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밥 반그릇만 먹고 6시 이후엔 물도 안마셔… 발바닥 물러 터지도록 걷고 또 걸어도골반 삐뚤다, 어깨 틀어졌다 잔소리 들어"(김유리씨가 홈피에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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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1. 09:59
지난 18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33㎡(10평) 남짓한 원룸 침대에서 모델 김유리(22·사진)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는 177㎝의 키에 몸무게가 47㎏이었다"고 밝혔다. 표준 체중보다 18㎏이나 적게 나가지만, 모델계에서는 '정상 체중'이다. 경찰은 "영양실조 상태는 아니며, 유족과 지인들을 조사한 결과 거식증(拒食症)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 사인(死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김씨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며 "최근 모델 일도 없는데다 3개월 전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충격이 커 약물을 과다 복용했지만 직접적인 사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2년 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친구 김모(22)씨는 "김씨가 전날 '잠이 오지 않아 신경안정제를 먹고 잔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2007년 수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후 서울컬렉션과 대구컬렉션 등 무대에 오르며 촉망받던 모델이었다. 최근에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2011-2012 F/W (가을·겨울 의상)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 디자이너는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컬렉션, 인천 10주년 패션쇼 등 나의 많은 쇼에서 밝은 웃음을 보여 아픔과 고통이 있는 줄 몰랐다"고 했다.
김씨의 죽음으로 '모델들의 생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우리는 밥 반 공기 먹고 (오후) 6시 이후에는 물도 입에 대지 않았다"며 "하루 3~4시간씩 운동하고 매일 줄자로 몸을 재면서 100컷 이상 사진을 찍었다"라고 썼다.
김씨는 또 "'내가 키나 크면 모델이라도 하겠다'고 말하지만, 몸매가 날씬하게 타고나는 모델보다 피땀 흘려가며 몸매를 만드는 모델들이 훨씬 많다"며 "하이힐 신고 연습하느라 발바닥이 물러 터져도 매일 교수님·선배님·강사님들께 워킹 못한다, 골반 삐뚤다, 어깨 틀어졌다, 어깨 좁다는 잔소리를 들으며 운다"고 썼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모델계는 연예인 직종 중 근무 환경과 조건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공개한 연예 종사자들의 연평균 수입(2009년 기준)에 따르면 탤런트나 배우는 1년 3300만원, 가수는 2500만원이지만 모델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한 대형 모델 매니지먼트 그룹 관계자는 "김유리씨는 무대에 한 번 설 경우 50만~100만원 정도 받았을 것인데, 패션쇼가 늘 열리는 것도 아니고 한국 모델계는 이미 포화 상태라 유명하지 않으면 무대에 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모델은 전성기도 짧다. 한 연예업계 종사자는 "배우는 연기력을 높이고, 가수는 가창력을 키우면 오랫동안 전성기를 누릴 수 있지만 모델은 20대 후반만 돼도 '퇴물'소리 듣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009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자살한 모델 김다울(당시 20세)씨는 당시 세계 정상급 모델로 촉망받았지만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이 두렵다"며 자살했다.
극단적 다이어트가 기본이다 보니 우울증 등에 쉽게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을지대병원 정신과 이창화 교수는 "(거식증 같은) 식사 장애 환자는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그 기준에 못 미치면 신경쇠약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짐승]앙팡테라블[충청총무]
(level 10)
36%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걍 생긴대로 살아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