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나카무라 하루(32)씨는 지난 9일 밤 서울 남대문시장 주변 포장마차에서 음식 이름만 있고 가격은 표기되지 않은 메뉴판을 받아들었다. 그는 "불안했지만 김치전 1장과 맥주 2병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청구된 금액은 5만원. 인근 포장마차는 한국 손님에겐 김치전 1장에 1만원, 맥주 1병에 3000원에 팔고 있다. 그는 "말로 따질 수가 없어 그냥 돈을 주고 나왔지만 이런 수준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치전 한장에 맥주 두병이 5만원… 관광객 내쫓는 '바가지 코리아'… 포장마차는 해외에서 한국 관광가이드에 실릴 만큼 명물로 통한다. 하지만 서울의 포장마차를 이용한 한 일본인 관광객은“얼마 전 김치전 1장과 맥주 2병을 먹고 5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메뉴판에 가격을 써놓지 않고 영업하는 포장마차는 외국인들에게 점점‘바가지’경계 대상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12일 일본인 2명이 남대문의 한 포장마차에서 청구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 추푸이한(31)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시장 주변 포장마차 주인에게 "내가 내는 금액이 왜 한국인이 내는 금액과 다르냐"고 항의한 일이 있다. 비슷한 음식을 먹은 한국 손님보다 4배 정도 비싼 값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주인은 거꾸로 화를 냈다고 한다. "'일본인은 안 그러는데, 중국인만 왜 비싸다고 그러느냐'는 겁니다." 추씨는 포장마차 주인에게 "그게 일본인과 중국인의 차이"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관광 안내 책자인 '러프 가이드: 서울(The Rough guide: Seoul)'은 음식 코너에 서울 포장마차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영상위원회가 발간한 '영화가 사랑한 서울 촬영지 100선(選)'에서도 남대문 시장, 광장시장의 거리 음식을 외국인이 많이 찾는 '맛집'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음식을 제공한 뒤 외국인들에게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포장마차가 늘고 있다. 해외에서 서울의 명물 거리로 소개되는 광장시장 주변 포장마차도 가격표 없이 영업하는 곳이 많다.
이경희(42) 한국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 선임 매니저는 "상당수 포장마차가 구청 등에 등록조차 하지 않아 가격 표시 권고도 하기 어려워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거 받아 부자 될라나...?
나라 망신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