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硏 보고서 분석

한ㆍEU FTA 2010년 발효

가격 인하로 경쟁 본격화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앞으로 국내 준중형급 이상 자동차시장에서 국산차와 유럽차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내년 한ㆍ미 FTA까지 동시 발효될 경우 국내 수입차 시장이 사실상 완전 개방되고, 수입차 가격도 훨씬 더 떨어져 수입차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ㆍ기아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14일, '한ㆍEU FTA에 따른 자동차산업 영향 및 대응방향'이란 제목의 분석보고서에서 "한ㆍEU FTA가 2010년 발효될 경우 배기량 1500㏄를 초과하는 승용차는 2012년부터는 8% 수입관세가 사라지게 된다"며 "국내 수입되는 EU산 자동차 대부분이 1500㏄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사실상 3년 내에 유럽차에 대해 시장이 완전 개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KARI는 특히 "준중형급 이상에서의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ㆍEU FTA 타결이 한ㆍ미 FTA에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보여 2010년 상반기 중 두 FTA가 동시에 발효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가격인하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됐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2000cc 초과 차량의 개별소비세는 국내외 모든 자동차에 대해 3년간 10%에서 5%로 연차적으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실제 벤츠E350의 경우 무관세와 개별소비세 인하 동시효과로 가격이 1억70만원에서 8791만원으로 12.7%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유럽 메이커의 중대형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유럽차의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수입차 중 유럽차 점유율은 53.1%이며, 올 상반기에는 65.1%로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인정되지 않던 유럽산 가솔린차의 OBD(배기가스 진단)에 대해 유럽 기준을 인정하면서 수입이 막혀 있던 폴크스바겐, 푸조, 피아트 등 가솔린 차의 대거 수입도 예상된다. 2013년까지는 유로5에 한해 6000대(메이커별 1000대), 2014년 이후에는 유로6에 대해 유럽 기준을 인정해준다.

보고서는 한ㆍEU FTA 체결에 따른 업계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EU가 2007년 승용차 판매만 1520만대로 전 세계 승용차 판매의 31.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자동차산업만 보면 EU와의 FTA가 미칠 영향은 미국과의 FTA를 능가할 것"이라며 "특히 유럽 경제의 본격 회복이 예상되는 2012~13년이 관세 철폐 시기와 맞물리므로 이를 감안해 현지생산 및 수출차종 투입을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부품관세 철폐 등으로 현지생산비용 절감이 예상되고, 동시에 국내 부품산업 수출 증가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