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앵콜 요청이 쏟아졌습니다. 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앵콜 요청에 응해준 환희씨는 솔로 히트곡인 ‘심장을 놓쳐서’ 곡의 첫 멜로디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무대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는데요. 20대의 관객들도, 50대의 관객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열광하며 환호했답니다. 환희씨도 관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눈 맞추며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죠. 끝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 환희씨의 마지막 뒷모습에 환호를 보냅니다.
아저씨를 일으키다, 크라잉 넛
환희씨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성급하게 무대에 오른 5인조 실루엣. 바로 크라잉 넛이었습니다. 신속하게 악기 튜닝을 마친 크라잉 넛이 던진 한마디는 바로, “빨리 나와요~” 였습니다. 끝까지 앉아 있는 몇몇 어르신들을 가리키며 괜찮으니 나오라고 손짓하는 박윤식씨를 보니 이번 공연 또한 결코 점잖은 공연이 되지 않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죠.
과연 예상했던대로였습니다. 경쾌하면서 익살스러운 멜로디가 어깨춤을 추게 하는 서커스 매직 유랑단으로 포문을 연 크라잉 넛은 신기한 노래, 지독한 노래, 좋지 아니한가 등 귀에 익숙한 노래와 격렬한 무대 매너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았습니다. 특히 베이스의 한경록씨와 보컬 박윤식씨의 퍼포먼스가 두드러졌는데요. 관객석으로 올라가는 것은 기본이고, 생수를 뿌리거나, 관객에게 엉덩이를 토닥여 달라고 하는 등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을 보여주었죠. 아직도 그때 공연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날 공연장 맨 앞에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에도, 환희씨의 공연에서도 시종일관 얌전한 모습을 보이던 50대 남성 관객이 있었는데요. 크라잉 넛의 퍼포먼스에 조금씩 손을 흔들기 시작하더니 무대 앞에 나와 사진을 찍거나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여주셨답니다. 조금 멀찍이 떨어져 계셨지만 말이죠. 어떤 사람이든지 무대 앞에서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힘! 참 대단한 흡입력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앵콜을 몇 번이나 요챙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앵콜 요청이 나왔을 때 결국 갤럭시 익스프레스 까지 함께 나와 마지막 곡을 장식했는데요. 크라잉넛과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함께 무대를 뛰어다니자 무대는 순식간에 파티장으로 변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관객도, 아티스트도 따로 없었지요. 그렇게 제천 역대 최고의 무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여행이 거듭될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것만 같네요. 다음 공연은 울산이라지요? 울산도 왠지 제천 못지 않게 특별한 파티가 될 것만 같은데요. 그 어떤 축제보다 신나는 음악 여행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 함께 열차에 올라타보실까요? 그럼 다음 목적지로 Let’s go~!
이외에도
천안, 춘천, 울산 등의 여러 도시에서 벌여졌던 공연들의
후기들도 모두 올라와 있네요
2011trip.melon.com에서 확인해보세요 :) 평소 공연을 접하기 힘들었던
지방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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