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그루 은행나무… '비밀의 숲'이 다가오다 [출처 : chosun.com 홍천=어수웅 기자]
25년 만에 첫 개방… 홍천 '은행나무 숲'
25년 길러 80그루 결실… "손자 땐 많이 열리겠죠 허허"
※ 산책로를 따라 한 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이번 특별 개방은 10월 14일부터 31일까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차는 숲 앞 공터에 10여대 가능. 만약 숲으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 있다면, 오대산내고향에 문의.
10월 중순, 서울 광화문 은행나무는 여전히 짙은 초록이었다. 단풍은 나무의 잎이 그 해의 활동을 마감하면서 시작되는 현상. 문득 체념이 일었다. 속도와 효율의 거대도시 서울이 이렇게 이른 휴식에 관대할까. 그때였다. 강원도 홍천 산골짜기에 있는 2000그루 은행나무숲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그리고 하나 더. 묘목을 심은 지난 1985년부터 25년 동안 단 한 번도 일반 개방을 하지 않았던 이 비밀의 숲이, 무료로 빗장 열 결심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까지.
안개가 자욱했던 지난 월요일, 새벽 댓바람에 자동차를 몰아 강원도로 달렸다. 은행나무 숲의 위치는 강원도 홍천군의 동쪽 끝.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686-4번지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인근 식당 주인의 안내를 받아야 했다. 세계 최강의 인터넷 국가에서, 2010년의 최첨단 인공지능은 차로 5분 거리에 떨어진 숲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유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 첫 번째 울타리를 돌자, 숲은 느닷없이 다가왔다. 다른 수종(樹種)은 단 한 그루도 끼워주지 않은, 5m 간격으로 완벽하게 오와 열을 맞춘 은행나무 2000그루가 중국 진시황제의 토용(土俑)처럼 도열해 있었다.
문자 그대로 장관이었다. 연두와 노랑이 이 황홀한 선분의 양쪽 두 끝점이라면, 그 사이 어느 지점에는 분명히 자기 자리를 갖고 있을 2000가지 색의 파노라마. 저기, 그 파노라마 한복판에서 한 사내가 느리게 움직이며 은행을 털어 줍고 있다. 이 은행나무 숲의 주인. 25년 전 4~5년생 은행나무 2000주를 심은 유기춘(67)씨다. 잠실 야구장 크기 가까운 1만3000평(4만2975㎡) 땅에는 이제 서른 살 남짓 된 건장한 녀석들이 주인의 명(命)을 기다리고 있었다. .
사실, 유씨가 이곳에 은행나무를 심은 계기는 극히 개인적이었다. 25년 전,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던 아내는 백약이 무효였고 아내를 지극히 사랑했던 남편은 오대산 자락 광물을 품은 광천수인 삼봉약수의 효험을 들었다. 장기복용의 결과는 성공적. 게다가 덤도 있었다. 아내는 식욕을 되찾았고, 남편은 강원도 내린천 자락의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게 된 것. 마흔두 살이던 1985년, 서울내기 중년 사내는 1만3000평의 강원도 땅을 사들였고 은행나무 묘목을 하나하나 심었다. 기본적으로 한 가마에 80만원을 호가하는 은행 열매 농사가 목적이었지만,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사랑하던 어린 시절 순정도 있다. 왜, 어른 열서너 명이 두 팔을 한껏 벌려야 겨우 잴 수 있다는, 밑동 둘레 14m의 1300년 된 천연기념물 말이다.
여행수첩
가는 길(서울 기준)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연장선에 있는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양양 방면 56번 국도를 타는 게 지름길. 안 막히면 서울서 2시간 30분쯤 걸린다. 동홍천 나들목에서는 대략 1시간 20분쯤 거리. 서석면 지나 창촌삼거리에서 양양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18㎞ 정도 달리면 된다. 은행나무 숲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숲 주인 유씨가 별도의 표지판을 설치한 바 없고, 내비게이션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기 때문. 서울 사는 주인이 평상시 숲 열쇠를 맡겨 놓는 인근 식당 '오대산 내고향'(홍천군 내면 광원리 676-1)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접 찾아오려면 식당에서 다시 창촌삼거리 방면으로 1㎞ 정도 돌아온 뒤, '두빛나래 펜션'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한 후 500m 정도 들어오면 숲 입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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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희창이[경주]
(level 7)
3%
물론 사진 찍으러~~
한 20여명이 뭉탱이로 몰려다니면... 그중에 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비 두대 양쪽 어깨에 메고...^^
오전 촬영후 자작나무 숲으로~~이동 예정입니다!
근데 은행나무도 암놈과 숫놈이 있다고 합니다. ㅎㅎ
여기도 좋아보이네요,, 근데 너무 멀다ㅜㅜ
전부 숫놈이겠죠? ㅋ 암놈이면 떨어지는 은행이 맞아 죽을듯 ㅋ
사진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