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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무거운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 다 만납니다.
다시는 꼴도보기싫은 진상도 있고, 가슴아파서 심장이라도 꺼내드리고픈 사람도 있고.
몇달전부터 지병으로 고가의 약을 타가시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제가사는 집근처에서 폐지 수집하시는 할머니라 안면이 익은분인데,
뭐 그분 형편이야 뻔한거고, 다 부서져가는 유모차 끌고 다니시며 모으시는모습에 괜히 멀쩡한 책도 몇번 드린일이
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약국에서 박카스 한병 사셔서 그걸로 점심해결하신다 하시더군요.
우리 국장도 그 사정 대충아는지 그 구두쇠 양반이 박카스 한통씩 주기적으로 드린다 들었습니다.(쫌 더 좋은거주지..
팔아봐야 점심값도 안나오는거 주고..)
맨 처음 할머님 약타러 오셨을때, 돈 못받았습니다. 젊은 객기에서 그랬는지, 아님 진짜 국민보건의식에서 나왔는지
암튼 못받겠더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물론 빵꾸는 내면 안내니깐 제가 받는 페이에서 각출해 내고 있습니다. 그러길 몇달 지나서 이젠 그돈으로 우리 스퐁이
바퀴바꿔주고도 엄청 남을 만한 돈이 됐네요. 국장도 아는 눈친데 자기한테 별 피해없으니 암말안하고 있네요.
뭐 도움드릴려고 구청 시청 안물어 본데 없지만, 할머님 생전에 2명의 아들이 있고, 다들 자가용 운전자에 세대주라 할머니께 무료보험해택이 없는 거랍니다. 호적상의 아들이지 코빼기도 안비추고, 자기키우고 밥먹여준 부모 나몰라라하는 잘사는 아들 때문에 할머님이 그 고생을 하시고 계십니다. 세상에 썩어문드러지고 천벌받을 놈들입니다.
다행인게 몇달전부터 같이 일하는 형이 제가 그러는줄 알고 자기도 같이 부담하겠다해서. 실질 지출은 줄었지만.
문제는 제가 다른곳에 좋은 일자리가 생겨서 그리로 옯겨 가야합니다. 아는 형에게 그 부담을 다 지울순 없고, 할머님께
다시 돈을 받아야 할거 같은데, 차마 발길이 안떨어집니다.
가기전에 해결지우고 가고 싶은데 법적으로 도움을 드릴수 있는게 정녕 없을가요?
복지회 같은곳에 문의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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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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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깡수 2009.09.09. 22:11
ㅜ.ㅜ 정치엔 관심이 없지만.. 강가에 퍼붓는돈 좀만 돌리면..
많은 서민들이 좀 편히 살수있지 않을까요..
할머니 너무 안타갑네요..
profile image
씨페이코레 2009.09.09. 22:19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홀어머니를 그렇게 내버려 둔다는 것도 당췌 이해가 되질 않네요.
그래도 그 할머니께선 아들넘 두둔하시겠지요 ㅠㅠ
[경]칼있으마진이[진주] 2009.09.09. 22:44
참...아들이 2명있다는데....아들 2명한테 연락해서 할머니 사정이 저렇다고 전화하는게 오바일까요? 그게 제일 좋을듯싶은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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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팬케이크™ 2009.09.09. 22:54
일단 아들에게 연락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부모님도 몰라라하는 자식들 정말 한심합니다.........

불쌍하다고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므로, 그 못된 아들래미들이 더 나몰라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아들래미들 찾아서 할머니가 부양비 명목이라도 아들에게
생활비를 받게끔 법적 조치가 안 되는 것인지, 가슴 아프네요....
[경]서보영 작성자 2009.09.09. 23:31
아들들이 그 사정을 모르겠나 싶내요. 그냥 버려둔거같습니다.
[충]비몽 2009.09.10. 00:27
이런경우 약국원장님의 마인드가 정말 중요할 듯..
서보영님의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의 사정을 모두 살펴주시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으시거든요.
더군다가 고가의 의약품은 당연히 보험처리가 안될테니..
현실이 답답하네요..
제가 모시는 원장님은 몇몇 어려운 분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습니다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저희병원에도 어려운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복지관련단체나 의료보험만으로는 택없이 부족하죠.
결론은..
4대강 사업을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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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러브 2009.09.10. 02:06
장성한 자식들이 있는데도..
부모를 모른체 살아가고 있다는거네요.

허.. 과연 그 아들은 뭐하는 사람일까요.. 마음이 씁쓸합니다.
profile image
네티러브 2009.09.10. 02:08
관할 동사무소 복지과에 할머니 사정 이야기를 하시면
호적상 자식이니. 그 분에게 연락을 취할겁니다.
당연히.. 부양 하지 않고 도움도 안주겠다는 식으로 나오겠지만,
복지과 통해서 일처리를 하다보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으로라도 예외 적용 시켜주는게 가능한 방법이보이지 않을까요...

[충]라져베이비 2009.09.10. 04:14
해결책이 참 답답하지만...

서보영님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네요..
복받으실겁니다^^
[경]베어 2009.09.10. 08:09
네티러브님 말처럼...동사무소 복지과에 문의해보시는것이 가장 빠른방법입니다.
[서경]목마른주전자 2009.09.10. 08:12
박카스가 끼니가 되다니 ...

좋은 일 하시던거 이젠 약국에서 좋은 일을 할 수 도 있지 않을까요?

비몽님 의견처럼 지역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멋진 약국이 되길 ^^
[서경]택아 2009.09.10. 09:04
자식들이 노부모님을 의도적으로 봉양하지 않는것도 법적인 문제가 됩니다.
일단 나라에서 돌봐드리고 다시 그 아들에게 청구 합니다.
정말 할머님이 방치된거라면 해당 관청을 통해 구제 받으실 방법이 있을거 같은데요..
profile image
[경]참치 2009.09.10. 09:43
보영님의 따뜻한 마음.. 많이 본받아야 겠습니다.
저희동네는 예산이 남는지.. 멀쩡한 도로며 보도블록, 다시 또 덜어내고 있습니다.
그돈을 복지 쪽으로 돌리면 어려운분들 혜택을 조금이나마 보지 않을까 생각 하네요.
불광튀지[고영웅] 2009.09.10. 10:36
아...정말 마음아프네요.. 저희 처가댁 앞에도 리어카끌고 폐지수집하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부부가 계시는데 너무 보기가 좋아요.. 항상 폐지모아서 팔러갈땐 할아버지가 끌고 할머니가 밀고 빈수레로 돌아올땐 할아버지께서 할머니를 리어카에 태워오시고.. 어렵게 사시지만 늘 다정하고 행복해 보이시죠.. 헌데 알고보니 아들이 3명있는데 다들 장성해서 의사에 변호사에 한명은 미국가서 잘살고있다더군요.. 그런거보면 정말 자식놈들 잘키워봐야 헛고생이라는거죠...
[경]세피티지[050] 2009.09.10. 10:46
마음은 아프지만 훈훈한 서보영님의 마음이 보이는 글이네요...
복받으실겁니다...^^
[경]서보영 작성자 2009.09.10. 11:10
시청에서는 강제로 법적으로 제제할수없다네요
사설복지관이같은데 문의해봐야겟네요 유의사항같은건 있는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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