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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잠을 못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추신수 선수 故 노무현 대통령 애도글
(추신수 / 2009-06-06)

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원정 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아내가 전화를 했더라고요. 아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면서, 집 뒷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뉴스로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까 아내의 말이 사실이더군요.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한국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대충 알고 있었어요.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점도, 가족들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전직 대통령의 신분으로 자살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무엇이 그 분을 떠나게 했을까요? 그 어떤 것이 그 분을 숨 쉬게 하지 못했을까요? 그날 밤 전 복잡한 심경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다음날 클리블랜드 구단관계자를 찾아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서 어떤 형태로든 제 마음의 슬픔과 조의를 표하고자 유니폼에 검은색 리본을 달겠다고 말했더니 구단 측에선 메이저리그 규약을 거론하며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모든 국민들이 비통함에 잠겨있는데 혼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경기에 출장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어떤 인연도 없습니다. 그저 그 분의 소탈한 성격과 원칙을 중시하는 강직함, 그리고 국민들, 특히 가진 게 별로 없는 농촌 사람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은 저절로 그 분에 대한 존경심이 들게 했습니다. 세상엔 그 분이 받았다는 '그 돈'보다 더 많은 비리를 저지르고 나쁜 짓을 하고서도 두 다리 쭉 뻗고 잘 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전에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가족, 친척들이 모두 검찰에 불려갔어도 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갑니다. 왜 노 전 대통령은 그걸 견디지 못하고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요?

오늘 방송을 보니까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 경복궁과 시청앞 광장이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여 있더라고요. 자발적으로 노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유족들의 눈물을 보면서 마음 한 곳이 아려왔습니다. 경찰차가 시청앞 광장을 가로막고 있는 모습에선 지금이 2009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곳의 한 방송사에서 진기하게 둘러싸고 있는 시청 앞 경찰차들을 보여주는데 어찌나 낯 뜨겁고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참, 지난주에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에 대해 한마디하겠다고 한 것 기억하시나요? 요즘엔 한국 기자들 보는 게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특파원들이 없어요. 그런데도 제 기사는 계속 나오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모 신문사의 통신원이라는 여성 분이 절 찾아오셨습니다. 알고 보니 현지 유학생이었어요. 그런데 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룰이나 상식은 물론이거니와 메이저리그 라커룸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경기 후 절 만나러 오신 것까진 좋은데 절 찾기 위해 라커룸을 뒤지고 다니셨어요. 한 선수가 저한테 와선 '어떤 동양 여자가 추를 찾는다'고 귀띔해주더라고요. 결국 그분을 데리고 나와서 인터뷰를 해야 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걸려오는 기자분들 전화는 모두 안 받습니다. 통신원도, 유학생도 좋은데 야구 담당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 와야 하는 게 아닐까요? 상주하지 못한다면 한 번이라도 직접 와서 제가 하는 걸 지켜보고 기사를 써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몸에 이상이 있다'라고 추측성 기사를 쓰지 말고 저한테 직접 얘길 듣고 써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절 인터뷰하러 오는 한국 기자분들도 많아지겠죠?

오늘(30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전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6회 말 대타로 나섰습니다. 어느 분이 문자중계를 보다가 추신수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라고 썼나 봐요. 친구들이 전화를 해오더라고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오늘 선발에서 제외된 건 어제 경기가 끝난 후 웨지 감독님이 무조건 오늘은 쉬라고 했기 때문이에요. 매일 경기에 출장하다보니 제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걱정하신 거죠. 경기장에도 12시에 오지 말고 4시 이후에 출근하라고 하시면서 만약 4시 전에 제 얼굴이 보이면 벌금을 내게 할 거라며 강경하게 말씀하셨어요. 경기 전 연습도 안 했고 라커룸에서 쉬다가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팀이 몰리니까 결국 6회에 대타로 나가게 하시더라고요. 비까지 내려 1시간 30분이나 경기가 지연됐고 결국 밤 12시 30분이 돼서야 경기가 끝났어요.

클리블랜드에는 4일 연속 비가 내렸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한국의 '그 분'을 떠올렸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클리블랜드에서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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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야구부 있는 학교만 줄곧 다녔는데,
난 왜 야구가 재밌는줄 모르는지...

얼마전 WBC 홈런 두 방이 아니었음,
추신수가 이종격투기 선수쯤 되는 줄 알았을 듯...
Sorry 추~

버뜨,
축,월드컵 7회연속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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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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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스나이퍼 2009.06.07. 23:15
훌륭한 선수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구절구절 진심이 베어있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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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레인[여수] 2009.06.07. 23:17
멋진늠^^
넌 대한민국 들어오지말고 거기서 있어라
너의 재능이 아깝다...
넌 군면제 해도 다른누가 태클은 안할꺼야
애국하고 있잖아!!!
미스터 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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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울-_-v 2009.06.07. 23:42
멋지군요..^^

아..그리고,
요새 기자들..
참 쉽게 하죠잉~

조중동의 영향이 아주 큰듯..
추측성 기사를 거의 사실인양 써대는거 보면..
[서경]안토니오 2009.06.08. 10:34
추신수 선수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네요.. ㅎㅎㅎ
2004년도에 미국 샌안토니오에 살았을 때 그 때 추신수 선수는 마이너리그 샌안토니오 미션스라는 팀에서 뛰고 있을 때입니다..
오랜만에 추신수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마이너리그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미국 야구 경기장은 한국 경기장과 달리 선수 대기석과 관중석이 무지 가깝습니다..
일부러 선수들과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다가 추신수 선수가 나오길래 '추신수 화이팅'이라고 외쳤더니..
뒤돌아 보면서 저를 보더니 씩 웃어주던데... 외국에서 햄버거 먹으면서 운동하기 힘들었을텐데..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인정을 받고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선수가 되어서 자랑스럽습니다...
[충]사랑을주세요 2009.06.08. 10:47
완전 개념 선수네요...추신수 올시즌 3할 타율에 두자리 이상 홈런 도루 기대해 봅니다..^^
[서경]완뷘 2009.06.08. 12:55
제목에 저도모르게.. 추성훈 으로 보고들어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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