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포티지, 여기 가입하고 이 게시판에 글 남기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을 조금 얘기하고자 합니다.

1. 아침
아침에 운동하기 위해서 헬스크럽 가던길에 뉴스포티지, 3월에 구입해서 아끼는 놈, 를 몰고 갔었습니다.
입구에 비좁은 도로에서 우회전으로 지하 주차장을 들어가려던 찰나에 나오는 차 때문에 살짝 각이 안맞아
기다리는데 본의아니게 살짝 길이 막히게 되었고 옆쪽으로 크게 SM5 구형이 억거지로 끼어듭니다. 약간
닿는다 싶었는데 여지없이 '도어가드'를 부러트리고 살짝 기스를 낸 채 그냥 지나갑니다.
문을 두들겼더니만 모르쇠 아저씨 -_-; 그래서 차를 옆에 정차하고 빠져나가려던 걸 다시금 잡아서
아니 왜 차 박고 내빼냐고 했드만 아니 무슨 생떼내냐고 오히려 뭐라고 x랄.
그래서 델구 왔드만 또 모르쇠, 모르쇠. 그래서 하는말이 '아저씨 그냥 가세요."
그랬드만 '감사합니다. 줄행랑'

2. 오후
학교내 주차장에 이쁘게 주차, (전 대학 시간 강사이기도 합니다)하고 기말시험을 치고 나왔는데
운전석 뒷쪽, 뒷 범퍼가 쑤욱 드러갔다가 나와 정말 세상에서 가장 난감한 모양을.
오늘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다 싶었는데, 기말고사 보는 날, 요플레 하나씩 준다는 약속지키려고
'월요일 쉬는차'를 어기고 기꺼이 무거움을 감수하고 끌고 왔던 차.
이리저리 오가면 봐도 제 차입니다.
좌우 살피니 어떤 놈인지 모르겠고,
누구나 한 번쯤 걸린다던, 주차장 뺑소니를 당하고야 만것인가? 했습니다.
평소 CSI 자주보고 기타 드라마를 눈여겨 본 저로서는 침착하게 주위 탐문을 했습니다.
학교라는 또 기말고사라는 조건으로 오히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뭔가 다른 물증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도어가드?' 왜 승용차 문 옆쪽으로 '가니쉬'였나요? 그게 떨어져 있더군요.
아, 분명 이건 중요한 물증이다 싶어서 그 몰쓸 '뺑소니 범인'을 잡는 유일한 증거를 포착하고 주위를 다 돌았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잘 안맞는거다 싶어서 다른 단과대 주차장을 가볼까하면서 다시 제 차가 위치한 곳으로 왔을 때
아반테XD의 왼쪽 하나가 없는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전활 걸었드만 어떤 녀자가 자기 차이긴한데 동생이 빌려갔다고,
연락해서 다시금 연락주겠다고 하는데 그 녀자는 그럴일 없으니 괜한 오해로 남을 곤경에 넣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그래서 제가 '당신 동생이 범인이다라는 것에 99% 걸겠다"고 하고서 전화를 기다리니
동생이 담배를 꼬라물고는 옵니다. 이것저것 보더니 내가 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자긴 아니다...
그래서 준비한 '가니쉬?' 를 내밀어봤더니 바로 쑤그러듭니다. 그러고는 다시금 어떤 녀석에게 전화를.
보니까 그 차를 또 선배가 빌려타다가 그 녀석이 제 차를 그리 만들고 셤보러 쑥 갔다가 멀리 도망도 못간채로
남았다 돌아온 녀석.

일단 핸드폰으로 사진을 다 찍어놨었고 기타 정황을 잘 알만한 분께 설명해
추후 행동 요령을 습득했습니다. 그래도 참 내키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내 아끼는 스퐁이를
그것도 뺑을 당한 걸 생각하니 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각서를 썼습니다.
중요한 사항을 처리하고 일단 서로 다시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기아수리점에서 견적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전체를 갈아야 맘이 편할 듯 싶습니다. 도장으로는 조금 맘이 편치 않아서,
보험이 어쩔 수 없이 안되니 현금으로 할꺼다해서 견적 내용을 알아봐줬더니만,
일부러 비싼데서 후려친거 아니냐는조로 얘길합니다. 그래서 언성이 조금 높아질때쯤,
보험으로 하던지 아님 지금이라도 '서'로 가야되는게 아닌가 했드니만 수그러듭니다.
내일 대전으로 출장가야하고 렌트카도 부과되야 되는게 맞지 않겠냐고 했드만 어림없는 소리,
그럴라면 오늘 고치지 말고 내일 타고왔다가 고치라고... 한 수 알려주는데 이것도 좀 성질을 자극.
학생이라고 하는데 이걸 어케 처리해야되나요?

제가 반대로 입장이 역지사지 되었다면 학생은 어떻게 하겠소?
했드만 분명 자기도 차 원래 상태로 똑같이 하겠죠, 하더이다.
내 맘이 지금 그렇소하였더니, 조금 봐달랍니다.
내가 어떻게 봐줘야 할까요?
제가 심한걸까요?

의견 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차는 맡겨놨습니다. 범퍼는 그냥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에티켓을 지켰다면 도장을 했어도 아니 그냥 학생이니 사고 한 번 낼 수 있지하고
넘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세월의 잔때만 조금 묻게 하려고 조심탔는데, 멍이 들어버린 내 스퐁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