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주먹'
- 아침가리
- 1215
- 7
-------------------------------
꽃보다 주먹 "KBS 하고는 인터뷰 안 해요!"
(싸우는 기자들(KBS기자협회) / 신봉승 / 2009-02-09)
"KBS 하고는 인터뷰 안 해요!"
"화염병 던지는 것만 내보낼 거면서 여기 와서 인터뷰는 뭣 하러 해요?"
5명의 철거민 희생자들의 영결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순천향병원의 장례식장. 유족들은 KBS 로고가 박힌 내 카메라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용산참사를 다루는 KBS 보도가 무척이나 맘에 안 들었던지 그들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를 장례식장 밖으로 나가라고 까지 했다. 당신들의 불만이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우리가 취재를 해가지도 못하면 나갈수 조차 없지 않겠느냐고 항변해 보았지만 나에게로 돌아오는 건 싸늘한 눈빛 뿐.
영상취재를 하는 촬영기자 입장에서 장례식장에서 이 정도의 싸늘한 취재 거부는 그나마 소극적이다. 용산참사의 현장과 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의 취재거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때로는 공격적이기까지 했다.
"고봉순이 아니라 캐병신" "국민의 방송은 무슨? 정권의 방송!! 꺼져라" "XX놈"
(옮긴이 註, MBC를 마봉춘이라 부르듯, 고봉순은 KBS에 붙여진 애칭)
촛불집회 현장에서 KBS 카메라를 메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죄인이고 그들의 적이 되어버렸다. 지나가면서 욕만 하는 게 아니다. 촬영을 하고 있으면 머리나 손으로 카메라 렌즈를 가로막기도 하고 촬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어깨로 치고 지나가는 집회 참가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행여 시위대와 사소한 시비라도 붙게 된다면 결국에는 폭력이 오갈 수밖에 없다.
출근해서 야근자 자리를 지나다가 경위서를 쓰고 있는 후배를 봤다. '역시나' 집회 참가자의 주먹이 날아오는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고 그러던 중 촬영장비들이 부숴진 모양이다. 사실 경위서를 쓸 사람은 야근을 했던 그 후배가 아니라 사실을 보도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고 그래서 집회 참가자들을 분노케 한 책임자들이 써야 하는 거다. 현장에서 인터뷰 해봤자 나가는 내용은 경찰 쪽 입장만 나간다면 내가 철거민이라도 그런 언론사 기자들을 만나면 발로 차주고 싶을거다.
작년 광우병 촛불집회때 어느 집회 참가자는 촬영을 하고 있는 나에게로 오더니 ENG카메라에 꽃을 꽂아 주고 갔었다. 집회 참가자들을 향한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에 소극적이지 않았던 KBS 보도에 고마움을 느꼈던 것일까?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은 꽃뿐만이 아니라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내가 땀을 흘리고 있으면 그들이 마시던 물까지 건네주고 갔다. 당시 주위에 있던 방송사와 신문사 기자들은 한없이 부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던 것 같다.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꽃 대신 날아오는 싸늘한 시선과 주먹이 주는 온도 차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요즘이다.
※ 출처 - http://kbsjournalist.tistory.com/entry/꽃-보다-주먹-“KBS-하고는-인터뷰-안-해요”
정권 바뀐후,
시위 현장에 나가는
일선 경찰들 심정도 저 KBS 기자와 같지 않을까요...
10여년 넘게 '포돌이'로 사랑 받던 때를 생각하며...
드뎌,
10년만에, 최루탄 사용을 검토 한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올 해, 일흔되신 아버지께서 50여년전에 군대에 가실적에,
'내 자식들은 군대 갈 일 없겠지' 라고 생각하셨더랍니다.
40,50대를 사는 많은 분들이 20여년전에
'내 자식들이 최루탄에 다시 눈물 흘릴 일은 없기를' 바라지는 않았을지...
요즘, 청소년들은 최루탄 효과가 어떤건지 알지도 못할텐데...ㅉㅉ
댓글 7
볼꺼 안볼꺼 다 보게 되는 그날이 다가 오겠군요.. 참나..
그렇다면 끌어내렸던 기적도 다시 연출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