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무언가 해 준것도 없이, 한해가 야속하게 나를 외면하려 한다.

아내는 나에게 사소한 것이라도 바라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근사한곳에 가서

외식이라도 해 줄수있는 그러한 처지도 아닌지라,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 몇일를

곰곰히 생각한 끝에....,

아내가 없는 시간에 컴퓨터로 표창장 양식을 검색하였다.

애쓴 보람이 있었던지 양식 하나를 건졌다.

양식을 얻었으니 그 양식 위에다 표창장 내용만 입력하면 되는 것이다.

썼다, 지우고, 고치고 몇번을 그러고도 맘에 안드는 내용들 뿐이다.

우여곡절끝에 이 정도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내용은 마무리를 지었다.

다음은 A4용지로 출력만 하면 만사 땡~!

출력이 완료되고...,

아내에게 시상을 해야되는데, 혼자 연습을 하다보니, A4 용지가 얇아서인지 손에

잡히는 윗부분이 자꾸만 뒤로 접히고, 종이한장 달랑 주려니 무언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츄리닝 차림으로 상장 양식을 구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았다.

오늘따라 왜이리도 추운지, 다들 나만 쳐다보는것 같았다.

이 추운 날씨에 츄리닝입고 다니니 이상한가 보다.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는다.

겨우 양식을샀다.

은박이 빛나고, 종이 재직이 A4보다도 두껍고 밧밧해서 너무 좋았다.

혹시나 인쇄하다 망칠 수 있으니, 좌우, 상하 여백이 안 맞을 수 있으니 3장을 샀다.

상장 양식을 사고나니 또다른 욕심이 생겼다.

케이스에 끼워서 주면 한결 나을것 같았다.

액자에도 넣어서 방에다 세워두면 더욱 좋을것도 같았다.

해서 액자 와 케이스 모두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또다시 엑셀작업을 시작했다.

몇번의 실패 끝에 제대로 맞혔다.

너무 보기 좋았다.

신기하게도 잘 나왔고, 진짜 표창장처럼 보였다.

액자에 끼웠더니 이 세상 모든 상이 부럽지 않게 보였다.

나 혼자 자아도취에 빠져있는사이....,

2010년 12월이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내 곁을 지나갔다.

드뎌 2011년 1월 1일

난 아내와 집에서 소주나 한잔하면서 덕담이라도 서로 나누자며, 분위기를 만들었다

우선 소주한잔으로 건배를하고,

당신에게 줄게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아내는 뭐냐며, 돈도 없을텐데, 무엇을 줄게있는거냐면 궁금해했다.

상장 케이스를 꺼내자 아내는, 아니 당신 상받은거야? 아니지

당신한테 상 줄사람도 없잖아....받을 일도 없고, 받을데도 없잖아.

아니 그게 아니고....,

당신한테 선물줄 형편도 못되고 해서 내가 당신에게 주는

상장이야.

거기 그대로 가만히 앉아있어.

난 표창장 내용를 읽어내려갔다.

다 읽었는데도 아내는 반응이 없다.

뭔가 잘못됐나?....? 아내를 쳐다봤다.

울고있었다.

한동안 말이없던 아내는, 학창시절 받던 개근상이 자기생애의 최고의 상인줄 알았다며,

설마 결혼해서까지 상을 받을줄 몰랐다며.

또다시 울음보를 터트린다.

아내에게 주는 최소한의 선물로 우린 2011년를 시작하면서,

아내가 감동하고, 울면서, 두손를 꼬~옥! 붙잡고,

지나오면서 힘들었던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린 2011년 1월 1일 밤을 그렇게 술에 취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