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차량 도난 사고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평균 도난보험금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시장에서 인기 높고 차량가격이 비싼 RV 차량의 도난사고가 다른 차종에 비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에 따르면 2004 회계연도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도난보험금 지급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해동안 2342건의 도난사고가 발생, 253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는 전년의 2489건, 262억원보다 각각 5.9%, 3.7% 줄어들었다.

그러나 평균 도난보험금은 1079만원으로, 2003회계연도의 1054만원에 비해 2.4% 늘어났다. 평균 도난보험금은 2000회계연도의 689만원보다 1.6배 증가한 것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기술연구소측은 "평균 도난보험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문절도단의 주요 도난표적이 고가차량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운전자들이 고급 자동차를 선호하면서 고가 차량과 RV 차량이 늘어나 평균적인 차량가격이 상승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도난 발생건수를 모델별로 분석해보면 뉴포터가 13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쏘렌토(129건)와 스타렉스(90건), 뉴렉스턴(80건) 등도 도난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난보험금 지급기준으로는 28억1000만원이 지급된 쏘렌토가 가장 많았고, 뉴렉스턴(23억6000만원), 에쿠스(14억9000만원), 렉스턴(8억8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도난발생건수 상위 10개 모델중 6개 모델이 쏘렌토와 스타렉스, 뉴렉스턴, 카니발II, 렉스턴, 싼타페 등 RV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RV차량에 대한 도난이 가장 많은 것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고 차량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반면 상위 10개 모델중 일반 승용차량은 에쿠스(49건), 뉴그랜져(40건) 등 2개 모델 뿐이고, 자영업 또는 사용차로 많이 활용되는 뉴포터(131건)와 봉고프론티어(41건) 등 소형화물차의 도난사고가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기술연구소는 도난방지를 위해 차량에 이모빌라이저, 스티어링휠 잠금장치, GPS, 내비게이션 등 도난방지장치를 장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모빌라이저의 경우 고가차량이나 도난건수가 많은 차종에 대한 의무장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중고자동차 매입시 과거 전손사고 이력이 있음에도 차량수리 흔적이 없으면 도난차량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보험개발원은 중고차 보험사고이력 조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전손사고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희기자 s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