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살려줘유. 모새(모래) 땜시 죽겄어유.”
김영순(70) 할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움푹 파인 두 눈에 근심이 가득했다. 홀로 사는 집 바로 앞을 높이 20~30m 모래산이 가로막고 있는데다, 바람만 불면 흙모래가 황사처럼 들이닥쳐 병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정부 4대강(금강) 사업 공사장에서 준설한 흙·모래 등을 쌓아놓은 지역의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저석리 ‘금강 살리기 사업 6공구’ 저석지구 준설토 적치장. 거대한 모래산이 김 할머니의 작은 집을 금세라도 삼킬 듯했다. 집과 적치장은 겨우 울타리 하나 사이다. 3만7000㎡ 터의 적치장에는 준설토 수십만㎥가 쌓여 있었다. 저녁 6시쯤에도 덤프트럭과 중장비가 쉼없이 준설토를 쏟아내고 옮겼다. 6공구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시공업체 지에스건설에 맡겨 사업비 2678억원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부여보 건설과 준설 등을 해온 곳이다. 준설량은 목표치(1021만㎥) 대비 68%다.
김 할머니는 한숨과 두려움 섞인 말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6월부터 쌓기 시작하더라구유. 어둑어둑한 새벽부터 해 떨어질 때까지 날마다 트럭들이 쾅, 쾅 다니며 모래를 저렇게 쌓아유. 마당에 널어놓은 빨래를 털면 모래가 우수수 떨어지구, 입에서 모래가 씹힐 정도예유.”
할머니는 적치장이 들어선 뒤 모래먼지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가슴통증과 오른쪽 반신이 마비되는 증세까지 앓고 있다.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도 받았다. 식사도 제대로 못 해 몇 달 새 몸무게가 6~7㎏ 줄었다. 할머니의 방에는 약봉지가 수두룩했다.
마을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했다. 농지 일부를 적치장으로 빌려줬다는 서아무개(77) 할머니는 “저렇게 높이 쌓을 줄 알았으면 땅을 안 내줬지. 나도 모래바람 때문에 가슴이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유아무개(79) 할머니는 “노인들만 산다고 깔보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한 설비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3m 높이 가림막과, 군데군데 준설토 등을 덮은 망이 고작이었다. 20~30m까지 쌓는 준설토 양에 견주면 터무니없이 작다. 대기환경보전법과 소음진동관리법에는 비산먼지·소음·진동을 막기 위한 시설의 설치와 적절한 조처가 규정돼 있으나, 제대로 지키는지 의문이었다.
[짐승]앙팡테라블[충청총무]
(level 10)
36%
제대로 검토해서 제대로 하던지....
졸속으로..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