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10대’…돈 많고 힘없는 친구집 상습 절도

“나이 어려 구속 안되니까 신고할테면 해” 협박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돈 많고 힘 없는 친구들의 집만 돌며 도둑질을 일삼은 ‘악랄한 1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사는 Y(17)군은 지난해 11월 평소 금품갈취 대상으로 삼았던 한 친구에게 “친구들 중 잘살고 낮에 어른이 없는 집을 알아보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친구 집 명단을 건네받은 Y군은 또래 친구 3명을 규합해 본격적인 절도행각에 나섰다. Y군 등은 낮에 혼자 집을 보는 친구들의 집에 찾아가 “샤워를 해야 겠다”,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 “씨름을 하자”는 식으로 주위를 산만하게 한 뒤 안방과 거실 등을 뒤져 금품을 훔쳤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힘이 약한 10대들로 Y군 등의 행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Y군 등은 이 같은 방식으로 7차례에 걸쳐 6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Y군은 성폭력 등 6건의 범죄경력으로 법원으로부터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상태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절도를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맡은 경찰 관계자는 “Y군은 보호관찰 중에 범죄단체를 구성해 범행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도 ‘경찰에 신고해도 나이가 어려 구속되지 않는다’며 ‘해볼 테면 해봐라’는 식의 협박을 일삼았다”고 혀를 찼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날 특수절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Y군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Y군과 함께 절도에 가담한 L(17)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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