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넷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티지가 아니면
아닌 채로,
바람이 불면
소포일러를 달아, 가라않는
편안한 승차감.
어디엔가 있을
고속감지 카메라를 위해
도망가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티지로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 티지를
갖고 싶다.
2.
티지 없이 산다는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티지를 옭아맨 매직카,
그 아득한 끝에서 뾱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티지를 우러르는
이 작은 리모콘.
티지를 열심히 갈구해도
어느 영맨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티지 없이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테러 당한 기스를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티지를 쳐다보지 않고
오히려 지하주차장 속으로
깊은 지하주차장 속으로
밀어 놓고 있는데
내 손엔 주차권이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밖에......
위태위태하게 후진하고 있던 것들이
티지를 산산이 고장내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4.
누군가가
티지를 향해 다가오면
티지는 <움찔>뒤로 후진한다.
그러다가 그가
티지에게서 멀어져 갈 땐
시동을 붕붕 걸며 크락숀을 울린다.
구입할 때 이미
리콜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떨려오는 엔진 한 구석의 진동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고장난 티지는 탈수가 없고.
고장난 티지를 타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고장난 티지는 보내어야 한다.
사업소가 아무리 멀지라도.
5.
스포넷을 지켜야한다.
누군가가 스포넷을 차지하려 해도
그 벙깐 느낌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해킹의 창을 꼭꼭 닫아야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XX클럽에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미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고쳐주지 않는
나의 티지,
좀더 열심히 손봐야겠다
6.
티지의 먼지를 벗고
광발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총알의 압박 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타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총알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부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튜닝과 드레스업의 투쟁을
부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영수증에,
카드고지서에 압박이 심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티지서기>를 익혀야 한다
7.
세차가
티지의 전부가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돌아 다니고있다.
나의 티지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스포폐인임을 느껴야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 놀고 있을, 또 다른 폐인을 위해
CB를 달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카파카피> 하며
주파수를 맞춰보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스포넷을 사랑하자
채린아빠의 -티지서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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