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뒤를 살핀 뒤, 크게 반원 모양을 그리며 자전거를 반대편 차로로 돌렸지. 잠시 자전거가 비틀거리면서 등에 멘 가방에서 빈 도시락 소리가 났어.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사랑하기로 결심했어.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 도시락 소리가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도 되는 양. 그렇게 찾아온 가슴뛰는 그 느낌 사이로 내가 첫사랑이라고 믿었던 뭔가가 찾아왔지. 그 사랑이 모두가 깊이 잠든 밤에 몰래 들어온 도둑처럼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빠르게 내 마음 깊은 곳의 빈터에 자리잡았지. 레몬즙으로 쓴 글자처럼 그 뜨거움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아직 어떤 글씨가 씌어져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사랑이 내게 찾아온 거지

오늘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에 담긴 김연수 <첫사랑> 중의 일부....

아침 출근길에 읽은 조간신문의 한 구석에서 눈은 멈췄고
아~ 가을이로구나...

뭐가 그렇게 바삐 돌아가는지...뭐에 휩쓸리는지도 모르고
11월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되네요


** 어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입장휴게소 부근에서 조우하신 쥐색 스포티지 회원님 반가웠습니다.
**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 번호....다시 한번 좌절 ;;
** 스포티지 색깔을 쥐로 표현했다고 기소당하는 건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