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가끔 딴 세상에 있지 널 떠나보낸 그 날 이후로
멍하니 마냥 널 생각했어. 한참 그러다보면 짧았던 우리 기억에
나의 바람들이 더해져 막 뒤엉켜지지
그 속에 나는 항상 어쩔 줄 몰랐지 눈앞에 네 모습이 겨워서 불안한
사랑을 말하면 흩어 없어질까 안달했던 내가 있지
그래 넌 나를 사랑했었고 난 너 못지않게 뜨거웠고
와르르 무너질까 늘 애태우다 결국엔 네 손을 놓쳐버린
어리석은 내가 있지
난 아직 너와 함께 살고 있지 내 눈이 닿는 어디든 너의 흔적들
지우려 애써 봐도 마구 덧칠해 봐도 더욱더 선명해져서 어느덧
너의 기억들과 살아가는 또 죽어가는 나
네가 떠난 뒤 매일 되감던 기억의 조각들 결국 완전히 맞춰지지 못할
그땐 보이지 않던 너의 맘은 더없이 투명했고 난 보려 하지 않았을 뿐
넌 나를 사랑했었고 난 너 못지않게 뜨거웠고 와르르 무너질까
늘 애태우다 결국엔 네 손을 놓쳐버린 어리석은 내가 있지
넌 나를 사랑했었고 난 너 못지않게 간절했고
그 순간을 놓친 죄로 또 길을 잃고 세월에 휩쓸려
헤매 다니는 어리석은 내가 있지
널 잃어버린 시간을 거슬러 떠다니는 어리석은 내가 있지
너 머물렀던 그 때로 거슬러 멈춰있는 어리석은 내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