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연비인 리터당 20km 웃도는 21.7km 기록
운전석에 앉아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전기차와 같이 조용하게 시동이 걸린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자 계기반에 전기모터로만 움직인다는 초록색 'EV' 표시등이 들어왔다. 급가속만 하지 않으면 시속 60km 수준까지는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시속 60~80km를 유지하면서 EV모드를 유지하자 슈퍼비전 클러스터상에 표시되는 순간연비는 리터당 30km에 육박하기 시작했다. 평균연비도 리터당 25km를 넘었다. 탄력주행을 통해 최고속도도 시속 90~100km를 유지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의 '에너지 흐름도'도 연비운전을 돕는다. 하이브리드(HYBRID)버튼을 누르자 차축 모양의 형태에 엔진과 모터, 배터리 표시가 등장하고 주행상황을 '하이브리드 주행', '엔진 주행 중 충전'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시속 60~80km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는 모터만을 활용하는 주행상황이 많은 만큼 연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속주행도 합격점…외관도 고급스러워
임진각에서 킨텍스로 돌아오는 길에는 연비 운전 대신 고속성능을 점검했다. 출발과 완만한 가속 시 모터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가속성능은 동급 가솔린차보다는 뒤쳐진다. 급가속시 '웅'하면서 엔진음도 다소 커진다.
하지만 엔진회전수가(rpm)3000~4000으로 탄력을 받은 뒤부터는 힘이 부치지 않는다. 시속 160km이상의 속도에서도 쭉쭉 나간다. 단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에 들어간 클러치가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정지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예민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제동성능은 가솔린차와 차이점이 없다.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하며 연비운전을 고려하지 않았음에도 평균연비는 리터당 12~13km를 기록했다. 통상 동급 가솔린 차량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서의 연비는 리터당 6~7km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성능시험팀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도로 주행테스트 결과 감속페달을 밟지 않고 시속 120km를 꾸준히 유지하면 연비는 리터당 15km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외관디자인도 아이언맨의 마스크를 기본 콘셉트로 해 기존 가솔린 K5와 차별화를 꾀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사이드 몰딩에 고휘도 실버 소재를 적용했고 후면부와 옆라인에도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을 추가했다. 단 직선의 단순화를 추구한 K5의 디자인 철학은 그대로다. 실내는 계기반의 클러스터가 4.2인치로 확대되고 도어 손잡이 등이 바뀐 것을 빼고는 큰 차이는 없다.
가격은 럭셔리가 2925만원, 프레스티지 3095만원, 노블레스 3150만원이다. 가솔린 모델 보다 17% 정도만 가격이 올랐다. 특히 기본형인 럭셔리는 등록비를 포함한 총비용이 2989만원으로, 3000만원 이하 가격으로 구매가 끝난다. 1년 2만km 주행시 럭셔리는 2년7개월만 타면 본전을 뽑는 셈이다.
유가가 오르면 본전 회수 기간은 더 짧아진다. 기름값이 리터당 1950원이면 럭셔리는 5만2000km를 주행하면 가솔린 K5 보다 총 비용이 낮아지지만, 리터당 2000원으로 오르면 5만km, 리터당 2100원이면 4만8000km만 타면 비용절감이 시작된다.
신호등도 없는 평일 낮 자유로 가장 한산한구간. 스R로 달려도 20은 나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