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기억하는 세상, 1차로를 좋아하는 운전 ]

   차가 우측통행을 하는 나라의 차들은 운전석이 왼쪽에 자리하게 된다. 중앙차로 쪽으로 자리한 운전석은 왼편으로 앞지르는 것이 적합한 구조다. 그래서 중앙차로로 갈수록 더 높은 속도의 차가 달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서 빨리 달리기 위해 많은 차들이 1차로 쪽으로 몰린다. 문제는 교통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느린 속도의 차들까지 1차로로 몰린다는 것이다.

  1차로는 가장 빠른 차로인 동시에 가장 위험한 차로다. 일부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하면 맞은편으로 달리는 차들과 가장 가까운 위치여서 혹 대형차와 사고가 나면 두 차의 속도에 따른 엄청난 운동에너지가 충돌에너지로 바뀌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그런데도 왜 많은 운전자가 1차로로 몰려드는 것일까?
  이런 성향은 운전 경력과도 상관성을 찾을 수 없다. 이른바 갓 운전면허를 딴 병아리 초보운전자까지 필사적으로 1차로로 달려든다.

  1차로를 달리면 단 한 가지 유리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차로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 2차로나 3차로를 달리면 양쪽 차로 흐름을 신경 써야 하지만 1차로는 중앙선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1차로 주행 특성으로 양쪽 차로를 동시에 신경 쓰는 것이 여의치 않은 초보운전자들까지 1차로로 몰린다.

  그 결과 빨라야 할 1차로가 오히려 느린 길이 된다. 더욱이 일반 시내 도로는 버스중앙차로, 좌회전차로 등이 1차로보다 안쪽, 즉 중앙선 쪽에 자리한다. 특히 교차로에서 좌회전차로가 밀리는 경우 가장 혼잡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상황에 초보운전자가 끼어 있게 되면 그 혼잡은 더욱 커진다. 자신이 달려야 할 차로에 좌회전 차들이 밀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능숙하게 2차로로 바꾸지도 못 하고 어정쩡하게 두 차로를 걸치게 되면 2차로 흐름까지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가장 느린 차들이 달리는 3차로가 오히려 더 잘 흐르게 된다. 이런 상항을 재빨리 간파한 베테랑 운전자들은 능숙하게 옆 차로로 피해가지만 일부 과격한 운전자들은 1차로에서 3차로까지 대각선으로 차로를 급하게 변경하면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운전환경은 일부 후진국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거친 수준일 수밖에 없다. 만약「1차로만 좋아하는 운전습관」을 자제한다면, 그래서 중앙차로로 갈수록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면 우리나라 교통은 조금 더 부드럽고 편안해질 것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종합정보지 신호등 2010년 2월호에서 발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