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키박스 '2초면 털린다'
기사입력 2008-11-06 22:54 |최종수정2008-11-06 23:03  


[뉴스데스크]◀ＡＮＣ▶

가출 청소년들이 가위 하나로 2~3초 만에 승용차 문을 털고 있습니다.

이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다는데 문제가 있고, 또 자동차 문이 얼마나 허술한 지도 따져 볼 입니다.

강연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ＶＣＲ▶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
청소년들이 가위를 꺼내
승용차 열쇠 구멍에 집어넣고 흔듭니다.

잠깐사이에 15대의 승용차가 털렸습니다.

인천 주택가에서도
승용차 20여대가 피해를 당했습니다.

가출한 10대의 소행이었습니다.

◀ＳＹＮ▶피의자 백 모 군 / 지난 9월 검거
"와 이게 따지네, 그렇게 생각했어요.."
(자동차 문을 여는 데 보통 걸리는 시간이
얼마정도야?) "2.3초면 딸 수 있어요..."

문방구에서 산 가위가 범행도구였습니다

속칭 가위치기로 불리는 범행은
너무 쉽다보니 지난 2년간 수십 건이 넘습니다.

문제는 가출청소년들이 가위를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여는 방법을 인터넷 카페나 친구들끼리
서로 공유하며 알고 있는 데 있습니다.

◀ＳＹＮ▶ 청소년 피의자
(이렇게 차량 문을 여는 것을 누구한테
어떻게 배운 거예요?)
"가출 카페에서 만난 여자아이가
차 문 여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청소년 비행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승용차 문이 너무 쉽게 열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자동차 열쇠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봤습니다.

문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차량은 불과 5초 만에 열립니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에서
차량 도난방지 부문 1위를 차지했다는 차량도
키박스가 망가지지도 않은 채 열렸습니다.

◀ＳＹＮ▶ 자동차 열쇠 전문가
"연습을 많이 하면 30초 내로 열 수 있어요."

키박스의 허술한 구조가 문제입니다.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키박스에
고정된 클립이 쉽게 빠져 문이 열리는 겁니다.

◀ＳＹＮ▶ 양석천 / 자동차 열쇠 전문가
"클립을 이용해 (키박스를) 고정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잡아 줄 수 있는 힘이 없어서, 아래
위로 (키박스를 흔들었을 때) 키박스를 받쳐주는
부분에 힘이 없기 때문에 (문이 쉽게 열리는 겁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신형차량의 잠금장치를 견고한 것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차종은 허술한 키박스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강연섭 기자 deepriver@mbc.co.kr)